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L&F(대표 김진형) 신유통 사업부에서 10년째 홈쇼핑 유통을 총괄하고 있는 신일곤 이사는 처음 시작할 때를 분명하게 회고한다.
“지금 롯데홈쇼핑에 있는 전영미 과장이 LG홈쇼핑에 있을 당시 아침마다 찾아와서 나를 기다리더라. 같이 홈쇼핑 해보자는 끈질긴 권유에 1999년 처음 홈쇼핑을 시작했다.”
LG홈쇼핑에서 방송을 시작하니 이번에는 지금의 CJ홈쇼핑인 39쇼핑에서도 방송을 권유했고, 결국 「쉐리」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방송사별 단독 브랜드를 전개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방송이라는 신유통에 대한 확신도, 경험도 없었지만 방송 3회 만에 회당 1억원의 매출을 넘기면서 홈쇼핑 유통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한다. 이 같은 확신은 결국 1회 방송 매출 6억8000만원을 넘기는 쾌거를 낳기도 했다.
신 이사는 “홈쇼핑을 전개할 때 MD와 함께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의 반응이 곧바로 반영돼 제품의 질도 향상된다. 방송사 중심의 무리한 요구를 할 때도 있지만,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소싱력을 갖추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로즈버드」의 제품력이 「비비안」을 거의 따라잡았다”고 설명하는 신 이사는, “홈쇼핑이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때로는 너무 깊숙한 내용까지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약점이 될 때도 있다”고 말한다.
“정보 제공이 많아 소비자는 똑똑해지고 보는 눈도 점점 높아진다. 소비자들의 수준이 향상되다 보니 제품 질을 높이고, 가격은 점점 낮출 수밖에 없어, 업체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쇼핑은 24시간이라는 극히 제한된 시간을 쪼개 방송해야 하기 때문에 한번이라도 실수하거나 실적이 저조하면 다음 방송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방송 편성을 못 받으면 준비된 상품은 곧 재고로 전락하고, 재고는 업체가 고스란히 떠 안게 된다.
신 이사 역시 재고 문제가 홈쇼핑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 회사도 4년 전 재고가 100억 원대에 육박할 때가 있었다. 홈쇼핑사와 패키지 기획으로 90%를 판매하고 나머지 10%는 결국 폐기했다. 이렇게 하는데도 2년이 걸렸는데 중소업체들이 이 기간을 어떻게 견딜 수 있겠냐”고 반문한다.
신 이사는 어렵게 재고의 벽을 넘은 일을 회상하며, 이제는 3개월에 한번씩 재고를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쇼핑은 백화점이나 가두점에 비해 시즌별 매출 차이가 크다. 다른 유통점은 비?성수기 매출이 30% 내외의 차이를 보이는 반면 홈쇼핑은 50% 이상 차이를 내기도 한다. 작은 업체에게는 매우 불리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큰 업체도 힘든데 중소기업은 어떻겠나. 홈쇼핑 방송사도 당장의 결과를 보고 독촉하지 말고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신 이사는 당부했다.
홈쇼핑은 유통 생명이 짧고 단기간 성장으로 업체마다 노하우 부족과 리스크 관리가 문제되고 있다. 홈쇼핑사와 업체간의 조율도 쉽지 않다.
“홈쇼핑사의 요구를 다 반영할 수 없고, 업체의 요구를 다 수용할 수도 없을 것이다. 결국 양사가 협력하며 제품을 기획하고 판매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 공생관계임을 꼭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영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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