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에 물 붓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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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5 오전 11:15:42

작은 조직으로 큰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면 시스템을 통해 풀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것은 마치 ‘밑빠진 독에 물을 붙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최근에 패션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패션기업과 브랜드들이 일하는 순서를 바꾸고 의사결정을 단순화해 성과를 내는 사례를 살펴봤다.


대기업, 의사소통 간소화


대기업이 패션사업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가장 큰 이유로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하다는 것을 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들이 의사결정 시스템을 혁신해 이러한 인식을 불식시키며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Fnc코오롱(대표 제환석)의 남성복 사업부는 기획부터 구매, 생산까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불필요한 의사결정 과정을 줄이는 등 시너지 효과를 올리고 있다.
이 방법은 생산과정관리와 작업지시서를 전자 문서화해 협력업체와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이 핵심이다.
처음으로 이 시스템을 시험 도입한 코오롱패션과 FNC코오롱은 기대밖 성과로 하반기에는 전사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제일모직과 이랜드도 디자인, 기획, 생산, 영업, 구매 부서별로 전생산과정을 모니터하게 했다.
해외소싱을 하기 위해 컨벤션 이후 결정된 사항은  변경하지 않도록 제도화한 곳도 있다.
제일모직의 「빈폴」은 컨벤션이 끝난 다음에는 디자이너가 작업지시서를 수정하는 일이 없도록 시스템화했다. 대신에 사전 QC를 철저히하고 검품 기준을 강화해 제품 퀄리티를 높히는 방법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시스템 혁신, 기업 내부 역량 극대화
강소 패션기업은 기업의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대기업은 기업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기업조직의 슬림화와 의사결정 단순화로 불필요한 업무는 다운사이징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혁신해 생산성을 높이는 사례가 많이 목격되고 있다.
코오롱패션(대표 제환석)은 지난해 캠브리지를 인수하면서 구매부서를 통폐합 했다. 구매부서를 통폐합한 후 남성 정장 부분의 경우 구매 효율이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원가절감 면에서 큰 효과를 봤다. 주력 소재인 소모와 울실크류의 경우 야드당 1천원 가량 원가를 줄일 수 있었다.
에프엔에프는 사내 인트라망을 통해 생산 스피드를 높히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이 시스템은 품평회가 끝나고 QC(Quality Confirm)샘플에 따른 원단입고 및 이화학테스트가 끝날 때 메인라벨, 케어라벨이 동시에 나온다. 늦어도 그 다음날에는 나오기때문에 생산 진행이 빠르다. 즉 다른 패션기업들은 검사결과 및 케어라벨을 준비하는 동안 이 회사는 이미 제품이 매장에 출시돼 1차 리오더에 들어가기도 한다.
큰 규모의 조직을 잘게 쪼개서 작은 조직으로 만들어 생산성을 높히는 사례도 있다.
이랜드는 브랜드를 일정 단위로 묶어 BU제로 운영하면서 독자적으로 수익관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이 방법은 업무별로도 적용돼 영업과 기획, 생산을 각기 나눠 서로 협력과 경쟁을 하도록 재조직화한 것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이랜드 내부에는 100여개가 넘는 소규모 회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각각의 BU는 가장 경쟁력있는 파트너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히고 있다는 것.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유솔」이다. 이 브랜드는 초저가를 표방하며 한동안 패션시장에 화제를 낳았지만 생산과 물류 시스템이 원활화지 못해 초기의 붐을 이어가지 못했으나, 지난해 이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 이후 생산성이 급격히 높아진 것. 특히 시스템이 정착된 지난해 11월에는 2001아울렛 중계점에서 한 달에 3억을 팔았으며, 가두점인 광명, 구리 등에서도 2억원대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이 브랜드의 성공요인은 생산 라인을 자사 여성복 생산업체를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또 안성에 초저가 브랜드만을 위한 별도의 물류창고를 두고 진행한 것도 한몫했다.


 


실장제 폐지…복합 매장 늘어
생산성을 높히기 위한 시스템 혁신은 기획과 영업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디자인실장제를 폐지하고 팀장제를 선택한 브랜드가 늘고 있다. 캐주얼과 골프시장에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폴햄」 「르꼬꼬골프」 「노스페이스」 모두 이러한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팀장제를 도입하면서 디자인 확정이 빨라져 실장제로 운영했을 때 자주 발행하던 생산 결정 지연으로 인한 제품납기 지연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제품 판매 기회가 늘어나면서 생산 효율도 덩달아 좋아졌다는 것이다.
여성복에서 감각적인 디자인을 순발력있게 제안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르샵은 단납기생산 시스템 구축이 핵심 경쟁력이다. 여타 브랜드의 생산기일이 45일이라면 이 브랜드는 25일로 20일 가량 빠르다. 이는 실무자에게 제품 구매 결정권을 주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 생산과 사입을 적절히 병행하고 있는 것도 이 브랜드이 주된 경쟁력이다.
영업 면에서는 CRM을 통한 고객관리와 집중도 높은 마케팅으로 판매 효율을 높히려는 움직임이 많다.
또 영업과 관리, 또는 VMD 업무를 병행케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지오다노」는 영업조직에 VMD부서가 지원부서로 되어있다. 이 회사는 유기적인 협조체제 아래에서 「지오다노」의 콘셉트를 통일시키고 효율도 낳고 있다.
최근에는 유통 비용 절감과 핵심업무에 대한 집중도를 높히기 위해 패션기업 간의 제휴와 , 자사의 브랜드를 복합으로 전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센」은 여성복과 남성복을 복합매장에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말부터 에스콰이아의 구두 브랜드인 「미스미스터」와 제휴해 숍인숍 매장을 전개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올 하반기에 골프웨어를 추가로 구성해 가두점에서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패션강소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냐는 기업의 크기와, 이것이 우리회사의 체계라는 관점에세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사고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ZARA」를 전개하는 스페인 인디텍스 사장이 7년 전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라」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곳 중  동대문을 업급했다는 것 그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패션 강소기업이 되기 위한 중요한 시스템이 우리 내부에 이미 있는 것은 아닌지? 단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살펴볼 필요도 있다.



구장회 기자
kjh@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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