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퇴치와 노숙자 지원 등 NGO 활동을 후원해 온 유명 해외 패션 브랜드 「케네스콜」은 공익성 광고로 마케팅을 하는 브랜드로 유행하다. 상류층 기호에 호소하는 경쟁사 「구찌」나 「에르메스」와 달리 「케네스콜」은 ‘노숙인에게 낡은 신을 기증하면 가격을 할인해 준다’는 캠페인을 벌여 이미지 제고와 판매에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와 같이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컨설팅 전문기관인 콘로퍼의 2002년 ‘기업 시민 정신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4%가 “가격과 품질이 비슷하면 사회적 공헌이 큰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했다. 사회적 공헌은 이미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IBM, 인텔 등 정보기술 분야의 대표적인 22개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는 협력업체의 부품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이러한 분위기는 국내 패션 유통업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문을 연 롯데 미아점은 입점한 브랜드들 가운데 환경 경영 인증을 획득한 업체는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를 마련, 환경 가치 경영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회공헌 컨설팅 업체인 라임글로브의 최혁준 대표는 “과거에는 이성적 가치나 감성적 가치만 제공해도 소비자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에게 ‘정신적 가치’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택이 아닌 의무
바야흐로 사회공헌 활동의 전성시대다. 학교에서는 봉사활동 시간을 놓고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사회공헌이 활발한 기업들의 제품을 더 선호한다는 통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하나 둘 본격적으로 봉사 열풍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 이미지 제고는 물론 투자의 잣대로도 활용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만으로 기업들이 사회적 공헌 활동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아무리 쉽게 기부하는 자선가라도 남을 위해 자신이 힘들게 번 돈을 대가 없이 준다는 것은, 어쩌면 돈을 버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인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답변은 빌&메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 회장직을 맡고 있는 윌리엄 게이츠로부터 들을 수 있다. 윌리엄은 부를 갖춘 기업가들에게 말했다. 그들이 부를 갖출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들이 남들보다 특별히 유능하다거나 똑똑해서가 아니라, 더 좋은 환경과 좋은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더 많은 기회가 있었을 뿐이라고. 따라서 다른 사람을 도울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참여 사업은 어떤 특정한 이유로 인해 ‘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응당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이 윌리엄 게이츠의 주장이다.
‘오른손 하는 일, 왼손도 알게 하라’
전통적으로 봉사란 남들이 모르게 하는 것을 최선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은 오히려 떠들썩하게 자신들의 사회공헌 의지를 밝히고, 전 직원을 비롯 협력업체와 더 많은 소비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소비자들은 바쁜 생활 때문에 직접 자신이 봉사를 할 수는 없지만, 사회공헌 활동에 활발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거나 현재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브랜드에 동참함으로 대리만족을 얻고 소비에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
더불어 기업은 고객과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신뢰감을 조성하는 마케팅 효과로 전반적인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게 되는 것이다.
패션업계도 이같은 사회적 공헌을 기업활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창립 52주년을 맞은 지난해를 ‘기부문화 확산 원년’으로 선포하고 ‘나눔이 만드는 희망세상’이라는 캠페인을 폈다. 이에 제일모직은 아름다운 가게와 공동으로 고객 참여형 사회공헌 활동을 벌였다. 이 캠페인은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판매되는 「빈폴」 제품에 캠페인 소개 문구와 기증 연락처를 표시한 라벨을 붙여서 이를 본 고객이 자연스럽게 물품 기증에 참여하게 하는 것. 그 동안 기업이 시민단체를 후원하는 일회성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제품을 구매한 고객도 사회공헌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취지다.
「폴햄」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캠페인 활동으로 공익 캠페인의 모범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브랜드는 공익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2004년 브랜드 런칭 시점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해피 프라미스 캠페인’이 그것. 매 시즌 공익적인 성격의 다른 메시지를 담아 사회적인 관심을 고조시켰다.
캠페인 1. 2탄이라고 할 수 있는 ‘오픈 유어 아이즈’, ‘100일간의 사랑이야기’ 는 미혼모의 해외 입양아들에게 관심과 사랑의 실천을 제안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그 외 ‘잇츠 얼라이브, 포 에브리 차일드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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