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요즘,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스타 디자이너 6인을 선정했다. 독특한 감성과 브랜드 매니지먼트에 대한 감각까지 겸비한 패션계 이슈메이커를 소개한다.

조나단•최종규•박인규 「디스이즈네버댓」공동대표
세 남자의 진솔한 댄디 룩
만화책과 베어브릭, 자전거, 빅뱅을 좋아하는 세 남자가 모인지 벌써 5년 차다. 오랜 친구이자, 형제처럼 친한사이로 발전한 그들은 「디스이즈네버댓(tint.firstmall.kr)」으로 국내 남성 소비자 마켓에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에이랜드 8개점과 레벨5를 비롯해 29cm, 일모스트릿닷컴, 브라운브레스 등 주요 편집숍과 인터넷 쇼핑몰에서 인디 디자이너로서의 역사를 만들어간다.
그들이 만든 옷은 꾸밈없이 진하게 우려낸 녹차 같다. 화려한 색감이나 강렬한 요소는 없지만, 전체적으로는 멋스러운 감도를 선사한다. 무심한 듯 댄디한 감성이 물씬 풍겨난다. 젊은 유러피안 스타일이 눈길을 끈다. 2007년 12월 31일 「디스이즈네버댓」을 처음 론칭했을 때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감도를 선보였다. 처음 셔츠 4개로 시작했을 당시 멋 낸 느낌을 강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오히려 여러 해를 거듭하면서 「디스이즈네버댓」은 지금의 깊은 멋을 완성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 세 남자가 추구하는 멋이란, 내구성이 좋고 남다른 디테일을 선보이는 것이다. 조나단 대표는 “우리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든다. 너무 튀는 것은 싫다. 나도 내 친구도 입을 수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재미를 주고 싶다”고 전한다. 최종규 대표는 “디자이너 브랜드라고 표시내고 싶지 않다. 오히려 일상에서 재밌게 입고 싶다”고 덧붙인다.
우수한 퀄리티 또한 「디스이즈네버댓」만의 강점이다.인기 상품인 반팔 티셔츠는 축률을 고려해서 만든다. 미리 XL와 XXL로 패턴을 만든 후 워싱 가공으로 미리 사이즈를 줄여버린다. 그래서 세탁기에 돌려도 오래 입을 수 있다. 축률 가공에 대해서 고객에게 알리기 위해 티셔츠에는 별도의 스티커를 부착한다. 또 신상품이 출고되면 세 명의 디자이너들이 각자 매장을 방문해 직접 전달한다. 판매사원에게 상품의 특징을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래서인지 판매사원들에게 반응이 좋은 편이다.
티셔츠의 경우에는 직접 소재를 짠다. 벽돌색과 같이 그들이 원하는 정확한 컬러를 만들어내거나, 줄무늬 패턴 하나까지도 민감하게 신경쓴다. 또 지난 봄 베스트셀러로 손꼽힌 트렌치코트도 남다른 감각이 돋보인다. 심플한 실루엣의 싱글 트렌치코트는 여러 차례의 왁스 가공으로 특유의 색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특히 이번 S/S시즌에는 3인방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책에서 영감을 받았다. 박인규 대표는 “아다치 미치루의 만화를 좋아한다. 야구를 소재로 한 베스트셀러 터치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만화에 담긴 1980년대 시대상과 색감이 인상적이였다”고 전한다.
특히 3명의 디자이너가 바라 본 각기 다른 시각과 감성이 「디스이즈네버댓」만의 스타일로 완성됐다. 가격대는 코트 25~30만원선, 재킷 15~20만원선, 셔츠 10만원선, 티셔츠 3~5만원선이다.
이들은 올해를 「디스이즈네버댓」 도약의 해로 바라본다. 최 대표는 “유통망이 점점 늘어나면서 고객들의 기대감도 높아지는 것 같다”며 “올 F/W 시즌에는 티셔츠는 물론 코트 아이템으로 「디스이즈네버댓」의 감도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조영철 「언더컨트롤」 대표
‘모자’로
전국 상권 휩쓸다
모자 2개로 시작해 10개월 만에 서울부터 제주도까지 유통망을 확보하며 화제를 모은 인디 디자이너가 있다. 「언더컨트롤(undercontrol.co.kr)」을 전개중인 조영철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조 대표는 현재 「언더컨트롤」을 에이랜드 7개점, 스페이스맨(인천점, 천안점), 원더플레이스, 트리플스토어(제주도점) 등 13개 셀렉트숍에서 선보인다. 자사 사이트를 비롯해 플레이어, 무신사 등 10여개 온라인 몰에도 입점했다. 특히 에이랜드에서는 한달간 총 1000pcs가 판매돼 인기 브랜드임을 증명하고 있다.
