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지역 '히트메이커'들만 모았다.
리테일 시장성 미리 간파한 자립형 편집숍 9
셀렉트 숍 춘추전국 시대가 도래했다. 서울에는 각기 다른 콘셉의 저마다 특색 있는 상품과 인테리어를 뽐내는 편집 매장이 그야말로 '범람'하고 있다.
'가로수길을 들르면 이 매장에', '홍대하면 역시 이 곳', '이태원을 대표하는 숍은 거기' 라는 말처럼 패션 좀 안다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지역마다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공식 코스가 생겼을 정도. 비단 서울만의 얘기일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미 꽤 오래 전부터 전국의 주요 상권에서는 리테일 시대가 태동하고 있었다. 훌륭한 콘텐츠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각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 셀렉트 숍 9곳을 소개한다! 글 최은시내 기자, 김하나 기자 사진 각 업체 제공

‘매료’ 덕에 부산은 리테일 바람이 솔솔
부산 대청동 '매료'
매료의 행보가 거침없다. 7년 전 온라인 쇼핑몰로 출발한 매료는 2007년 자체 브랜드 「매료」를 론칭하고 같은 해 7월 부산 최초의 오프라인 편집숍을 오픈했다.
현 대청동으로 확장 이전한 시기는 작년 4월. 총 265m²(약 80평) 매장 규모를 자랑하는 매료 대청점은 월 평균 1억 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명실상부 대청동의 '키테넌트'로 자리 잡았다.
지난 주에는 2호 점이 본격적으로 출격했다. 5월 18일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퍼스트인센텀에 매장을 임시 오픈했던 매료는 이번 달 15일부터 정식으로 센텀시티점을 운영하고 있다. 김동현 대표는 "향후 경남권을 중심으로 3개의 분점을 추가로 낼 계획"이라며 "매장 운영에 더욱 힘써 지역 내 리테일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입 구성한 모던 클래식 상품이 가득
매료는 모던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남성 전문 편집숍이다. 격식 있는 포멀 룩 보단 무겁지 않은 클래식을 재밌게 즐기는 것을 추구한다.
매장에는 다양한 아이템의 국내?외 브랜드들이 채워져 있다. 정통 클래식부터 워크웨어, 어반 캐주얼, 하우스 브랜드까지 매장의 콘셉과 어울리면서도 저마다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지닌 브랜드들로 가득하다.
상품 구성은 비교적 국내 브랜드의 비중이 높다. 자체 제작하는 「매료」를 비롯해 「에이들」 「디스이즈네버댓」 「커스텀어클락」「포스트바이재즈」등 국내 제품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잡화 중심으로 수입 제품들도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여름 시즌을 앞두고 이태리 러버 슈즈 「와즈」를 도입한데 이어 「로버츠」 「스탁턴」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으며 조만간 프랑스 핸드메이드 신발 「로딩」도 전개할 예정이다.
현재 매료는 15~20%의 일부 신생 브랜드에게만 위탁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80%가 넘는 대부분의 상품은 사입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가급적이면 리테일 비즈니스를 고수할 생각이다.
김창훈 팀장은 "좋은 상품을 선별할 수 있는 안목과 브랜딩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리테일러 입장에서도 사입이 문제될 것 없다"며 "사입을 하면 오히려 책임감과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생겨 더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게 된다"고 말했다.
매료의 인기 요인은 「매료」
소비자들이 매료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PB 「매료」 때문이다. 복층 구조로 된 대청동 본점 1층은 브랜드 편집 매장으로, 2층은 「매료」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꾸며져 있다.
