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세정과미래 사장
“가치의 재발견은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자신의 현재 위치에서 강점과 단점, 현재 할 수 있는 것과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을 분명히 파악하는 깊은 자기 성찰이 필요한 것이지요. 지금 우리 캐주얼 브랜드들은 각자 나름의 장점이 있는 데 다들 남이 잘하는 것만 따라 하려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 리딩 브랜드들도 자신의 것을 더 계발하고 성장하기보다 추종 세력의 동질화를 피해 도망다니는 형국이 되어버렸지요.”
김성민 세정과미래 사장은 우리 캐주얼 시장의 뿌리 깊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물론 벤치마킹은 기업이 구사할 수 있는 강력한 전략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잘못 이해했을 때 벤치마킹은 이미테이션이 되고 짝퉁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옆 매장에서 기가 막히게 잘 팔리는 상품이 있는데 우리 매장에 없다고 무조건 가져다 ‘비슷하게’ 만들면 안됩니다. 카피를 하려면 원본보다 더 원본처럼 만들어야 합니다. 원본의 핵심을 파악한 뒤 자신의 브랜드의 강점을 덧입히는 크리에이티브 카피(창조적모방)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얘기일 터. 그러나 카피는 쉽고 벤치마킹은 어렵다. 필요한 조건을 물었다.
“감각을 키워야 합니다. 패션이 매스비즈니스화 되면서 이성적인 요소들이 더 부각되기는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감성적인 산업입니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합니다. 그러나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과거의 것을 분석한 것이지요. 소비자들이 앞으로 무엇을 원하는 지를 감각으로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감각의 수준이 다르겠지만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일정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있습니다.”
김 사장은 끊임없는 훈련과 자기계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어렸을 때 그림 잘 그리는 친구들이 있었을 겁니다. 그 친구들은 타고난 재주도 있겠지만끊임없이 노력합니다. 하기 싫은 것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림이 좋아서 많이 그립니다. 종이만 보면 그림을 그리지요. 저도 학교다닐 때 미술을 전공했습니다. 처음 그림 그릴 때는 사람 손이 잘 안그려지더군요. 그래서 손이 그려질 때까지 죽어라 손만 그렸습니다. 하다보니 되더군요. 마찬가지입니다. 옷 만드는 사람들도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캐주얼 시장이 겪는 어려움도 어떻게 보면 노력하지 않아서 나타난 결과입니다. 캐주얼 브랜드들이 잠깐의 성공으로 우쭐대고 있는 사이 소비자들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은 소비자의 뒤꽁무니 쫓아가기도 바쁜 실정이 되어버렸지요.”
훈련에 대한 얘기를 하다 갑자기 다시 카피 얘기로 돌아갔다.
“사람 몸이 제일 그리기 힘든 피사체 중 하나입니다. 한쪽 부분이 조금만 잘못돼도 우스꽝스럽게 보이죠. 화가들 중에 사람 몸을 왜곡시켜 그리는 추상화가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더러 있는 그대로 그려보라고 해도 잘 그립니다. 왜냐면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때문이지요. 본질에 대한 이해 없는 변형은 좋은 작품이 될 수 없습니다. 옷도 마찬가지 입니다. 원본을 만든 디자이너가 이 옷을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 무조건 카피만 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이게 잘못된 카피인지도 모르고 또 그걸 카피합니다. 노력, 또 노력해야 합니다.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서 감각을 키워야 합니다. 소비자들이 매장에 와서 옷을 살 때 원단 몇 점, 바느질 몇 점, 컬러 몇 점, 가격 몇 점, 매장 인테리어 몇 점, 서비스 몇 점, 이런식으로 점수를 매겨 종합 평가한 다음 옷을 삽니까? 아닙니다. 그냥 느낌으로 삽니다. 대부분 ‘예쁘다, 잘 어울린다’는 느낌과 자신이 지불하고 싶은 가격인지를 보고는 결정합니다. 그런데 옷 만드는 사람들이 이걸 시스템이란 이름으로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김 사장은 패션에서 완벽한 시스템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매시즌 새로운 미션의 연속이라는 얘기다.
“패션 비즈니스는 한 시즌을 끝내면 다음 시즌은 또 다른 게임의 법칙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해 나가는 것이지요. 어떤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느냐에 따라서 사업부제도 했다가 디렉터제도 했다가 유연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입니다. 마치 축구경기와 비슷합니다. 경기 중간에 부상을 당하면 후보선수라도 내보내서 끌고 가야 하지만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또 다른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지요.”
김 사장이 바라보는 인재상에 대해 물었다. “자신의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기존의 일들과 조화로운지 등의 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린다고, 옷을 잘 판다고 해서 대우 받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이런 사고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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