조 대표는 중앙대학교 의상학과를 졸업한 후 「프라다」와 「르샵」에서 VMD로 활동했다. 2년 남짓 직장생활을 한 그는 모자 디자이너로 전향하게 됐다. 모자를 선택한 이유는 의류에 비해서 인디 디자이너가 접근하기 용이했기 때문이다. 옷은 매번 패턴이 바뀌지만 모자의 경우에는 명칭별로 패턴이 쌓여간다. 패턴 스타일을 어느정도 보유하고 있다면, 소재만 달리해도 신상품을 만들 수 있다. 의류에 비해서 재고 부담율도 적다. 특히 SPA브랜드가 진입하면서 의류 시장은 더욱 경쟁이 치열해진 것에 비해서, 잡화 시장은 전망이 밝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단지 마켓적인 분석으로 「언더컨트롤」이 인기를 끈 것은 아니다. 이 브랜드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고객의 지갑을 열게 했다. 가격대는 3만~3만9000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데 비해서 디자이너 브랜드의 감성이나 퀄리티를 즐길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은 가죽을 덧댄 밀리터리 캡이다. 모자의 부착물로 통가죽을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틸로고, 스티치 등 섬세한 부분까지도 품질에 신경쓴다. 또 외투와 같은 안감을 사용하며, 손바느질로 마감을 한다. 또 시즌마다 멜란지 등 택의 소재를 달리 해서 작은 재미를 준다. 짧은 시간동안 브랜드를 키워오면서 어려웠던 점은 공장관리다. 모자는 철형으로 만들다보니 재생산된 상품이 다른 경로로 유출된 경우도 있다. 또 해외생산을 진행하면서 소재나 컬러가 바뀌기도 한다. 지난달에는 원단 문제로 4000pcs를 폐기했다.
조 대표는 “「언더컨트롤」은 일반 사람들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평범한 브랜드를 지향한다”며 “아직 매출규모는 작지만 킬링 아이템을 보유한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말한다. 올 F/W시즌부터 여자라인도 선보인다. 기존에 남성모자를 구입하는 여성고객들이 꽤 있었기 때문에 도전하게 됐다. 방한모를 남녀 공용으로 선보인다. 여자 라벨은 「윌리엄텔과 그의 아들(가칭)」이라는 라벨로 전개될 계획이다. 또 옷을 제외한 선글라스, 팔찌 등 액세서리나 잡화 류도 기획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다수의 유통망을 확보한 그는 이제 해외 마켓에도 관심이 많다. 조 대표는 “국내 로드와 온라인 마켓을 더 이상 늘리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해외 수출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유경 「모스카」 대표
유쾌한 반전
콘셉추얼하게~
디자이너 오유경은 프로젝트런웨이코리아 파이널리스트 톱3에 오르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위는 아니였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실력자로 많은 팬층을 보유했다. 어떤 미션이 떨어져도 침착함을 잃지 않으면서 색다른 반전 스타일을 선보였다. 거기에 밝은 미소마저 인상적이였다. 2009년 사디(SADI) 졸업쇼를 준비하면서 「모스카(www.mosca.kr)」를 론칭한 그는 동대문 두타에서 자신만의 스타일 스토리를 꿋꿋하게 만들어왔다. 처음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파티에서다. 아트를 결합한 여러 차례의 파티에 참여한 오 대표는 파티어에게 입 소문이 난 디자이너다. 그런 가운데 프런코에 출전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모스카」가 더욱 큰 인기를 끈 이유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으로 풍겨나는 색다른 감성 때문이다. 오 대표는 “「모스카」가 특이한 감성의 브랜드는 아니다. 아무래도 「모스카」의 발상이나 생각을 재밌게 봐주는 것 같다”며 “자세히 보면 찾을 수 있는 위트를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그는 비대칭이라던가 어려운 디테일을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혀 사용하지 않던 소재를 티셔츠로, 혹은 등산용 소재를 실크감촉의 블라우스로 만든다. 또 단아한 스트라이프 롱스커트에는 과감한 컷이 가미된다. 바지 길이를 예상치 못하게 길게 잡기도 한다.
