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시대를 향해 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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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5 오후 3:49:50



리테일시대가 패션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며 유통가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정해진 방식도 룰도 없는 새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 이들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개척해나가고 있다.
국내외 시장을 동분서주하는 것은 기본.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예상치 못한 장벽에 쓴잔을 들이키기도 일쑤다.
그러나 이러한 유통인들의 땀이 어린 발자국이 있기에 리테일시대가 더욱 앞당겨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들의 좌충우돌 리테일시대 개척기를 들어보자.





"백화점은 안된다는 편견 벗어던졌다"
정인호 CMD, 전헌영 CMD, 김태인 CMD, 문혜진 MD, 연지선 MD, 김주현 CMD




롯데백화점 크리에이티브팀. 왼쪽 뒷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인호 CMD, 전헌영 CMD, 김태인 CMD, 문혜진 MD, 연지선 MD, 김주현 CMD



백화점은 변화에 직면했다. 변함없는 콘텐츠에 식상함을 느낀 고객들은 온라인, 아웃렛, 쇼핑몰 등 다양한 채널로 옮겨갔고 시장에서는 백화점의 위기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롯데백화점이 이러한 위기론에 반기를 들었다. 온라인, 동대문 등 비제도권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품더니 이제는 크리에이티브팀을 신설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명확한 타깃팅을 앞세운 셀렉트숍. 올 상반기 10~20대를 위한 키치 콘셉의 ‘gt-8’, 이탈리아 바잉의 영컨템포러리 ‘비아 스텔리나’, 어덜트 컨템포러리 ‘라뉴’를 선보였다.


Q 신규 콘텐츠에 대한 반응은 어떠한가?

정인호 CMD(이하 정): ‘gr-8’이 젊은 소비층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정상 매출만 유니섹스 상품군 2위. ‘보이런던’ ‘조이리치’ ‘레이지오프’ 등의 매출을 주도하고 있고 지난달 새로 영입한 ‘스테레오 바이널즈’가 1500만원어치나 팔리며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에 힘입어 최근에는 국내 신생 브랜드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김태인 CMD(이하 김): ‘비아 스텔리나’와 ‘라뉴’는 차츰 소비자들에게 알려져가는 단계다. 기존 MD와는 업무 내용이나 방식이 많이 다를 것 같은데

정: 그렇다. 전 여성 커리어 조닝을 담당할때는 관리해야할 업체수가 30개가 채 안됐는데 지금은 직접 발굴한 브랜드만 20개다. 콘셉에 맞춰 브랜드 찾아내는 것도 어렵지만 백화점 유통에 대해 꺼려하는 브랜드가 많아 고전 중이다. ‘조이리치’는 2달 동안 10번 이상 찾아가 설득했을 정도다.

Q 어려운점이 많은가 보다
김: 솔직히 말하자면 ‘비아 스텔리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바잉을 담당하던 벤더업체가 경험이 부족해 원하는 상품을 시기적절하게 공급하지 못했고, 한 아이템당 구할 수 있는 물량도 너무 적었다.

지금은 벤더 업체를 바꾸고 이탈리아 상공회의소와 MOU도 맺었다. 이탈리아 중소기업과 코웍을 통해 물량 공급을 원할하게 하려고 한다.

김주현 CMD:
‘라뉴’는 어덜트 편집을 처음 시도하다보니 시장 저항이 크다. 이럴때일수록 판매직원의 역량이 중요한데 적절한 인재를 구하는 게 꽤 어렵더라. 백화점 유통과 셀렉트숍의 구조를 다 이해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그래도 회사에서 적극 지원해주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 전에는 매출, 입퇴점 이익률, 평효율 등 세세한 항목들로 평가받고는 했지만, 신규 콘텐츠의 경우에는 안정화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에 회사도 공감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절대 기준"
원더플레이스 김용채 이사




원더플레이스 김용채 이사


한국형 셀렉트숍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원더플레이스’. 어느덧 27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는 ‘원더플레이스’의 김용채 이사를 서울 가로수길점 공사 현장에서 만나봤다.

Q 유통망 확보가 꽤 빠른 것 같다

최근 금융권으로부터 자금투자를 받게 되면서 유통망 확장에 탄력이 붙었다. 그동안은 하고 싶어도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매장 크기가 커야하다 보니 점포 1개 오픈할 때 10억원은 족히 들어 많이 낼 엄두도 못냈었다.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 점이 오히려 수익구조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Q 수익구조가 남다른가

일단 소진율이 95%에 달한다. 정상 판매 비중도 84%로 꽤 높은 편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 매일 새로 공급한 것이 주효했다. 매장 주문 시스템도 비결 중 하나다. 각 매장에 물량 결정 권한을 줘서 재고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Q 전에 이랜드에 몸담고 있었다고 들었다

그렇다. 잡화사업부를 담당하다 지난해 6월 ‘원더플레이스’로 왔다. 전 회사와 시스템이 다르다보니 처음 2달은 정말 헤맸다. 그러다 궁금해졌다. “소비자들은 ‘원더플레이스’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바로 인턴들을 모아 직접 소비자 조사를 시작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편집숍이 아닌 보세 매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가 많더라. 그래서 POP를 강화하고 ‘반스’ ‘버켄스탁’ ‘세인트제임스’ 등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영입했다. 그러자 20% 가량이 편집숍으로 인식을 전환했다. 신기한 것은 가격저항력이 덩달아 낮아졌다.

