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우리는 오늘도 전장의 한 가운데에서 격전을 치르고 있다. 한 달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트렌드 변화와 계속되는 이상기후, 여기에 정치ㆍ경제 불안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패션 브랜드들은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붙잡기 위해 매일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제 ‘스피드’와 ‘혁신’이라는 주제는 패션 브랜드에게 있어 선택이 아닌 필요충분 조건이다. 스피드와 혁신을 위한 패션기업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알아봤다.
신규 런칭보다 어렵다는 리뉴얼. 시도하는 브랜드는 많지만 대부분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한다. 이는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어렵기도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조직 내부에 변화를 향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경영자가 앞서 나가며 리뉴얼 방향을 설파하지만 한쪽에서는 왜 리뉴얼해야 하는지, 내가 왜 밤을 새워가며 일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만만 쌓여간다.
스피드와 혁신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
세정과미래의 「엔아이 아이」는 이런 리뉴얼에 대한 편견을 깨고 6개월만에 시장 내에서 상위권으로 진입하는 이변을 낳았다. 이러한 결과의 바탕에는 리더의 중요성과 함께 조직원 모두를 혁신에 동참시켰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엔아이 아이」는 우선 부서간의 벽을 허물기 위해 매일 30분씩 2개 부서씩 짝을 지어 프리토킹의 시간을 가졌다. 김성민 사장도 참여했다.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김 사장은 “1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3개 층에 나눠져 있다 보니 서로 이름도 모르는 직원들이 허다했다. 브랜드의 혁신을 위해서는 먼저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2개월 동안 매일 팀을 바꿔가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직원들도 차차 대화의 내용을 발전시켜 나중에는 브랜드 리뉴얼에 관련한 내용들을 공유하는 단계로까지 갔다. 중간중간 김 사장이 참석해 브랜드 리뉴얼을 위해 각 부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설명해 팀원들의 이해를 도왔다.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처음부터 현실과 동떨어진 어렵고 방대한 내용들을 전달하려 하기 때문이다. 경영자의 의지를 전달하기 이전에 어떤 방법으로 변화 이슈에 대한 몰입을 높일 것인가, 어떻게 그들의 마음과 귀를 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스스로 ‘변화의 이유’를 찾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의 기준이 되는 개념들을 통해 변화에 대한 거부감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중요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이유 중의 한가지는 우리 사회에 뿌리깊은 상명하달식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결정되어 실행하기로 하였으니 당신들은 그저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묻지마’ 커뮤니케이션은 변화에 대한 이해와 참여는커녕 구성원들의 반감만 키울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보고들은 것의 10~20%를 기억할 수 있지만, 그들이 직접 체험한 일의 경우는 90% 이상을 기억한다고 한다. 변화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보다는 쌍방향의, 스스로 참여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때 그 효과는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올 봄 런칭하는 지엔코의 「서스데이아일랜드 포맨」은 구성원들이 스스로 방향을 찾아서 만든 브랜드다. 경영진에서는 큰 그림만 그려주고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유도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디자인실에서만 가던 해외 시장조사를 기획팀과 영업부가 함께 갔다. 현지에서 벤치마킹할 브랜드의 스타일과 매장을 둘러보고 의견을 공유했다. 함께 보고 느끼며 방향을 잡아간다는 의미에서였다.
신명은 지엔코 감사는 “자신들이 왜 신규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는지, 또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가장 분명히 알 수 있는 방법은 본인이 직접 깨달아야 한다. 리더의 역할은 좋은 사람을 제 자리에 앉히고 그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톰보이의 경우도 회사명을 성도에서 톰보이로 바꾸고 BI, CI 작업을 진행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최우선 순위로 뒀다.
최진아 톰보이 마케팅 이사는 “톰보이의 커뮤니케이션은 디자인도 전략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일반적으로 디자인은 개인적인 감성으로 커뮤니케이션이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공유하고 전달하는 것을 시스템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디렉터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오는 디자인이 아닌 전체가 공유하는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팀장 회의에서 맵핑 작업. 디자인실, 영업, 마케팅 등 전 부서 팀장이 모여서 각자가 생각하는 감성, 단어가 갖는 의미를 맵핑 작업으로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들의 스타일로, 재미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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