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주
시작 10분 전. 쇼장 안으로 퍼지는 '쪼로록' 물소리와 '째째잭' 새 소리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알리고 있었다. 무대에 지그재그로 위치한 6개 정사각형의 화이트 박스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을 듯 했다. ‘땡땡땡’ 울리는 종소리가 패션쇼 시작을 알렸다. 홍은주는 스토리가 있는 동화 같은 무대를 선보였다. 다양한 소재와 패턴 컬러를 패치워크해 예기치 못한 실루엣을 선사하며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시즌 테마는 '퓨전(fusion)'.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조차 혼란스러운 오늘을 되새기며, 이들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그가 말하는 ‘퓨전’이었다. 부제로 엮인 코쿤(cocoon)은 나방이 되기 전 애벌레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기 위해 변신을 시도하려는 몸부림의 의미로 축약됐다. 무대에 등장한 모델들의 모습은 ‘덜 자란’ 듯했다. 아니 덜 자란 모델들이다. 얼굴 전체를 감싼 면사포 안에 드리워진 앳되보이는 그들은 ‘코쿤’그 자체였다. 6명의 어린(?) 여자 모델들이 발목을 덮는 긴 화이트 망토를 두르고 등장했다. 이윽고 그들 앞에 나타난 미소년. 그는 한 명 한 명의 망토의 끈을 푼다. 그리고 드...more
시작 10분 전. 쇼장 안으로 퍼지는 '쪼로록' 물소리와 '째째잭' 새 소리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알리고 있었다. 무대에 지그재그로 위치한 6개 정사각형의 화이트 박스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을 듯 했다. ‘땡땡땡’ 울리는 종소리가 패션쇼 시작을 알렸다. 홍은주는 스토리가 있는 동화 같은 무대를 선보였다. 다양한 소재와 패턴 컬러를 패치워크해 예기치 못한 실루엣을 선사하며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시즌 테마는 '퓨전(fusion)'.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조차 혼란스러운 오늘을 되새기며, 이들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그가 말하는 ‘퓨전’이었다. 부제로 엮인 코쿤(cocoon)은 나방이 되기 전 애벌레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기 위해 변신을 시도하려는 몸부림의 의미로 축약됐다. 무대에 등장한 모델들의 모습은 ‘덜 자란’ 듯했다. 아니 덜 자란 모델들이다. 얼굴 전체를 감싼 면사포 안에 드리워진 앳되보이는 그들은 ‘코쿤’그 자체였다. 6명의 어린(?) 여자 모델들이 발목을 덮는 긴 화이트 망토를 두르고 등장했다. 이윽고 그들 앞에 나타난 미소년. 그는 한 명 한 명의 망토의 끈을 푼다. 그리고 드러난 소녀들의 시스루. 한 명씩 내려와 화이트 박스를 경유해 지그재그로 워킹하는 모습은 보는 이의 눈을 어지렵혔다. 화이트를 시작으로 뉴트럴 컬러로, 다시 블랙으로 변주된 팔레트가 모던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패치워크를 통한 페전트 룩의 스타일링도 묘미를 더했다. 페전트 룩에 녹아있는 순수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는 레이스와 프릴 장식, 리본이 어우러져 진가를 더했고 곳곳에 스며든 나비와 도트는 봄기운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승마를 할 때나 입을 듯한 라이딩 팬츠에 포켓과 끈으로 장식해 소프트한 느낌을 주었다. 화이트와 베이지, 사선으로 슬래쉬된 튜닉 블라우스와 원 버튼의 테일러드 재킷의 조화가 제법 잘 어울렸다. 피날레는 시작과 같은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만 화이트가 아닌 블랙으로 마무리 되었던 점이 틀렸다. 하나의 느낌으로 다양한 표현을 즐긴 이번 쇼는 자신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고, 홍은주식 패션 프래그머티즘을 선보였다.f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