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완 비전랜드 사장
최근 국내 섬유소재 산업은 점차 소외(?) 당하고 있다. 1970~80년대 화려한 시절을 생각하면 ‘과연 국내 소재산업의 미래는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비전랜드를 보면 그런 의구심은 한 순간 사라진다. 김기완 비전랜드 사장은 미국 조르단 한국지사, 양전양행을 거쳐 지난 1995년 비전랜드를 창립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당시 일반화 된 폴리에스테르가 아닌 교직물. 트렌드에 민감한 교직물은 웬만한 노력으로는 인정받기 힘들지만, 중국과 인도 등 경쟁국들의 성장잠재력을 감안할 때 보다 전문성이 필요로 하는 교직물을 선택했다.
지난 10년 동안 비전랜드는 매년 2배 이상의 외형 성장을 기록했다. 그 결과 지난해는 1억1천만 달러를 수출하는 중견 섬유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이 회사는 전체 거래량의 90% 이상을 「자라」 「H&M」 「막스앤스펜서」 「망고」 「타겟」 등 대형 SPA형 브랜드와 직거래 하는 등 실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자라」와 「H&M」에는 각각 1천만 달러어치의 원단을 공급했으며, 미국의 「타깃」의 경우 한 오더만 5백만 달러에 이른다.
세계적인 패션기업과 거래 노하우에 대해 김 사장은 “품질 안정과 트렌드에 대한 체계적 분석, 이를 통한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이라고 말했다.
비전랜드의 성장 배경에는 지난 10년간 섬유 산업에 대한 김 사장의 각고의 노력이 스며있다. 설립 초기부터 신제품 개발과 트렌드 분석을 위한 연구소를 세웠으며, 공정을 개선해 품질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실현해 나갔다. 이를 통해 불량률을 0.01% 이하로 낮췄다고 한다.
특히 김 사장은 소재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연간 1억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며 해외 트렌드 정보를 사들이고 연구했다. 이런 작업을 수년간 지속함으로써 트렌디한 원단을 제시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
김 사장은 “섬유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입맛을 앞서서 충족시키고 있는 패션 기업과 직거래를 해야 한다. 공급자 시각이 아닌 소비자 시각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때, 섬유산업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전세계 소비자를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자라」 「H&M」과 거래하기 위해 기업의 역량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난 2001년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느끼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세계 각국에 지사를 세웠고, 2003년에는 중국에 진출했다. 한국에서 연간 3천만 달러를, 중국에서 8천만 달러 규모를 생산 수출하고 있다. 미주 지역에 대한 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의 중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중국 베이직 아이템을 생산하고 있다.
비전랜드는 지난해 중국 내수 패션업체와 1천만 달러 규모를 거래했다. 미국이나 유럽 브랜드에 비해 물량을 비교할 수 없지만 ‘미래의 빅 바이어’를 위해 열심히 투자하고 있다는 것. 또 의류 완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등 미래 시장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완제품 거래량은 4백만 달러 규모.
김 사장은 “「H&M」과는 올해로 10년째 거래하고 있으며, 연간 거래량은 1천만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이 회사와 거래량이 처음부터 이렇게 많지 않았다. 오랜 시간 거래하면서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거래를 시작한 중국 내수기업도 아직은 오더량이 적고 수익성도 낮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신뢰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성급하게 결과를 내기보다 천천히 연구해서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김 사장의 경영철학이다. 때문에 신규시장 진출 시 시장을 파악할 충분한 시간을 가진다. 무엇보다 ‘배우는 것’에 자신이 있다는 김 사장은 특히 ‘교육’을 강조한다. 교직물 분야는 전문 지식 없이는 힘든 아이템이기 때문에 직원 교육을 위해 원사·섬유·원단 등에 관련된 4권의 책자를 만들기도 했다.
김 사장은 “한국 섬유소재 산업에도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처럼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이 나와야 한다. 그런 업체가 등장한다면 한국 섬유 산업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국내 섬유 업체들이 집념과 끈기를 가지고 이 목표를 향해 간다면 언젠가 그 꿈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 그 업체가 우리가 됐으면 한다는 것을 목표로 진군할 것”이라며 비전랜드의 미래 비전을 밝혔다.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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