「매료」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상품 종류와 구색이 다양하다. 132m²(40평) 의 2층 공간을 가득 채울 정도다. 따라서 전 상품을 진열하기 위해 2층을 전부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쇼룸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쇼룸은 직원들이 꼽는 대청점의 인기 요소다. 김 대표는 "단골 고객들이 좋아하기도 하고 외관에서 볼 때 궁금증을 자아내는 장소라 지나가다 들리는 손님도 적지 않다"며 "온?오프 병행으로 운영하는 숍의 경우 대게 온라인 매출 비중이 높은데 반해 매료는 대청점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온라인보다 2배 가량 많다. 방문객을 이끄는 쇼룸 덕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쇼룸을 통한 기대이윤 뿐만이 아니다. 「매료」는 브랜드 자체만으로도 매출에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2007년 론칭해 올해 5년차 브랜드로 접어든 「매료」는 매년 업그레이드된 품질과 디자인으로 부동의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매료가 총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자체 제작해 중간 이윤을 최소화한 덕분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말한 김 대표는 "브랜드 사업에 노력을 기울여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립형 멀티숍도 프랜차이즈 시대
안양 ‘포스타스니커’
진주 총 3곳에 자리 잡고 있다. 동생과 함께 포스타스니커를 처음 설립한 정할란 대표가 안양점을, 나머지 두 곳을 각 매장의 점주가 운영하고 있다. 안양 매장이 본사 직영점, 포항과 진주 매장이 대리점인 셈이다.
"포스타스니커 이름을 처음 내건건 2006년 부천 매장부터다.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얻어 2008년 지금 운영하고 있는 안양점을 오픈했다. 이후 분점을 내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고 2년 전 포항과 진주에 포스타스니커 3, 4호점이 문을 열었다. 동생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부천점을 폐점하면서 현재 안양 본점과 2개의 대리점, 총 3개의 포스타스니커가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 대표의 발 빠른 대응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해외 유명 상품을 병행 수입으로 전개하는 멀티숍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던 시기에 그는 가방, 의류, 모자 등 상품군을 확대하며 차별화 전략으로 접근했다.
「스투시」 「헌드레드」 「허프」 등 유명 스트리트 브랜드와 1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붐을 일기 시작했던 「디얼스」 「리오카이류」 등 도메스틱 브랜드를 추가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새로 입점한 브랜드들은 당시만해도 안양에서 오프라인으로 구매하기 힘든 제품들이었다. 따라서 입점 소식과 동시에 학생 고객들이 끊임없이 매장을 방문했고 그들은 지금까지 단골 고객으로 남아 지속적으로 포스타스니커를 찾는다.
처음 대부분 운동화로 구성했지만 현재는 신발 비중이 50% 밖에 되지 않는다. 총 20 여개 브랜드를 취급하는 가운데 9개가 의류와 잡화 브랜드일 정도로 신발 외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여전히 신발은 병행으로 직수입하지만 의류와 가방은 대부분 국내 공급을 통해 받는다. 위탁으로 진행하는 브랜드는 35% 정도로 나머지 제품은 전부 사입해 들여 온다.
정 대표는 "가방과 액세서리 등 잡화 비중을 확대해 콘텐츠를 다양화할 계획"이라며 "추후 직영 매장 하나와 전국 대림점도 더 늘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국구 멀티숍
부평 ‘헨느드모옌’
새롭고 신선한 브랜드를 만나고 싶다면? 부평의 핸드모옌(이하 모옌)으로 가자.
‘모엔’은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2시즌 이상 전개하지 않는다. 매 시즌 최소 5개의 브랜드를 신규로 투입한다.
현재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게된 「닥터데님」 「에이프릴77」도 ‘모엔’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브랜드다.
서호상 사장은 “새로운 브랜드를 찾아내고 성장 과정을 함께 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다. 그는 시즌마다 전 세계 페어에 참여해 동향을 파악한다. 또 눈여겨보는 매장들에서는 어떤 브랜드를 선택하는지 파악한다. 수시로 해외 주요 사이트에 들어가 트렌드의 흐름을 읽어낸다.
‘모엔’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시작됐다. 2007년 패션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함께 모여 여러 브랜드를 편집해서 팔다가 이듬해인 2008년 오프라인 매장도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건물 2층의 33m2(10평) 남짓한 공간을 활용하다 현재는 세 층 모두를 사용한다. 1~2층 165m2(50평)은 매장으로 3층은 사무실로 쓰고 있다.
