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로우’ 플래그십스토어 홍대점
아무 생각 안 하고 옷에만 파묻혀 성공을 향해 달리다보니 남들보다 팀장, 실장을 몇 년씩 빨리 달게 되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나이를 먹어 제 밥그릇 지키기에 연연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제 앞날도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에스모드서울을 마치고 JDG (중앙디자인그룹) 콘테스트에 입상해 소속 디자이너로 청담동 가로수길에 자신의 매장도 열었고, 디자이너 이영희의 파리컬렉션에도 여러 차례 참여한 경력의 이경아. 이후 「무크」 「보이런던」 「엔보이스」 「온앤온」을 두루 거치면서 내셔널 브랜드 시장에서도 실력을 입증받은 그가 올 초 두타에 매장을 연다고 하자 주위의 만류가 심했다.
‘지금까지 밟아온 경력이 아까우니 현장을 뜨려거든 대학원에서 학위를 따고 강단에 서라’는 애정어린 충고가 대부분이었지만, 그는 “지금은 내가 선택할 수 있지만 시간이 더 흐르면 선택과 관계없이 내 운명이 정해질 것 같다는 생각에 이곳을 선택하게 됐죠”라고 말한다.
다부진 각오로 시작해서일까. 1월 말 매장을 열자마자 손님들로 매장이 붐비면서 주위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초반에 너무 스포트라이트를 받다보니 주변의 견제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 스피드한 생산이 가능한 시장 속성상 히트 아이템을 카피해 가격을 낮춰 파는 데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한 달 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방향을 잡아 2월 말 지하 1층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1층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철저히 무장한 덕에 ‘대박’에 버금가는 바람몰이를 할 수 있었다.
“단기간에 매장을 또 열다보니 아무래도 자금이 많이 부족했는데 일주일 만에 필요한 금액이 현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이게 진짜 자본주의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림 그리는 일서부터 공장에 생산 넣고 원단 발주하고 부자재 챙기는 일까지 모두 감당해야 하는 그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지만 잠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매일 매장에 출근한다.
“고객과 함께 대화하다 보면 그들의 생각과 원하는 바를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제 콘셉트에 녹아들어서 그들(소비자)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 수 있어요. 브랜드에 있을 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지요. 이런 동대문만의 독특한 경쟁력이 밝은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