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트워크로 새로운 시너지 창출
#1. 갖은 노력에도 활성화가 더디던 「에뜨와」와 「맨스타」. 지난해를 기점으로 리딩 브랜드를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다. 그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2. 비효율적인 기업 운영으로 투자가치 ZERO(제로)인 한 온라인 업체. 이 업체가 국내를 넘어 미국과 중국에서도 브랜드 사업을 펴갈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3. 저가 화장품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미샤」. 그 여세를 몰아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성과가 없다가, 최근 호주 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 그 비결은 뭘까?
세 사례의 공통점은 기업 간 네트워크다. 패션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가 이 ‘네트워크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다. 유형별로 성과를 내고 있는 패션 업체 사례를 통해 네트워크가 갖는 시너지 효과를 살펴봤다.
국내 기업간의 네트워크
아가방앤컴퍼니가 행보가 더디던 「에뜨와」를 살리기 위해 2005년 디자이너 홍은주와 업무 제휴를 했다. 홍은주 디자이너는 자신의 스타일인 모던한 라인과 아방가르드한 요소를 유아복에 입혀 디자인을 차별화 시켰다.
독특한 디자인, 고가 정책 등으로 소비자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에뜨와」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시장에 확고히 안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 바이어가 선정한 유아동복 베스트 브랜드 설문에서 「밍크뮤」 「쇼콜라」 「베이비헤로스」에 이어 4강에 진입하기도 했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에뜨와」의 성공에 힘입어 디자이너 홍은주와 제휴를 자사의 「디어베이비」까지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 홍은주 역시 아가방앤컴퍼니의 지원으로 꾸준히 파리 컬렉션에 참가했고, 얼마 전부터는 뉴욕으로 무대를 옮겨 자신의 디자이너 세계를 넓혀가고 있다.
생산업체와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그려가는 업체도 있다. 온라인 중심으로 스트리트 캐주얼을 전개해 온 스카이문(대표 오영주). 이 업체는 지난해 9월에 캐릭터 라이선스 브랜드 「지-코믹스(G-COMICS)」를 가지고 서울패션소싱페어에 참가했고, 그 인연으로 상해에 생산 기반을 갖고 있는 한 글로벌 소싱 업체 A사를 만났다. 당시 스카이문은 온라인에서 꽤 규모있게 사업을 하고 있었고, 명동에도 매장을 내는 등 브랜드로서 도약을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펴고 있었다. 하지만 소싱 능력이 떨어지며 사업 효율이 좋지 않았다.
스카이문은 경쟁력 있는 생산 업체와 투자자를 찾고 있었고, A사는 글로벌 브랜드들과 거래하며 자체 브랜드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의기투합한 두 회사는 10개월 가량 자체 준비 과정을 거쳐 오는 8월 미국 매직쇼 등 페어에 참가해 본격적으로 브랜드 사업을 펴나 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에도 현지 법인 사무실을 설립할 방침이다.
트라이시클 오가게는 온라인 유통기업으로 축적해 온 인프라와 시스템,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지난 1월 8일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최형석 대표는 “오가게에 입점해 있는 500여개 브랜드 판매 분석 데이터를 통해 디자인력, 제품 생산 능력, 기획력 등을 보면서 놀랬다. 이 정도라면 중국은 물론 미국 유럽에서도 경쟁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다”며 “글로벌 진출에 비전을 그릴 수 있었던 요인은 오가게가 갖고 있는 네트워크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간의 네트워크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던 고민을 해외 업체와 제휴를 통해 해결한 사례도 있다.
코오롱(대표 제환석)의 「맨스타」는 지난해 9월부터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마우로크리거(Mauro Krieger)와 제휴해 새로운 라인을 출시했다. 신사복 시장과 소비자 니즈에 맞춰 상품 제안에 있어서도 변화가 필요했고, 젊은층에 대한 신규 고객 창출도 필요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콘셉트를 바꿨다가는 기존 고객이 이탈되지 않을까 걱정됐다. 이런 와중에 소비자에게 신선함과 기존 고객 저항없는 변화의 방법으로 마우로크리거를 선택한 것이다. 결과는 좋다.
권영숭 부장은 “차별화된 상품이 매장 내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대 70%까지 소진됐다”며 “젊은 고객을 유입한 것은 물론 고급스러운 이미지 구축에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올포유」는 해외 소싱 업체와 만남을 통해 ‘메쉬 트리코트’에 대안을 찾았다. ‘메쉬 트리코트’는 무더운 여름 끈적임을 최소화시켜주는 기능성 소재로 출시되면 거의 완판되는 수익성 높은 아이템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제작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아 늘 수급에 어려움을 겪던 아이템이기도 하다.
생산업체가 많지 않다보니 생산 원가도 2만5000원으로 비쌌고, 최대 생산량도 시즌에 600여개 정도에 불과했다.
「올포유」는 이러한 ‘메쉬 트리코트’를 지난해 9월 서울패션소싱페어에서 한 중국 소싱 업체를 만남으로써 올 춘하 시즌에는 원없이 팔 수 있게 됐다. 이 업체는 국내에도 몇 대 없다는 ‘메쉬 트리코트’ 제작 기계를 5대나 보유하고 있다. 수량도 3000~6000장 주문이 가능했고, 단가도 국내보다 1만원이나 저렴한 1만5000원이다.
전 세계 51개국 약 6000여명 한민족 네트워크 활용
전 세계에 나가 있는 재외 한인, 한민족 네트워크를 활용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저가 화장품으로 국내 돌풍을 일으켰던 「미샤」는 「더페이스샵」에 국내 마켓 1위 자리를 양보하면서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했다. 의욕과 달리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가 최근 호주에 잇따라 매장을 내며 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회사가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 천용수 이사장의 해외 진출 노하우를 전수받은 것이 큰 힘이 됐다. 「미샤」는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2004년부터 해외 한인무역인 네트워크 구축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가 밝힌 한인 무역인은 전 세계 51개국에서 약 6000여명. 이들은 모국 상품을 구매하는 바이어의 역할과 함께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시 도움을 주는 현지 에이전트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장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질감과 이해 상충 극복해야
네트워크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어려움도 많다. 기업간 서로 이질적인 요소를 극복해야 할 뿐 아니라, 간혹 이해가 상충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를 보고 하기 보다는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관계를 가지며 이견을 좁혀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국내에서 소싱해 주로 미국 프리미엄 진 브랜드에 납품 대행을 하고 있는 K씨는 “국내 동대문 ODM 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해외 진출은 브랜드나 동대문 업체들이나 욕심내고 있는 마켓이다. 진출을 목전에 두고 비즈니스를 펼치는 브랜드 관계자들과 일해 봤지만, 동대문 업체에 비해 의사결정 능력, 스피드, 오픈 마인드 등이 다소 결여된 모습이다. 오히려 동대문 업체들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더 맞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진 브랜드에서 영업 본부장을 지내고 현재는 미국과 아시아를 오가며 소싱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다.
함민정 기자
hmj@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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