30여 개의 브랜드를 취급하는데 대부분은 수입 브랜드다. 홍콩 스트리트 브랜드 「놀리지(knowledge)」,미국캔버스 용품 전문 「유틸리티캔버스(Utility Canvas)」, 미국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크루(Krew)」,미국 백팩 브랜드 「메이(Mei)」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다. 자체 제작 상품도 1/3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 사장은 100% 사입제를 고집한다.그는 “사입제와 위탁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느냐에 있다. 위탁제로 운영하면 들여온 물량을 다 팔지 못해도 책임은 공급자에게 있다. 하지만 사입으로 운영하려면 직접 브랜드 선정부터 수량 결정, 판매 후 재고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언뜻 생각하면 위탁 운영이 더 효울적일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책임 소재가 나에게 없다는 것은 그만큼 절실함이 없다는 얘기. 판매하는 직원들도 그만큼 애착을 갖지 않게 된다. 그러다보니 결국 매출이 늘지 않는 악순환이 거듭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엔’은 올해 강남에 프리미엄 셀렉트 숍을 오픈할 계획이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마켓’을 모델로 삼고 있다. 서호상 사장은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를 만족시킬수 있는 매장, 궁극적으로는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패션 숍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입점 브랜드가 곧 경쟁력이죠”
수원 ’에즈샵’
에즈샵은 수원역 부근 매산로에 자리 잡고 있다. 유동 인구는 많지만 패션 상권이 조성된 곳은 아니다. 예전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하긴 했지만 수원 사람들은 여전히 옷을 구매하기 위해 주로 남문을 찾는다.
"10여 년간 의류 회사에 다니다 멀티숍의 시장성을 엿보고 리테일 사업에 뛰어들었다. 수원에 매장을 내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남문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상권이 하락하던 추세라 선뜻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좋은 자원만 충분하면 매장 위치는 크게 상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멀티숍의 핵심은 결국 콘텐츠고 좋은 브랜드들을 모아 놓으면 자연스럽게 방문 고객이 생길 거라 확신했다."
윤기택 대표의 말대로 에즈샵은 '잇' 브랜드 집합소로 유명하다. 「허프」 「브라운브레스」 「라이플」
「커버낫」 「오베이」 「브릭스톤」 「칼하트」 등 마니아 층이 두터운 스트리트 브랜드 편집숍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또한 「인케이스」 「칩먼데이」 「티레벨」 등 인기 브랜드를 수원에서 가장 빨리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표가 직접 인기 상품을 발 빠르게 사입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주문으로 배송되기까지 기다리거나 구매를 위해 서울까지 나가는 번거로움 없이 유명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클래식 감성의 브랜드들도 많아졌다. 최근 입점한 「비바스튜디오」「씨엘」이 대표적이다. 때문에 요즘은 주 고객층인 10~20대뿐 아니라 30대 남성들의 매장 방문도 부쩍 늘고 있다. 약 4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한 에즈샵은 수입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가 5:5로 구성돼 있다. 의류와 잡화 비율 역시 6:4 정도다. 특정 아이템이나 콘셉에 편중하지 않고 다양한 상품을 대부분 사입해 전개하고 있다.
윤 대표는 "좋은 브랜드를 모아 놓고 판매하다 보니 PB 제작이나 디스티리뷰션에도 욕심이 생겼다"며 "당장 구체화 된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 브랜드 사업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알짜배기 멀티숍 대구에 있었네
대구 ‘플레이 멀티 박스’
지역의 자립형 멀티숍에 대해 알고 싶다면 ‘플레이멀티박스’부터 찾아가야 한다. 도메스틱 브랜드 디렉터들이 인정하는 알짜배기 숍이기 때문이다.
디렉터들을 인터뷰 할 때 “매출이 가장 잘나오는 매장은 어디인가요?”라는 질문에 “온라인은 힙합퍼…수도권은 에이랜드…… 아! 그리고 대구 동성로에 ‘플레이멀티박스’요!”라는 식의 답이 돌아오는 것이다.
‘플레이 멀티 박스’는 2010년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에 문을 열었다. 시원한 통유리 사이로 형형색색의 백팩과 캐주얼의류가 시선을 사로잡는 이 매장에는 끊임없이 손님들이 드나든다.
