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 가는 공동 집단입니다. 다양한 성격, 배경,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하는 공간인 만큼 즐거운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웃으면서 일을 할 수 있어야 최선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거죠. 회사에서 임원의 역할은 이러한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지명언 「후라밍고」 전무는 좋은 회사를 묻는 질문에 “좋은 회사는 즐거운 회사”라고 선뜻 답한다. 직원들이 신이 나서 맡은 일을 하고, 마음껏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때 성과가 돌아온다는 것이다. 좋은 회사에 관한 지명언 전무의 신념 때문일까. 이직이 잦은 패션 업계에서 「후라밍고」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5년 이상의 장기 근무자일 정도로 이직율이 낮다. 기획, 디자인, 영업, 마케팅의 다른 일을 하는 부서라도 오랜 기간 함께 일한 동료들인 만큼 업무에서의 호흡도 잘 맞는다.
물론 패션 브랜드를 전개하는 데 있어서 예측한 결과만 얻거나 항상 좋은 결과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지난 겨울 패딩 아이템의 인기는 1월과 2월까지 이어져 50%가 넘는 매출 신장을 보였다. 반면 올 겨울처럼 따뜻한 날씨가 지속된다거나, 경기 침체가 이어질 때는 매출이 생각보다 저조하기도 하다. 또 매장 위치 변경과 매니저 교체로 매장 컨디션에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상품 기획에서 실패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지명언 전무는 “지금 매출이 저조하다고 전직원이 그 문제로 고민하고 전전긍긍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패션 산업의 특성상 매출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모두가 상품 기획, 판매 등 이미 지나간 일에 집중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실패에 따른 피드백과 개선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나간 매출에 연연하기 보다는 직원들이 우리 소비자들이 원하는 앞선 상품, 마케팅, 유통, 서비스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직원들이 앞선 생각을 하고 각자 맡은 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 임원이 해야할 일은 ‘교통정리’라고 한다. 유통, 생산업체,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후라밍고」에 합류한 후 약 8년 간 브랜드를 책임지고 있는 지명언 전무지만, “여성복 브랜드 운영은 「후라밍고」가 처음”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롯데백화점 숙녀복 팀에 바이어를 13년 간 했어요. 집안에 남자 형제 뿐이라 처음 숙녀복 발령을 받았을 때는 황당하고 걱정도 많이 했죠. 처음으로 맡은 업무인 숙녀복을 빨리 배우고 싶은 마음에서 였을까요. 날씨가 궂은 날이라도 퇴근 후에는 매일 명동 거리를 한 바퀴 도는 게 일과가 됐습니다.”
그는 바이어 생활을 그만둔 후 3년 간 중국을 대상으로 무역업을 했다. IMF 외환위기 시기에는 사업이 어려워지자 무역업을 그만두고 울산에 있는 지방 백화점에서 다시 바이어 생활을 시작했다. 지명언 전무가 「후라밍고」에 합류한 것은 1999년 10월. 롯데백화점 바이어 시절부터 「후라밍고」와 알고 지내던 인연을 계기로 브랜드를 맡게 됐다.
지명언 전무는 “명동 거리의 숙녀복 매장 앞에 앉아서 손님들을 관찰하면서 좋은 브랜드를 직접 발굴했던 것, 중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동안 경기 흐름에 따라 어려워졌던 일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모두 브랜드 사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올해 「후라밍고」는 판매율을 60% 이상으로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의 경기 침체와 커리어 시장 위축에 따라 탄탄한 브랜딩을 해나가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상품 기획에 변화를 줄 것이다. 지난해까지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이었다면 올해는 디자인 수를 20% 줄이고 로뜨수를 늘린다. 패션 시장이 생존과 양극화를 외치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브랜드 아이덴터티를 강화하고 상품력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커리어 시장이 고정 고객화되고 이전 커리어 브랜드의 대표 아이템이었던 예복의 판매 비중이 캐릭터 브랜드로 옮겨가는 등 여성복 시장이 변하고 있습니다. 「후라밍고」는 안정적인 전개로 시장 변화에 대응할 계획입니다. 직원들이 자신이 해야할 일을 분명하게 알고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면서 즐겁게 일하는 한 「후라밍고」의 경쟁력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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