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일 「베이직하우스」 이사
“지금까지는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만이 시장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새로운 메가 트렌드가 오면 기존의 브랜드는 폐기처분하고 새 브랜드를 만들고, 또 다음에도 역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이 계속 됐지요. 결국 브랜드 숫자가 늘어난 데 비해 능동적으로 변화에 대처하며 시장을 리드하는 브랜드는 만들지 못했던 것입니다.”
최순일 이사는 양적인 성장에만 치중해온 국내 캐주얼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꼬집었다.
“시장 변화는 빨라지다 못해 이제는 불과 다음 시즌, 아니 한 달 앞을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결국 지금까지 우리가 갖고 있던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는 변화하는 시장과 소비자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베이직하우스」가 선택한 방법은 ‘스토어 브랜드’로의 변신. 「베이직하우스」라는 큰 틀 안에 8개의 서브 레이블을 만들어 다양성을 수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도입에 들어가 이제 각 라인별로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한 수준이 됐다.
“소비자들의 요구는 시시각각 다양하게 변하고 있는데 브랜드는 기존의 운영 방식을 고수한다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베이직하우스」는 멀티 콘셉트 스토어 브랜드를 표방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베이직하우스」라는 큰 틀 안에 성별과 나이대별로 8개의 서브 레이블을 만들어 각 영역별로 독자적인 경쟁력을 만들어왔습니다. 각 서브 라벨은 하나의 콘셉트로 규정짓지 않고 타겟 레인지의 실정에 맞게 다양한 콘셉트를 수용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하나의 브랜드라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큰 틀은 유지하는 게 관건이었지요. 또한 새로운 소비자를 담기 위해서는 매장과, 상품, 광고 어느 것 하나 할 것 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베이직하우스」는 지난 1년 동안 이 작업을 해왔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이제 어느 정도 만들었습니다. 마라톤으로 비유한다면 이제 절반정도 온 것 같습니다. 남은 절반은 고객들의 인식이 얼만큼 바뀌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볼 수 있지요”
최 이사가 꼽는 캐주얼 시장의 향후 키워드는 ‘컨버전스’. 복종과 복종, 마켓과 마켓의 합종연횡이 생기면서 고객의 요구는 더 다양하고 복잡해 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베이직하우스」는 패밀리 브랜드입니다. 하나의 콘셉트만 내세운다면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에게 만족을 줄 수 없습니다. 각 소비계층에 맞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서브레이블 전략이 더 필요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 멀티 콘셉트 브랜드라고 할까요? 이미 전통적인 보수 시장인 스포츠와 캐주얼의 결합이 한 차례 패션시장을 강타하고 지나갔고, 여성과 남성복에서도 캐주얼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지금은 트러디셔널과 스포츠가 융합된 새로운 형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형태로 시장이 변할지 모릅니다. 이 때문에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스토어 브랜드가 필요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규정지어 왔던 브랜드의 형태도 결국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과 유통업자들이지 결코 소비자들이 만든 게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필요로 한다면 브랜드는 언제든지 그 욕구에 부합하는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지요.”
최 이사는 앞으로 브랜드를 판단하는 가치 기준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제 우리가 목표로 하는 대상 집단의 크기가 가치의 기준인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보다 먼저 대상 집단의 영향력이 더 중요한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마케팅은 앞으로 패션 비즈니스에서 비중이 더 확대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처럼 1차적인 수준의 광고?홍보가 아닌 브랜딩을 위한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지요. 또한 마케팅은 통합적 상호관계에서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브랜드의 말초조직까지 마케터적인 관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 이사는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흔히들 하는 얘기지만 브랜드의 생멱력은 구성원의 맨파워에서 나옵니다. 지금까지는 탁월한 스페셜리스트 한두 사람만 있으면 브랜드를 만드는 게 가능했지만 수천억원대의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결국 조직이 일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지요. 또한 본사 직원들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대리점주와 판매사원들입니다. 저는 브랜드 조직력은 판매 현장에서 완성 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이 뿌리깊게 스며들 때에야 비로소 좋은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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