주변에는 「팬콧」 「BSQT」 등 도메스틱 브랜드 매장과 온라인 멀티숍 「빅파이」의 대구점 매장이 자리잡고 있어, 도메스틱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권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플레이멀티박스’는 「디얼스」 「클립즈」 「세인트패인」 「앱놀머씽」 「와이백」등 도메스틱 홀세일 브랜드를 비롯해 「허쉘」 「캉골」 「잔스포츠」 「핏플랍」 등 해외 브랜드까지 30여 개가 넘는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템을 한 자리에서 직접 보고 고를 수 있어 대구 시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2010년 오픈한 동성로점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수성구 신매동에 시지점을 추가로 오픈했다. 임이상 대표는 “대구 지역에서 내실을 다진 뒤 추후에 전국으로 분점을 늘려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진 디자이너 감성 전하고파”
대전 ‘12736’
지난해 11월 대전 둔산동에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편집해 판매하는 셀렉트 숍 ‘12936’이 등장했다.
이 숍은 일단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면이 통유리로 이루어진 매장은 천정이 다른 건물 2층 높이 만큼 트여 있어 29m2(9평)이라는 실평수를 무색케한다. 하얀 철제로 꾸며진 행거 및 진열장, 숍 안에 꾸며진 미니 카페, 픽시 바이크 등은 마치 유럽의 쇼룸과 같은 세련미를 연출한다.
유정화 ‘12736’ 대표는 “예전부터 신진 디자니어 브랜드를 좋아해 서울까지 가서 쇼핑을 하고는 했다. 그러다 이렇게 예쁘고 좋은 옷을 대전에서도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직접 팔아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가 선택한 브랜드는 박병규 디자이너의 「하우앤왓」, 주효순 디자이너의 「폴앤앨리스」, 박혜인 디자이너의 「티나블러썸」, 김인혜 디자이너의 「메종드이네스」 김홍범 디자이너의 「크레스에딤」이다. 최근에는 「미미드미쉘」과 「릭스즈 드 미오」도 추가됐다.
유 대표는 “대전에서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디자인을 보고 마음에 들어하다가고 높은 가격대를 보고 깜짝 놀라시는 분들도 많다. 그래서 손님들에게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길어지고는 한다”고 전했다.

“20대들이 즐겨 찾아요”
청주 ‘후퍼’
청주 성안길에는벌써 4년차를 맞은 멀티숍 ‘후퍼’가 있다. 66㎡(20평)의 매장은 깔끔한 화이트톤 인테리어로 꾸며져 다채로운 컬러의 의류들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이곳에는 7~8개 스트리트 브랜드를 취급한다.
「펠틱스」 「로아이츠」 「크리틱」 「노아트」 「리멤브란스」 등의 도메스틱 브랜드와 더불어 「캉골」 「스투시」 「NSB」 등의 인터내셔널 브랜드도 만나 볼 수 있다. 주로 20대 고객층들이 많이 찾는다.
함문종 대표는 “전에는 내셔널 브랜드 가두점을 운영했었다. 그런데 점차 1숍 1브랜드로는 힘들어 질 것 같더라. 시대의 흐름에 발 맞추기 위해 멀티숍으로 전환하게 됐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정취가 물씬 '고사우스'
부산 ‘고사우스’
지난 3월 31일 대청동에 또 하나의 셀렉트숍이 문을 열었다.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매료와 안티도트에 이어 대청동 패션 상권에 출사표를 던진 주인공은 고사우스. 론칭한지 채 3개월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부산 사나이'들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고사우스는 2009년 안티도트를 시작으로 리테일 비즈니스에 뛰어든 서장현 대표가 야심차게 준비한 두 번째 편집숍이다. 안티도트 대청 본점과 홍대 2호점을 통해 리테일 경험을 쌓은 서 대표는 좋은 콘텐츠에 문화적 요소와 쇼룸 비즈니스를 결합시킨 고사우스를 론칭했다.
서 대표는 "안티도트가 스트리트 감성에 편중된 콘셉숍이라면 고사우스는 패션과 서브 컬처, 라이프스타일로 다각화한 멀티숍"이라며 "사람들은 국내 트렌드와 패션 인프라가 서울에만 집중돼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외 지역에서도 문화와 지역색을 반영한 리테일숍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최근 서울의 패션 편집숍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하며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감행하고 있다"며 "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것이 필요했고 오직 부산이기 때문에 가능한 요소를 추가하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서 대표가 말한 요소는 다름아닌 '캘리포니아 액션스포츠'. 서핑, SB(스케이트보드) 등 부산은 국내에서 드물게 캘리포니아 액션스포츠 문화가 활성화 된 곳이다. 곳곳에서 SB 강습 교실이 열리고 국제 서핑 대회를 주최하기도 한다.
