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리드얼라이브」의 아트디렉팅 뿐만 아니라 밴드 활동도 한다고 들었는데.
“아. 지금은 아니에요. 몇 년 전에 그만뒀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했는데 중간 중간에 다른 밴드들 재킷 등을 아트웍 해주면서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졌거든요. 그걸 휴먼트리 김종선 대표가 보고 함께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론칭해보자고 제안했죠.”
스트리트 캐주얼이라고요?
“1970~80년대 미국의 스트리트 문화가 담긴 옷이에요. 사실 스트리트 문화의 대표 키워드인 펑크 록은 영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먼저 생겨나 거리 문화를 주도했던 음악 장르입니다. 스트리트 문화 하면 스케이트 보드와 그래피티 티셔츠도 빼놓을 수 없죠. 특히 티셔츠는 거리문화를 주도했던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옷이었습니다. 여기에 자신의 정체성이나 개성을 드러내고자 그림을 그려 넣기 시작했는데 점차 자신이 속하는 특정 그룹 혹은 밴드를 상징하는 그래피티가 많아졌고, 서로의 티셔츠를 교환해 입기도 하던 것이 스트리트 패션이 시초가 됐습니다.”
그럼 그 당시 의복의 형식을 빌려와 재해석하는 건가요?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정신을 계승하는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세상의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순수한 열정, 청춘의 패기가 근간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여기서 뻗어 나오는 이야기들을 매 시즌 새로운 메시지로 풀어내고 있어요.”
주로 어떤 이야기들을 담나요?
“예를 들면, 올 F/W 시즌에는 ‘불편한 진실’이라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알고는 있지만 애써 부정하고 싶은 그러나 실존하는 어두운 사실들이요.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것들이죠. 식육을 위해 길러지는 가축들이나 편리한 삶을 위해 오염되는 환경 같은… 옷을 잘 살펴보면 읽어낼 수 있죠. 올 시즌에 나오는 헌팅 재킷에도 안쪽을 살펴보면 머리가 두 개 달린 오리가 그려져 있어요. 환경오염 때문에 기형적으로 태어나는 무고한 생명체를 상징해요.”
그런 메시지를 소비자들이 모두 알아봐주는 건가요?
“아니오. 저흰 옷의 디테일이나 티셔츠의 그래피티 등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둘 뿐이에요. 그런데 숨겨진 메시지임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를 읽어내시는 분들이 많아요. 처음에는 상품의 디자인에 끌려 왔다가 브랜드가 전하는 메시지를 읽고 나면 그 이후 로열 소비자로 자리 잡는 거죠. 쇼룸까지 찾아와 무슨 뜻이냐며 묻고 가는 열혈 팬들도 있어요.”
의도한 메시지 전달에 성공한 거네요.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브랜드를 운영하는 목적이 문화전파에 있다 보니 브랜드를 볼륨화에는 별 관심 없습니다. 상품도 정해진 양만 생산하고 인기가 많다고 해도 리오더 하지 않아요.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만 최소한의 이윤을 남기고 있습니다. 결국 패션도 음악도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문화의 카테고리에 속한 하위 범주로 보고 있는 거죠.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국내 브랜드이니만큼 한국의 색을 담아내고 싶습니다.”
한지형.최은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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