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 young hee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한 순간에 주목받는 사람보다 더 무서운 것은 꾸준한 사람이다. 꾸준한 사람에게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축적되는 저력이 있다.
파리에서 활동 중인 디자이너 문영희는 지난 18년간 매우 힘들게 자신과의 싸움을 해왔다. 파리에서 꾸준히 컬렉션을 발표해 온 것이다. 많은 한국의 디자이너들이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길을 걸어온 뒤였다.
그녀의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올해 프랑스 정부의 국가공로훈장으로 보상되었다. 마크 제이콥스, 조르지오 아르마니, 랄프 로렌, 칼 라거펠트, 입 생 로랑, 다카다 겐조 등 복식사에 길이 남을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선정되긴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 앙드레 김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문영희는 아직까지 세계적인 디자이너만큼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지는 못했다. 그것은 그녀의 디자인적 특성 때문이다. 형태나 색이 아주 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 어렵다.
하지만 시를 음미하듯 함축적이고도 은유적인 맛이 있다.
그것은 그녀가 한복을 공부했고 한국적 이미지의 문양이나 형태가 아닌 정신을 현대 패션으로 표현하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쉬운 디자인은 아닌 것...more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한 순간에 주목받는 사람보다 더 무서운 것은 꾸준한 사람이다. 꾸준한 사람에게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축적되는 저력이 있다.
파리에서 활동 중인 디자이너 문영희는 지난 18년간 매우 힘들게 자신과의 싸움을 해왔다. 파리에서 꾸준히 컬렉션을 발표해 온 것이다. 많은 한국의 디자이너들이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길을 걸어온 뒤였다.
그녀의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올해 프랑스 정부의 국가공로훈장으로 보상되었다. 마크 제이콥스, 조르지오 아르마니, 랄프 로렌, 칼 라거펠트, 입 생 로랑, 다카다 겐조 등 복식사에 길이 남을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선정되긴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 앙드레 김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문영희는 아직까지 세계적인 디자이너만큼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지는 못했다. 그것은 그녀의 디자인적 특성 때문이다. 형태나 색이 아주 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 어렵다.
하지만 시를 음미하듯 함축적이고도 은유적인 맛이 있다.
그것은 그녀가 한복을 공부했고 한국적 이미지의 문양이나 형태가 아닌 정신을 현대 패션으로 표현하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쉬운 디자인은 아닌 것이다.
그녀의 디자인에도 가끔 색이 등장하지만, 그것마저 채도를 낮게 사용하여 은은하고도 희미한 인상을 준다. 대개는 무채색으로 디자인한다. 이번 2013 F/W 컬렉션도 마찬가지였다. 검정, 흰색 사이의 미묘한 회색들의 조합과 다양한 소재의 질감으로 이루어진 컬렉션은 예민한 시각을 가진 프랑스인들에게 더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동양 디자이너들 중 비슷한 듯 보이는 요지 야마모토와 문영희에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두 사람 모두 검정색의 치렁치렁한 옷을 많이 선보이는데, 요지 야마모토에게서는 분명 계산한 듯 한 혼란이, 문영희의 디자인에는 스스로 그러한 자연 그대로의 혼란이 느껴진다. 일본인들의 정원이 사람의 손을 거친, 자로 재 놓은 듯한 자연이라면, 우리는 자연 그대로를 더 높은 차원으로 보는 것처럼 말이다. f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