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패션기업의 강점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과 발빠른 시장 대응력이다. 1997년 IMF와 2008년 국제 금융 위기 등 여러 난관들을 해치고 굳건하게 버텨왔다. 이 같은 저력의 바탕에는 다년간 쌓아온 △경영 노하우와 △독창적인 디자인 △파이낸싱 시스템 등 한국 패션의 DNA가 자리하고 있다. 이제 글로벌 시대를 맞은 한국 패션기업들은 이 같은 뿌리를 발판삼아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변화의 준비를 하고 있다.
◇ 콘텐츠
제조 노하우, 그리고 창의적인 콘텐츠의 결합
- 패션기업
한국 패션기업들은 지난 20~30년간 IMF, 국제 금융 위기 등 다양한 위기들을 뛰어 넘으며 체력을 단련시켜왔다. 그리고 이렇게 다져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자이너들의 신선한 콘텐츠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디자이너 브랜드 육성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이 기업은 자사의 자금과 영업력을 바탕으로 개성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육성하고 있다.
더베이직하우스는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겸비'에 이어 '스펠로'를 인수해 육성 중이다. '오브제'와 '오브세컨'을 볼륨 브랜드로 키워낸 SK네트웍스가 이번엔 '스티브J&요니P' 'SJYP'의 육성에 나섰다.
시선인터내셔널의 여성복 '르윗'은 지난해 F/W 시즌 디렉팅을 이명신 '로우클래식' 디자이너에게 맡기며 화제를 불러모았다. '르윗'은 브랜드를 성장시키기 위해 다시 한번 아이덴티티를 다지고 브랜딩을 재정립하기 위해 외부 CD를 영업했다고 밝혔다.
- 디자이너 브랜드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디자이너를 육성하거나, 디자이너 브랜드와 해외 편집숍을 연결해주는 쇼룸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국 신진 디자이너의 패션 시제품 제작지원, 판로 개척과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송승렬 디자이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하고 있는 '더 써드 뷰'는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패션 콘텐츠를 찾는 해외 편집숍 바이어를 위한 쇼룸이다. 한국의류산업협회의 한국 디자이너 쇼룸 '르돔'은 K-패션 맞춤형 기획의류 제품 등을 선보이며 해외 바이어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 코리안 소싱파워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세계 시장서 인정받아
사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글로벌 기업들이 존재한다. 끊임없는 연구과 개발로 소싱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 브랜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제품의 고급화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매출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시몬느다. 핸드백 ODM 회사인 시몬느는 '코치' 'DKNY' '마이클 코어스' 등 어포더블 럭셔리 브랜드의 탄생과 성장을 함께 해왔다. 이 회사는 끊임없는 디자인 연구 개발로 글로벌 브랜드들의 입맛을 충족시켰다.
태평직물은 럭셔리 핸드백 브랜드를 대상으로 자카드 원단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치'와 협력해 자카드 원단을 개발했으며, '프라다' '마이클코어스' '캘빈클라인' '지방시' 등의 브랜드와도 거래 중이다.
수림텍스타일은 차별화된 우분과 니트 직물로 유럽 브랜드들과 거래를 성사시켰다. '홀리데이비슨'에 기능성 라미네이팅 직물을 2만 달러 치 납품하는 가 하면 '에스카다' '휴고보스' '바버' 등을 파트너로 두고 있다.
제이에스화인텍스타일은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아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거래 중이다. 그밖에도 '베르사체' '프라다' 등의 럭셔리 브랜드와도 거래를 텄으며 한국에는 '르베이지' '구호' 등 소재의 품질을 중요시하는 브랜드들과 계약을 맺었다.
◇ 파이낸싱 시스템
패션, 금융과 만나 글로벌 공략 나선다
한국 패션 시장이 금융과 만나 새로운 날개를 달고 있다. 한국 패션의 가치를 높이 산 금융권 투자가 봇물을 이루고, 기업들은 투자금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찾고 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원더브라'를 전개하고 있는 엠코르셋은 지난 2014년 7월 VIG파트너스로부터 200억원 규모를 투자받았다. 이를 계기로 한국 비즈니스 인프라와 추가 브랜드 론칭 등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했다. 한국 대표 편집숍 '원더플레이스'는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총 260억원을 투자 받았다. 주요 투자사는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소프트뱅크인베스트먼트. 원더플레이스는 한국 시장 안착과 세컨 브랜드 론칭, 중국 시장 확대 등에 투자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패션 스타트업에 금융 자본이 몰리고 있다. 패션 O2O 서비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정한 '브리치'(www.brich.co.kr)가 지난 1월 19일 하나금융투자로부터 10억원을 투자받았다. 하나금융투자는 견고한 팀 구성과 성장률이 앞으로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여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 B2B 플랫폼 '핫소스(Hot Source)'는 지난해 11월 카카오가 관계사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6억원을 투자받았다. '핫소스'는 홀세일러와 리테일러가 직접 만나지 않고도 모바일과 웹을 통해서 주문 및 결제가 가능한 플랫폼을 말한다.
남성복 주문 제작 전문업체 '스트라입스'도 지난해 11월 기존 투자사인 패스트트랙아시아와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신규 투자사 스톤브릿지캐피탈, 현대기술투자, SK플래닛으로부터 총 50억원 규모를 투자받았다. 투자 금액은 제품 라인 확장,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전국 단위 서비스와 아시아 주요 도시 진출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 한류+ α
한류의 영향력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의 출연자들이 팬미팅을 열자 현지 팬들이 베이징 수도체육관과 난징 올림픽중심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중국뿐만이 아니다. 동남아 국가들에서는 런닝맨 멤버가 떴다하면 공항에 사람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룬다. 한국 스타들이 더 이상 한국만의 스타가 아닌 것이다.
이와 같이 한류는 세계시장에서 막강한 파워를 발휘할 정도로 크게 성장해 패션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방영됐을 때는 중국에서도 전지현이 입은 옷과 액세서리가 큰 화제가 되면서 이를 구매하려는 손길이 줄을 이었다.
이에 따라 한류와 패션을 접목해 중국 시장에 어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디자이너 쇼룸 '키클루'는 중국 블로그를 통해 한국 스타들의 스타일링 등을 전하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고, 온라인 셀렉트숍 'F.D.U'는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운영 중이다.
대형 패션 기업들도 전속 모델 계약 시 중국 시장까지 고려해 현지에서 선호도가 높은 모델을 선택하기도 한다. 또한 중국 유통 전문사나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약으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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