대한 서핑협회 이사직을 역임할 정도로 액션스포츠에 애정이 남다른 서 대표는 고사우스 지하 1층에 액션스포츠 의류와 장비 제품들을 채우며 전문 브랜드 소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서 대표는 "추후 전국 10여 곳에 고사우스 매장을 내고 싶다"며 "대청점 콘셉을 고수하기 보다 들어설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플렉시블한 셀렉트숍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총 면적 330m²(100평) 고사우스의 현재 입점 브랜드 개수는 20개 정도. 서 대표의 계획대로 하반기 40여개까지 확대하더라도 매장 규모에 비하면 그리 많은 브랜드가 입점한 것은 아니다. "옷이며 가방이며 빽빽하게 진열하면 상품성을 알아보기도 힘들고 결국 외면 받는 브랜드가 생긴다"는 것이 고사우스 측 입장이다.
따라서 고사우스는 지하 2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6개 층을 저마다 특색 있는 공간으로 꾸며 문화와 상품이 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지하 2층은 '인큐베이팅' 장소다. 인디와 서브 컬처를 바탕으로 활동하는 신규 브랜드나 신진 디자이너, 아티스트들의 PT쇼와 공연이 개최된다. 대관료가 저렴해 갤러리 전시나 사조직의 모임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지하 1층의 테마는 액션 스포츠로 서프와 SB관련 의류와 장비, 액세서리들이 가득 차 있다. 「빌라봉」「퀵실버」「닉슨」「리프」「산타크루즈」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화려한 프린팅의 데크가 인상적인 SB 브랜드 「페니」는 국내 취급점이 많지 않아 인기가 좋다.
1층에는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이 가득하다. IT기기 전용 액세서리부터 음반, 잡지, 양말, 향초 등 다양한 소품들이 구비돼 있다. 추후 가구와 생활 소품들도 추가적으로 들여올 계획이다.
2층과 3층은 패션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고사우스에서 국내 총판권을 갖고 있는 「RVCA」를 비롯해 「마샬아티스트」「클레이」 등 7~80%가 수입 브랜드로, 「브라운브레스」 등 나머지가 국내 브랜드로 구성돼 있다.
서 대표는 "입점 브랜드마다 넓직한 팝업 공간을 제공해 보다 효과적으로 브랜딩하도록 돕고 있다"며 "룩북이나 브랜드 슬로건, 로고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소품들을 활용해 브랜드마다 단독숍처럼 보이게끔 구성했다"고 밝혔다.

바다건너 제주에도 ‘셀렉트 숍’ 등장
제주도 ‘트리플 스토어’
지난해 7월 제주시 패션 일번지 중앙로에 조금은 색다른 가게가 들어섰다. 조금씩 톤이 다른 벽돌과 결이 살아있는 나무로 윈도우를 꾸며 따뜻한 감성을 강조한 이곳은 제주 유일의 스트리트 셀렉트 숍, ‘트리플 스토어’다.
이 숍은 국내외 스트리트 브랜드 17개를 편집해 판매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도메스틱 홀세일 브랜드 「리타」와 「라이풀」, 「칼하트」 그리고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 「미쉬카」가 가장 인기가 좋다.
‘트리플 스토어’를 이끌어 가고 있는 방승환 대표와 서정환 매니저는 어린 시절 부터 함께 해온 친구 사이. 학창시절 부터 스트리트 문화에 기반을 둔 브랜드에 관심이 많아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해외에 직접 나가 구매하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 제주도에 스트리트 셀렉트 숍을 오픈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일지도 모른다. 방승환 대표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이 아닌 여러 문화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장소로 키워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트리플 스토어는’ 100% 사입제로 운영된다. 서정환 매니저는 “우리는 아이템별로 우리 숍의 이미지와 맞는지 또는 얼마나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판단해 셀렉한다. 그런데 위탁으로 운영하면 풀 컬렉션을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지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7월에는 ‘트리플 스토어’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한다. 방승환 대표와 서정환 매니저의 특별한 셀렉션을 전국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은시내, 김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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