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하늘을 빼면 베니스에서 가장 보기 어려운 건 자연이다. 그러니까 베니스에서 사람의 발길이 닿는 거의 모든 것은 인공적인 것이다. 이것은 참 슬프고 고단한 사실이다. 베니스를 채우고 있는 모든 인공적인 것들, 나무 한 줄기 돌 조각 하나도 모두, 전란을 피해 갯벌과 섬으로 어쩔...
이제 곧 올림픽이 열린다. 올림픽에서 보아야 할 것은 각종 게임에 임하는 선수들의 출중한 기량과 드라마틱한 승부의 세계이겠지만 그와 더불어 경기가 벌어지는 건물들도 빼놓을 수 없다. 선수들은 경기장 안에서 사투를 벌이지만 건축가들은 그런 사투가 벌어지는 경기장들을 드라마틱하게 디자인...
우리 조상들은 옛날부터 신언서판(身言書判), 즉 몸가짐, 말솜씨, 글씨, 판단력 등 네 가지를 인물평가의 기준으로 삼았다. 이중 몸가짐이 바로 요즘 패션이다.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는 단정한 옷차림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옷은 그 사람의 얼굴이다. 그래서 ‘...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그의 디자인에 관한 것인지, 그 디자이너 자체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1983년생, 대만계 부모님을 둔 샌프란시스코 태생의 미국인, 파슨스 스쿨 2학년 중퇴 이후, 다양한 곳에서의 인턴십을 거쳐 2007년 자신의 첫 여성복 컬렉션을 론칭, 각...
바지에 대한 명칭은 길이나 모양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조금만 다른 디자인이어도 달르게 불리는 경우가 많다. 쇼츠 팬츠는 애매하고 헷갈리기로 으뜸가는 바지 중의 하나다. 이름대로 길이가 짧은 바지지만 속옷 수준으로 짧지는 않다. 보통은 밑 위에서 3~5cm 정도 내려온 길이의 ...
넓은 바다 위를 가르지른 시원한 길을 대하는 순간 이미 베니스로 들어가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게 된다. 넘실거리는 파도로 가득한 푸른 지중해 위로 육지와 바다를 가늘게 한 줄로 이어주는 길은 대단히 위태로워 보이면서도 유혹적이다. 실같이 가느다란 길의 끝에 걸려있는 거대한 도시의 어슴...
사람들은 건물을 왜 지을까? 단지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 옷을 만들지는 않는 것처럼, 단지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집을 짓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건물을 짓는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이유가 한 둘이 아니다. 단지 비바람만 피하고 넓은 공간을 얻으려고만 한다면 입방체 모...
최근 해외 패션계는 ‘입생로랑 vs 칼 라거펠트’, ‘마크 제이콥스 vs 톰 포드’의 계보를 이을 라이벌로 신예 라프 시몬스와 에디 슬리만을 꼽았다. 1954년 국제양모사무국 콘테스트에서 코트 부문 1위 칼 라거펠트와 드레스 부문 1위 입생로랑은 이후 같으면서도 다른 길을 가며 숙명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