오 대표의 유쾌한 위트는 컬렉션 주제를 잡을 때부터 시작된다. 지난 2010년 F/W시즌에는 노숙자, 2011 S/S시즌에는 꼬마니콜라, 2011 F/W 시즌에는 십자가 모티브의 무종교주의자,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바람난 여자를 콘셉으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바람난 여자의 컬렉션에서는 카라장식을 부착한 노방상의를 제안하거나, 치골이 훤히 보이는 스커트, 꽃무늬처럼 보이는 생낙지 모양의 프린트를 내놓았다. 또 끈으로 잡아서 도발적인 느낌을 가미한 팬츠도 색다른 감성을 전한다. 아닌 듯 하면서도 무엇인가 특별함을 담는 것이 오 대표의 여심을 사로잡는 비결이다.
올 F/W 시즌에는 반려견의 사랑스러운 모습이나 컬러, 텍스처를 컬렉션에 반영할 계획이다. 반려견이 혼자 집에 있을 때 카메라로 담은 것처럼 그들만의 삶을 몰래 지켜본 듯한 의류 디자인을 선보이겠다니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영상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오 대표는 “옷만으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1차원적인 것 같다. 내가 셀렉한 사진, 음악, 옷걸이 등 옷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전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재미있는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 그런 독자적 감성을 표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이동인「유즈드퓨처」대표
유럽서 인정받은
디자인 파워
론칭 첫 시즌 유럽 바이어에게 선택받은 디자이너가 있다. 「유즈드퓨처」를 전개하는 이동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한섬에서 「타임옴므」 와 「시스템옴므」의 디자이너로 활동한 그는 회사를 정리한 후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목표는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이였다.
그후 2010년 F/W시즌 프레타포르테파리 페어에 참가해 「유즈드퓨처」을 선보였다. 참가 첫 시즌에,그것도 신입 명찰을 단 그에게 파리의 ‘르66’ 셀렉트 숍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맨투맨티셔츠 형태의 스웨터셔츠를 비롯해 종류별로 다양한 아이템을 바잉했다.
다소 무모할 정도로 적극적인 그의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행사가 끝난 후 그는 유럽 일대 셀렉트 숍을 직접 방문해 바이어들을 직접 만났다. “1000만원이나 들여서 페어에 참가했는데, 그냥 돌아오기 싫었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그가 노력한 만큼 달콤한 결실이 뒤따랐다. ‘앤트워프’, ‘프린세스 브룩’ 등 유럽 셀렉트 숍 2개점에서도 바잉을 하기로 한 것. 이때 맺은 인연은 3시즌 간 상품을 공급하는 비즈니스로 이어졌다. 국내에서도 호응이 있었다. 국내에서 디자이너 셀렉트 숍으로 명성을 쌓은 ‘플로우’, ‘데일리프로젝트’, ‘프로덕트’, ‘보이플러스’, ‘더블유콘셉’ 등 6~7개점에서 전개하고 있다.
「유즈드퓨처」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일 수 있었던 점은 유러피안 감성에 기반한 남성복이라는 점이다. 이 대표는 애초에 론칭초부터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이 브랜드를 준비했다. 현재 아메리칸 캐주얼이 트렌드인 것에 비해서 「유즈드퓨처」의 감성은 오히려 차별화 요소로 작용했다. 이 대표는 “「유즈드퓨처」는 유럽적 성향 강하다. 심플하면서도 섬세함이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고 설명한다. 또 남성복이지만, 밝은 컬러가 눈에 많이 띈다. 남성복에서 찾아보기 힘든 강렬한 비비드 컬러보다는 맑고 청량감 있는 컬러가 사용됐다. 그 대신 디테일을 배제하고 심플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시즌 인기아이템은 독특한 컬러감의 심플한 반바지와 니트다.
