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떠나 ‘동부띠끄’로…박병규 「Try Me」 디자이너

2005-04-25 김정명 기자  kjm@fi.co.kr

“소비자와 교감하는 유행의 최전선”

‘로우로우’ 플래그십스토어 홍대점

디자이너로서 명예, 부, 지위, 어느 것 하나 남부럽지 않던 사람들이 10여 년 간 닦아온 삶의 터전을 떠나, ‘미지의 세계, 동대문’에 발을 디뎠다.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을 감수하면서까지 이곳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역경을 이겨내고 정상의 자리에 서 있던 그들이 바라본 동대문의 비전은 무엇일까. 두타에 매장을 연 3인의 이구동성 동대문 입성기.


◇ 박병규 「Try Me」 디자이너

소비자들은 이제 백화점과 동대문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내가 원하는 옷을, 원하는 가격에 살 수 있는 곳을 찾을 뿐이지요.”

디자이너 박병규. 1995년 여성 캐릭터캐주얼 「앗슘」을 런칭해 단숨에 패션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주인공이다. 이후 오사카 월드패션트레이드, 서울컬렉션 등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그가 올 초 동대문 두타에 매장을 열었다.

“폼 잡고 싶었으면 백화점 몇 군데 매장 내는 거야 어렵지 않았겠지요. 그렇지만 저는 보여주는 것만 잘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가 두타 매장에 내놓은 제품은 주로 30만원대의 수트. 「앗슘」 때나 지금이나 같은 원단, 같은 봉제 공장을 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간혹 소비자들도 ‘동대문이 왜 이렇게 비싸냐’며 딴지를 걸지만 그들도 옷에 멈춰진 시선을 떼지 못한다.

“패션 유통구조가 변화하면서 동대문은 앞으로 패션 유통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또 디자이너들이 작품활동을 하기 위한 수익원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곳에 진출하는 디자이너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옷을 할 수 있고, 소비자들과 교감할 수 있는 이곳이야말로 패션의 최전방이라고 말한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직접 매장에 나와야 할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과 직접 호흡하며 이를 상품기획에 바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지요. 고객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더없이 좋은 조언이자 정보입니다.”

그는 동대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후배들에게 “내셔널 브랜드 시장에서 경험을 좀 쌓았다고 동대문을 만만하게 생각하면 큰코 다친다”는 조언을 하며 “들어오더라도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주문도 덧붙인다.

5월 중순에는 두타 매장을 하나 더 열 계획. “동대문은 참 재밌는 곳입니다. 다양한 소비자와 다양한 제품이 공존하는 동대문에서 저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양한 소비자들과 만나 저의 가능성을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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