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교 ‘아브뉴프랑(AVENUE FRANCE)’이 근린상권의 새로운 성공 모델로 떠올랐다.
지난 4월 전관 오픈한 아브뉴프랑은 판교역 건너편으로, 오피스 중심의 서판교와 주거 중심인 동판교 사이에 있다. 주거용 아파트 내 중형 상가지만 카페와 패션상가가 늘어진 ‘파리의 감성을 담아’ 스트리형으로 개발함에 따라 분당은 물론 대치동 아줌마 부대까지 즐겨찾는 핫 플레이스로 부각했다.
2층의 「계절밥상」은 평일 낮시간이면 인근 오피스 고객들까지 몰려 평균 1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한다. 주말에는 오후 3~4시에도 30~40팀이 대기해야 하고, 주말예약은 이미 11월말까지 꽉 찰 만큼 북적인다.
아브뉴프랑의 키 테넌트는 단연 음식점이다. 또 「커피미학」 등 편안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카페들은 평일 낮시간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안정된 모습이다. 「마리메꼬」 「올리브영」 「마키」 등 젊은 주부들의 감각에 맞춘 생활용품 전문점은 아브뉴프랑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리드하고 있다.
◇ 계절밥상은 평일 낮에도 1시간 이상 대기
거주지를 벗어나지 않은 근린에 고급 감성을 잃지 않은 먹거리를 연출함으로써 ‘프리미엄 다이닝 스트리트’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브뉴프랑을 개발한 쿠시먼코리아의 의도다. 쿠시먼코리아 김성수 이사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근린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같은 번잡한 곳은 이미 제외됐으며, 최근 몇 년간 개발 붐을 이뤘던 나들목과 외곽 상권은 공급초과로 효율을 내기 어려워졌다. 판교와 같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걸어다니는 동선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근린상권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근린상권은 이전에도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등 몇몇 지역에서 시도됐다. 그러나 국내 건설사 영업 특성상 ‘분양’이 우선시되면서 체계적인 MD와 운영이 어려웠다.
아브뉴프랑은 중견 건설사인 호반건설이 개발하고, 운영은 쿠시먼코리아가 맡았다. 특히 일반적으로 분양하고 빠지는 형태가 아닌 시공사가 운영까지 책임지고 있어 향후에도 안정적인 관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제너럴브랜즈 박재홍 대표는 “근린 상권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복합쇼핑몰과 달리 실소비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채널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특히 최근 새롭게 개발되는 신도시는 물론 30년을 넘어가는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재개발과도 연관성이 높다. 아브뉴프랑은 이러한 근린상권을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중심으로 개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으며 향후 이에 걸맞는 브랜드 및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유니크&저렴한 상품이지만 VMD는 최고인 패션
패션은 백화점과 노면상권서 찾아보기 어려운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디펙토리」와 「제이헬렌」 「RHP」 등은 계절에 맞는 유니크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인기를 끌고 있다. 명동 레벨5에서 판매가 검증된 브랜드가 다수를 이루고 있는 등 ‘동대문發 셀렉트숍’이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
판매가는 저렴하지만 고급스런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인터리어와 VMD로 인해 점포 안은 늘 활기가 넘쳐난다.
「제이헬렌」과 같은 점포는 이미 분당 정자동과 백현동 카페거리서 검증된 브랜드로서 오픈과 동시에 구매고객들로 넘쳤다. 가방류는 직접 기획 제작하고, 의류는 대부분 동대문에서 사입한다. 대부분 10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 때문에 월평군 2억원은 가쁜히 넘긴다는 것이 쇼핑몰 측 설명이다.
아브뉴프랑을 자주 찾는다는 한 주부(34세)는 “유럽의 감도있는 스트리트를 산책하는 느낌이다. 친구들과 모여 식사하고 차를 마시더리도 부담이 낮다. 패션은 백화점이나 일반적인 노면상권에서 흔하게 볼 수 있거나 지나치게 비싼 브랜드가 아닌 실용적인 브랜드를 쉽게 만날 수 있어 좋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떻게 코디하는냐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 프렌차이즈 한계, 리테일 사업 부각
아브뉴프랑은 판매 수수료제와 임대를 병행하고 있다. 영업 초기 계약한 핵심 F&B 브랜드는 매우 좋은 조건에 입점했다. 2개월 전 임대한 A점포(2층 100㎡)의 임대료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700만원. 비교적 높은 임대료가 부담인 만큼 업종과 품목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유통 관계자들은 “씨제이푸드빌과 같은 대기업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무기로 저렴한 조건으로 입점했다. 그러나 개인 리테일러들은 임대료와 인테리어비, 인건비 등을 감안해 아이템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재개발 상권은 가격적인 프리미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프랜차이즈가 아닌 직영 리테일러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는 것도 큰 변화다.