론칭 2년차를 맞이한 그는 요즘 「유즈드퓨처」의 분명한 이미지, 그리고 히스토리를 만들어 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의 감각을 즐기는 이들은 주로 트렌드에 영향을 받아도, 자신만의 취향을 즐기려는 남성고객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특유의 맑은 감성에 여성고객들의 문의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도전에 주저함이 없는 그에게 여성복은 또 다른 미션으로 주어졌다. 7월 중 「유즈드퓨처」의 여성복 라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해야하는 점이 힘들기도 하지만, 「유즈드퓨처」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작업은 즐겁다. 하고 싶은 일은 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말한다.

양현선 「젬마양」대표
모던한 건축美
슈즈로 부활
건축적인 모던한 아름다움이 슈즈로 부활한다. 디자이너 양현선은 「젬마양」으로 건축적인 아트웍을 시도하고 있다. 뉴욕 태생의 건축가 프랑코 오게리에 대한 동경은 「젬마양」에 그만의 감성으로 완성된다. 오게리와 관련된 서적이나 사진을 보면서, 그의 삶속으로 들어가 디자인을 만들어간다. 기하학적인 쉐입이나 유선형의 실루엣, 그리고 알루미늄 디테일을 슈즈 디자인에 접목시켰다. 창문은 매시소재로 표현했으며, 나사 등 금속적인 장식으로 포인트를 줬다. 그는 “건축이나 팝아트 그림을 좋아하지만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며 “예술에 대한 환상이나 내 꿈을 디자인에 접목한다”고 설명한다.
“슈즈를 디자인할 때가 가장 즐겁다”는 양 대표는 대학시절 가죽과 관련된 액세서리를 만드는 교육을 받았다. 2005년에는 「더슈」에서 웨딩슈즈와 연예인의 레드카펫용 슈즈를 담당했다. 슈즈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던 그는 이탈리아 마랑고니로 유학길에 올랐다. 그곳에서 패션 액세서리 마스터 코스를 밟으며 기본기를 다졌다. 한국으로 돌아온 2011년 6월 드디어 꿈에 그리던 자신만의 브랜드를 론칭했다.
양 대표의 슈즈에 열광하는 소비자는 주로 패션이나 디자인 종사자들이다. 특유의 쉐입이나 굽의 실루엣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신선한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디테일적인 요소 때문에 화려함이 앞설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모던한 것이 「젬마양」의 매력이다. 특히 양 대표는 어떤 주제라도 고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슈즈는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신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소재 퀄리티를 중시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다. 이탈리아나 스페인 수입산을 고집한다.
이어서 양 대표는 이번 시즌부터 백 라인과 블레이슬랫 등 액세서리 라인을 선보인다. 백은 딱딱한 클래식 무드를 강조한 것이 특징. 화이트 컬러의 스퀘어 백은 견고한 클래식무드와 미래적인 분위기를 낸다. 현재 가방과 슈즈는 오더베이스로 소량 생산된다. “가방은 아직 구색 맞추는 정도지만, 공방에서 가방 장인 1인이 모든 공정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퀄리티를 중시한다”고 말한다. 퀄리티에 투자하는 만큼 가격대는 50~70만원선으로 고가이다.
현재 「젬마양」은 도산공원 ‘인터섹션’을 비롯해 ‘플로우’, ‘30스페이스’, ‘매그앤매그(명동점, 가로수길점)’과 ‘일모스트릿닷컴’, ‘더블유콘셉’에서 선보인다. 올해 양 대표의 목표는 점진적으로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을 계획이다. 대중화를 겨냥해 이번 시즌에는 옥스퍼드 슈즈를 선보였다. 낮은 굽 슈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이번 시즌에는 편안하게 신을 수 있는 슈즈도 눈에 띈다. 또 해외 시장에도 진출해 판로를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안태옥 「스펙테이터」대표
좋은 옷,소비자를 매혹하다
“시대에 잘 맞는 워크웨어를 선보이는 디자이너다.” “그의 옷에는 손이 먼저 간다. 원단을 멋스럽게 사용한다.” 안태옥 「스펙테이터(www.anteok.com)」 대표에 대한 업계 디자이너들의 평가이다. 그는 요즘 잘 나가는 스타 디자이너로 손꼽힌다. 그렇다고 해서 쇼맨십 혹은 스타성으로 단기간에 라이징 스타에 오른 것은 절대 아니다. 올초 ‘텐꼬르소꼬모’가 진행한 10인의 디자이너 콜래보레이션에 참가하는 등 업계에서도 이미 옷으로써 인정받았다. 또 최근 소비자들에게 선투자를 받는 제도를 신설해, 「스펙테이터」에 대한 고객의 높은 신뢰도를 보여준다. 어떤 디자인이 나올지 모른채 돈을 투자하는 소비자가 있다는 점이 놀랍다.
