명동에서 찾은 가두상권의 미래

2005-04-25 김정명 기자  kjm@fi.co.kr

서울 명동. 하루 유동인구 150만 명이 넘는 이곳은 대한민국 최고의 패션 상권이다. 그러나 2003년 하반기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브랜드 매장의 매출은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 탓이겠거니 책임을 미뤄봤지만 새로운 형태로 무장한 편집매장의 등장은 브랜드 관계자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소문만 무성하던 변화의 바람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4월 16일 토요일 오후 7시. 어슴푸레 어둠으로 덮여가는 명동 거리가 행인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하다.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을 말하는 듯 마냥 즐겁기만 하다.

명동 초입 「MLB」에서 「버커루」 매장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명동 1번가’. 이전 「우들스」 자리에 지난달 20일 편집매장 「소울21」이 문을 열었다. 이 매장은 차별화된 매장 인테리어와 상품 구성으로 초반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날은 오후부터 손님이 몰려들면서 입구를 막고 출입 인원을 제한했다. 매장 안 손님 수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올린 매출은 대략 1천500만원 정도.



반면 불과 30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A브랜드는 이날 「소울21」의 3분의 1밖에 안 되는 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장 평수는 비슷하다. A브랜드는 국내 캐주얼 브랜드 중에서도 매출 수위권 안에 들어가는 브랜드다. 최고의 패션 상권이라는 명동에서 이 정도 매출밖에 올리지 못하면 유지하기 힘들다. 그러나 다른 브랜드들도 대부분 이와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상권 관계자는 “요새 명동은 하루 300만원 넘게 파는 매장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그나마 일정 부분 본사의 지원이 있기 때문에 운영하지, 그렇지 않으면 브랜드 매장 운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상황을 전했다.



게다가 백화점 세일기간까지 겹치면 매출 부진은 더 심해진다. 길 건너 롯데 영플라자에 가면 더 많은 이득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굳이 명동 가두점에서 제품을 구입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브랜드 의류 매장엔 손님이 없어 한산하면서도 편집의류매장에는 사람이 넘쳐나는 현실이 지금 명동의 모습이다.



왜 명동 소비자들은 브랜드 매장을 외면하고 보세 편집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린 것일까. 관계자들은 ‘속도’와 ‘실리’에서 답을 찾는다.



한 관계자는 “명동 소비자는 대부분 패션 리더들이다. 이들은 다양하고 트렌디한 아이템을 찾는데, 브랜드 매장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제안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롯데 영플라자가 자리잡으면서 브랜드 제품은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백화점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굳이 관계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몇 해 전부터 명동에서 수익을 올리는 브랜드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기정 사실. 특히 영플라자가 생기고 난 다음부터 이런 현상은 더 심해졌다.



결국 명동 소비자들의 발걸음은 보세 매장으로 향했다. 때마침 「슈퍼마켓」 「양파주머니」 등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매장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올들어 1번가에만 보세 편집매장으로 간판을 바꿔 단 매장이 5곳이 넘는다.



어떤 사람들은 ‘보세가 다시 잘 되는 건가’하고 스쳐 넘기지만 눈치 빠른 브랜드 관계자들은 위기감을 느낀다. 명동의 현상이 전국으로 확산되면 중요한 수익원인 가두매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자리잡는 편집매장들은 상품과 VMD에서 기존 보세 매장들과 차별화된다.



우선 상품. 기존 매장들은 대부분 제품을 동대문에만 의존했다. 결국 차별화된 상품을 제안하지 못했고 소비자들은 ‘동대문에 나가지 않아도 살 수 있는 트렌디한 아이템’을 사는 데만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문을 여는 매장들은 동대문 제품에 해외 사입과 자체 생산을 병행한다. 차별화된 제품을 제안하기 위해서다. 품질은 이제 기본이다.



VMD의 차별화도 중요한 요소다. 「슈퍼마켓」은 명동에 있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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