또 다른 전문가는 “노면상권과 나들목은 임대료가 높지 않아 프랜차이즈가 가능했다. 그러나 아브뉴프랑과 같은 근린상권은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 리테일러가 상권에 적합한 상품을 발빠르게 소싱해 가치있게 판매할 수 있는 리테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맛집에 패션을 더했습니다”
Interview -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이사
초창기 복합쇼핑몰은 영화관과 서점이 중요했다. 특히 패션은 몇몇 해외 SPA 브랜드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다. 그러나 이들 콘텐츠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 현재 대부분 유통기업들은 ‘넥스트 앵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이하 쿠시먼코리아) 김성순 이사는 최근 국내 유통업계 고민을 한마디로 ‘차별화를 위한 앵커’라고 강조했다.
쿠시먼코리아는 최근 중견 건설사 호반건설과 손잡고 판교 ‘아브뉴프랑’을 성공리에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인 분양으로 빠지는 것과 달리 호반건설은 100% 임대 운영을 고집했으며 전체 MD와 운영을 쿠시먼코리아에 일임했다.
쿠시먼코리아는 아브뉴프랑을 ‘프리미엄 다이닝 스트리트’라고 명명했다. 일반적으로 패션 상품이 중심인 것과 달리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시며 여유있게 머물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형 근린 쇼핑몰을 지향한 것이다.
“불황기를 맞으면 입는 것은 바꿀 수 있지만, 먹거리는 쉽게 버리지 못한다. 고감도의 F&B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고메494, 카페마마스 등은 이런 것을 반증해 준다.”
맛집에 인테리어를 입히면 하나의 키 테넌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이사의 주장이다. 저가 상품에 고감도 인테리어를 입혀 SPA를 만들었듯 음식도 마찬가지란 것이다.
아브뉴프랑의 패션은 일반적인 쇼핑몰에서 볼 수 있는 브랜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백화점과 여타 복합쇼핑몰에서는 볼 수 없었던 『J헬렌』 『D팩토리』 『RHP』 등이 높은 판매력을 보이고 있고, 마리메꼬 등 라이프 스타일숍들도 꾸준히 상승세다. 현재 『J헬렌』이 2억원대를, 『D팩토리』가 1억7000~8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주목받고 있다.
“상권이 새롭게 형성된 만큼 신선함을 우선시했다. SPA를 의식했지만 플랙시블하게 움직일 수 있는 셀렉트숍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초기 다소 엉성했던 점포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 지역 상권에 걸맞는 상품과 VMD로 소비자들과 호흡했다. 스스로 진화하는 소매점의 능력이 대단하다.”
아브뉴프랑은 ‘임대형 상품’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분양의 유혹’에서 과감히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호반건설의 의지와 쿠시먼의 전문성이 겹합되면서 이루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쿠시먼코리아와 호반건설은 2015년 초에 경기도 광교에 아브뉴프랑 2호점을 오픈한다. 또 쿠시먼코리아는 목동 41타워도 새롭게 변모시키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 5~6개 도심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과 밀집한 덕에 생활 소품이 인기”
조은미 「마키」 매니저
캐릭터 문구용품부터 엔틱한 느낌의 생활 소품까지 진열된 「마키」 매장에는 30~40대 골드맘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하루 평균 150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아온다. 주말이면 300~400명 이상이 매장을 찾는다. 주택가와 밀집한 덕에 집을 꾸미기 위한 생활 소품부터 캔들, 머그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조은미 매니저는 "의식주를 모두 갖췄다는 점이 아브뉴프랑의 장점이다. 덕분에 마니아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주거형 쇼핑몰이라는 특성에 맞춰 개학 이벤트나 계절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유일한 남성복 브랜드라는 점이 오히려 장점”
김민우 「RHP」 매니저
20~30대 비즈니스 캐주얼을 선보이는 「RHP」는 아브뉴프랑에서 유일한 남성복 단독 브랜드다. 골드맘들을 타깃으로 한 아브뉴프랑에서 「RHP」은 어떤 비결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을까?
김민우 매니저는 “반대로 생각하면 남성복 브랜드가 하나라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오히려 남편이나 아들의 선물을 사기 위해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코디네이션이 가능하도록 스타일링을 제안해주기 때문에 단골 고객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미니멀한 디자인에 하나의 포인트를 주는 것이 「RHP」 제품의 특징. 자체 제작을 통해 디자인성과 높은 퀄리티를 겸비한 아이템을 선보여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아브뉴프랑 속 정원으로 초대합니다”
허선기 『내추럴 데이』 대표
“편안하면서도 오래 입을 수 있도록 좋은 원단을 쓴 아이템에 주안을 두었다. 고객들이 돈을 더 들여서라도 값싸고 품질이 낮은 제품보다 퀄리티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내추럴 데이』를 시작한지 10년차, 현재 4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허선기 대표는 의류부터 가방, 액세서리, 아동복까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편집숍 형태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 입구에는 녹색 풀이 가득한 정원을 꾸며놓고, 내부에는 아기자기한 소품을 진열해 자연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도록 만든다.
허 대표는 “아브뉴프랑은 임대 형태로 매장이 입점한다. 심사를 거쳐 들어왔기 때문에 매장끼리 잘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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