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한글을 프린트한 컬렉션으로 많은 해외 언론들의 호평을 받은 디자이너 이상봉의 무대. 가뜩이나 열띤 취재 경쟁 속에서 모 방송국의 오락 프로그램 <무한도전> 팀이 모델로 선다는 소식은 장 내 분위기를 더욱 술렁이게 만들었다. 생각했던 대로 엄청난 수의 관객이 이상봉 쇼 관람을 위해 줄지어 입장했고, 며칠 전 티켓이 매진됐던 정욱준 패션쇼보다 더 많은 관객이 캣워크 바로 옆 바닥까지 점령했다. 쇼가 시작되자 서예가 국당 조성주씨가 흰 한복을 입고 무대 위로 등장했다. 몸통 만큼 거대한 붓으로 하얀 종이가 깔린 캣워크 위에 역동적인 선을 그려 나가는 그의 몸짓에 객석은 박수 갈채로 화답했다.
이번 시즌 ‘선’이라는 테마 아래 서예가 조성주와 화가 남궁환과의 코레보레이션 (collaboration) 작업을 펼친 디자이너 이상봉은 의상 위에 흩날리는 한글을 프린트하고 작은 점으로 거대한 원 모티프를 완성한 프린트 등으로 동양적인 컬렉션을 펼쳤다. 그는 지난 6월 ‘이상봉과 친구들’ 이라는 갤러리 전시 작업을 하면서 인연을 맺게 된 화가 남궁환의 작품을 하늘하늘한 실크 원피스에 프린팅했다.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먹이 표현하는 느낌이 좋아 종이에 먹을 찍...more
한글을 프린트한 컬렉션으로 많은 해외 언론들의 호평을 받은 디자이너 이상봉의 무대. 가뜩이나 열띤 취재 경쟁 속에서 모 방송국의 오락 프로그램 <무한도전> 팀이 모델로 선다는 소식은 장 내 분위기를 더욱 술렁이게 만들었다. 생각했던 대로 엄청난 수의 관객이 이상봉 쇼 관람을 위해 줄지어 입장했고, 며칠 전 티켓이 매진됐던 정욱준 패션쇼보다 더 많은 관객이 캣워크 바로 옆 바닥까지 점령했다. 쇼가 시작되자 서예가 국당 조성주씨가 흰 한복을 입고 무대 위로 등장했다. 몸통 만큼 거대한 붓으로 하얀 종이가 깔린 캣워크 위에 역동적인 선을 그려 나가는 그의 몸짓에 객석은 박수 갈채로 화답했다.
이번 시즌 ‘선’이라는 테마 아래 서예가 조성주와 화가 남궁환과의 코레보레이션 (collaboration) 작업을 펼친 디자이너 이상봉은 의상 위에 흩날리는 한글을 프린트하고 작은 점으로 거대한 원 모티프를 완성한 프린트 등으로 동양적인 컬렉션을 펼쳤다. 그는 지난 6월 ‘이상봉과 친구들’ 이라는 갤러리 전시 작업을 하면서 인연을 맺게 된 화가 남궁환의 작품을 하늘하늘한 실크 원피스에 프린팅했다.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먹이 표현하는 느낌이 좋아 종이에 먹을 찍어 가듯 작은 점들로 커다란 원을 그렸다”는 남궁환씨의 프린트는 강한 리듬감과 신비로운 이미지를 선사했다.“세계 모든 이들에게 한글을 입히고 싶다”라고 말한 이상봉은 모델들의 의상을 화선지처럼 사용했다. 먹을 찍은 듯 아름답게 퍼지는 염색 표현과 흰 옷 위에 검정 색으로 흘려 쓴 한글은 한편의 추상화 작품을 연상시켰다. 컬러 역시 블랙 앤 화이트로 제안해 절제된 동양의 미의식을 표현했다.
이 밖에도 쇼 전반에 오리엔탈 무드가 강하게 전달됐다. 자로 재고 자른 듯한 사각형의 천 조각이 입체적인 바디 라인을 만나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연출했고, 한복 치마를 한껏 부풀려 입은 듯한 실루엣, 저고리 매듭을 매듯 여며진 재킷 등 한국 복식에서 차용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자유롭게 잡아 놓은 주름, 몸을 따라 흘러 내리는 드레이프 등 인위적이지 않은 선도 우아하게 너울거렸다. 향기로운 라일락 컬러 무대에는 롱 앤 슬림 드레스, 백 리스 실크 드레스, 스커트 단을 한껏 부풀린 발랄한 미니 드레스 등이 아름답게 등장했으며, 거대한 루프를 사용한 오프 숄더 원피스, 팬츠 위에 스커트 레이어링, 트라페즈 실루엣의 스프f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