도대체 「스펙테이터」의 안태옥이 누구길래 그럴까. 그는 일찍이 ‘될성부른 나무’로 불린 재원이다. 한성대 의상학과 재학 중 패션대전에 출전해 1위의 영광을 안았다. 덕분에 이탈리아 마랑고니로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도 「안토니오베라르니」 디자인실에서 활동했으며,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엘록」 남성복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4세라는 남성복 최연소 팀장에다가, 당시 획기적인 감성으로 「엘록」의 입지를 다진 론칭 멤버로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화려한 러브콜을 거부한 채 2010년 그가 자신만의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것은 좋은 옷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 때문이다. “난 까다로운 소비자다. 20살 이후로 한국에서 옷을 산 기억이 없다. 국내 남성복 브랜드는 해외 브랜드에 비해서 퀄리티가 떨어진다. 특히 원단이나 부자재가 조악한 경우가 많다”며 “이대로 지켜보는 것이 싫었다. 소비자가 느끼는 최고의 옷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돈에 구애받지 않고 최고의 재료로, 좋은 옷을 만드는 것이 안 대표의 철학이다. 면은 이탈리아, 지퍼는 스위스, 단추는 미국에서 수입한 품목을 사용한다.
「스펙테이터」는 스포츠 감성을 기본으로 한 완성도 높은 캐주얼을 지향한다. 그래서 포멀하지 않다. 남자로서 남자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옷을 만든다. 「스펙테이터」는 1챕터부터 7챕터까지 7단계로 이뤄져 있다. 현재 그가 전개하는 라인은 1챕터로 안태옥의 기본이 될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중이다. 그래서 유행을 따르기보다 심플한 감성의 전통을 만들어간다. 예를 들면 ‘군복의 실용성’을 다양한 모티브로 제안한다. 티셔츠처럼 입는 방식을 사용하거나, 머슬린에 로맨틱한 꽃무늬가 더해진 소재를 사용하는 등 셔츠 한장에도 기발함이 돋보인다. 밀리터리인 해군의 디테일을 담은 데님 재킷도 흥미롭다. 여러 차례의 수정과 가봉을 거쳐서 미해군 특유의 빈티지 라운드 패치 포켓을 표현했다. 게다가 「스펙테이터」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이다. 셔츠 가격은 10만원선이며,전 아이템 모두 세탁기에 돌려도 줄어들지 않게 가공했다.
고집스러운 옷에 대한 정직한 철학은 블로그를 통해서 소비자에게 알려진다. 안 대표는 셔츠 주머니가 불룩한 것이 더욱 실용적이라는 정보나 티셔츠처럼 입는 셔츠가 등장했다는 소식을 블로그에 글로 올린다. 분명 이 같은 활동은 PR이나 마케팅의 일환인데, 좀처럼 그의 블로그에서는 상업적인 이미지로 풍기지 않는다. 옷에 대한 뚜렷한 그의 주관이 담긴 글에서는 디자이너의 위트와 색다른 스타일에 대한 감성이 전해진다. 그의 글에 소비자들이 ‘고맙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안대표는 “진심은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몇몇 고객들은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한다. 디자이너로서 감동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며 “「스펙테이터」를 찾는 소비자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옷이 좋으면 특별한 유통전략을 펼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매장 입점에 있어서는 상당히 신중한 편이다. 오프닝 세러머니에서 연락을 받았지만 거절한 적도 있다. 「스펙테이터」의 옷 자체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한국 브랜드 특집전과 같은 형태로 소개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좋은 옷을 만드는데 쏟겠다는 의지다. 현재 ’므스크샵’ ‘맨온더분’ ‘프로덕트’에서 선보인다.
윤소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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