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이어가는 ‘패션 명가’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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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경영론 ④ - 윤재헌 엠티콜렉션 부사장

2014-02-11 오후 6:40:38

 


 



“속도를 낼 수 있는 업종이 있고, 속도를 내면 안되는 업종도 있다. ‘메트로시티’와 같은 매스티지 브랜드 비즈니스는 속도보다는 아이덴티티와 이미지를 우선시 해야 롱런할 수 있다.”


윤재헌 부사장은 26년을 롯데백화점에서 생활한 전형적인 유통맨이다. 몰아붙이기식의 롯데 컬러를 생각하면 ‘규모의 경제’를 먼저 거론할 것 같지만 다소 의외였다. 그는 2년 전 엠티콜렉션에 영입됐으며,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다.


그는 입사후 처음 한 것이 구두 사업 정리였다. 연간 외형이 200억원이 넘는 적지않은 규모였지만 잦은 행사와 가격할인으로 핸드백 사업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었다.


“70만원대 핸드백을 판매하면서 10만원짜리 구두를 판매한다는 건 소비자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판단했다. 구두 사업 정리후 외형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늘어났다.”


구두 사업을 과감히 접을 수 있었던 건 오너인 양 회장의 확고한 경영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많이 파는 건 좋지만 싸게 파는 건 싫다. 외형이 안 나와도 좋으니 홈쇼핑이나 인터넷 판매는 안된다”는 것이 양 회장의 의지였다.


“사실 대부분 중소기업 오너들은 외형 성장과 짧은 기간에 많은 이윤을 추구한다. 빠른 결단과 추진력으로 반짝 성장은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론 부침이 심한 것이 일반적이다.”


윤 부사장은 엠티콜렉션에 입사하기 전 오너와 다섯 번의 미팅을 가졌다고 한다. 개인적인 인맥이 아니라 헤드헌터를 통해 소개받아 서로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증을 거쳤다고 한다.


“창업자인 양 회장님이 10년 전인 57세에 당시 27세인 딸에게 경영권을 맡겼다는 것이 놀라웠다. 더욱이 본인이 당대에 모두 이루기보다는 세대를 이어가며 패션 명가를 만들고 싶다는 오너의 철학에 믿음이 갔다. 2년 동안 경험하면서 빈말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


엠티콜렉션의 이같은 기업문화는 해외시장 진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대부분 경쟁사들이 중국시장을 1순위로 앞다퉈 달려가지만, 이 회사는 뉴욕과 밀라노에 쇼룸을 만들고, 홍콩, 도쿄, 싱가포르에 플래그십숍 오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시장이 크지만 우리 브랜드로서 몇 개 유통망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우리가 100년을 바라보고 사업을 설계한다면 지금 비싼 수업료를 내고 무리해서 들어갈 필요가 없다. 섣부른 진출에 앞서 우리의 밸류를 먼저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브랜드 비즈니스에 대한 윤 부사장의 경영 철학은 롯데 내에서도 브랜드 전문가로 일했던 경험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는 롯데 26년 가운데 13년을 PB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A/X’를 직접 바잉했으며 ‘루이비통’과 ‘샤넬’을 입점시키면서 그들의 가치를 공부했다. ‘파코라반’은 8년을 사업부장으로 일했을 만큼 브랜드 전문가다.


“’구찌’가 94년, ‘프라다’가 101년…이에 비해 ‘메트로시티’는 17년 됐다. 2세 오너가 지금 37세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40~50년은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다. 규모와 속도에 욕심내지 않는다면 30~40년 뒤에는 패션명가 반열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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