Q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라고
중국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중국 대형 유통사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했고 연내 2개를 오픈해 시장 테스트를 할 계획이다.





"‘테이블5’를 AK플라자만의 콘텐츠로"
김희정 주임, 오원택 대리, 마케팅팀 박진우 주임




왼쪽부터) AK플라자 가정용품팀 김희정 주임, 오원택 대리, 마케팅팀 박진우 주임


Q ‘테이블5’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해달라

‘테이블5’(분당점 5층) 자리는 원래 푸드코트였고 이전까지는 행사장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 곳에 SPA 브랜드를 입점시키느냐, 아웃도어 존을 만드느냐 등 백화점 내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백화점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가로수길처럼 브런치를 즐기고 인테리어 용품을 구매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왔다. 평소에도 백화점 내 주방 식기, 인테리어 소품 등이 신장률이 높은 것을 반영해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인 ‘테이블5’를 만들게 됐다.

Q ‘테이블5’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테이블5’를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작년 10월부터였다. 674㎡(204평) 규모의 공간을 차별화되게 꾸미려다보니 여러 업체를 접촉하게 됐고, ‘스칸’, ‘코지올’, ‘더프트앤도프트’ 등 7개 브랜드는 백화점에 첫 단독 매장을 오픈하는 결과를 얻었다. 다소 어려웠던 점은 대부분 백화점 경험이 많은 기업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입점을 설득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길었다는 점이다. 입점 업체를 다 모아놓고 10번이 넘는 미팅을 진행한 끝에 지난 3월 ‘테이블5’를 오픈하게 됐다.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아무래도 고객의 칭찬을 들었을 때가 아닌가 싶다.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써 ‘테이블5’를 운영하기 위해 팝업 공간을 마련하고, 스틸 드럼 등 미니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그걸 보고 한 고객이 지나가는 말로 ‘여기는 올 때마다 뭘 하네, 재밌다’라고 했는데, 작은 말 한마디지만 우리가 노력한 것을 즐겁게 느낀다는 고객의 한 마디가 큰 힘이 됐다.



Q 향후 ‘테이블5’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백화점의 콘텐츠 조닝 시도는 앞으로 지속되고 점점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에 ‘테이블5’를 더욱 특화시켜 차별화된 공간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팝업스토어에서 지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카테고리를 늘릴 것이다. 그 동안 가정 용품 외에도 피규어, 프라모델, 애견용품 등을 팝업 공간에서 선보였고 고객들의 반응은 물론 매출적인 면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

이후 8월 말부터는 새로운 아이템을 정식 매장으로 선보여 ‘테이블5’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조명, 아트토이 등 기존에 없던 카테고리로 아이템을 확장하고자 한다.

또 ‘테이블5’를 백화점 차원에서 콘텐츠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수원점에도 ‘테이블5’ 오픈을 논의 중에 있다.






"고객이 편집숍을 원한다"
김공식 스퀘어원 부장


김공식 스퀘어원 부장



“어디 재미있는 브랜드 없을까?”

김공식 스퀘어원 부장이 입버릇처럼 물었다. 여성복 바이어 경력만 20년이 넘는 그는 신규 콘텐츠 발굴을 위해 지금도 직접 발로 뛴다. 그리고 그 노력의 성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Q 최근 새롭게 도입한 브랜드는?

키오스크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디자이너플리마켓의 정식 매장 ‘수집(SOOZIP)’을 오픈했다. 33㎡ 남짓한 공간이지만 하루 매출만 200만원이 넘는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위위(OuiOui)’ 또한 키오스크에서 출발해 입점하게 된 브랜드. 기존 매장보다50~60%높은 평효율을 자랑한다. 그밖에 여성복 편집숍 ‘러브인쇼’와 아트박스 또한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Q 편집숍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 같다

소비자들이 한 자리에서 다양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는 편집매장을 선호한다. 실제로 ‘올리브영’ ‘ABC마트’ ‘트위’ ‘아트박스’ 등 장르를 불문하고 편집형 매장이 매출 강세를 보인다. 

Q 직접 사입해서 편집매장을 꾸려볼 생각은 없는지

사입 매장에 대한 수요는 느끼고 있다. 경험도 있고. 지금도 자사 계열사 편집숍을 한 데 모은 ‘어바웃하우스’를 전개 중이다.

Q 향후 계획은?

라이프스타일과 키즈 콘텐츠를 더욱 다양하게 선보이고 싶다. 그게 소비자들의 니즈이기도 하고. 키오스크를 활성화해 신규 콘텐츠 발굴·육성에 힘쓸 계획이다. 매장 내 10여 곳은 키오스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해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도 많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아마도 대형 매장 계약이 만료되는 올 하반기가 지나면 더욱 달라진 스퀘어원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최은시내 기자, 이슬 기자
cesn@fi.co.kr, is@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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