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패션 기업의 위상 가늠 척도로 외형규모를 먼저 앞세우는 크기 중심 패러다임이 과거보다는 눈에 띄게 약화됐다. 하지만 여전히 규모가 내포하는 의미는 그 무엇보다 앞선 대표 척도로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규모의 경제’ 이 한 마디가 가지는 파급 효과는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절대적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보여준 일정 패턴의 변화 과정의 방향성과 무관하게 일정시점의 크기 그 자체만을 논하는 스칼라(Scalar) 차원에 머물렀던 한계를 넘어 전체 시장의 규모 변화 트렌드와 연동된 벡터적 분석 이라는 새로운 시각과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나의 변화 뿐만 아니라 상대, 나아가 전체 패션시장의 크기 변화를 함께 바라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Marketa bility 평가 분석 방법론의 핵심 특성으로 크기와 함께 3개년 구간의 마켓 쉐어의 증감 변화를 평가 요소로 함께 채택했다.
질량기반 성장가속- 흔들리는 시장 점유율 신화
50대 상위 선도기업이 우리나라 전체 패션시장(잡화 포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큰 규모일수록 성장 가속도가 더 큰 이른 바 성장의 양극화 현상은 2013년에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하지만 지난 10여년 간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왔던 Big4 패션 대기업(삼성에버랜드, 이랜드, LF,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시장점유율이 2012년 18.1%를 고비로 줄어들고 있다.
(17.7%) 이 점은 이제까지 이어져온 질량기반 성장가속 추세의 변곡점으로 분석된다.
패션시장 구조와의 합치성
일정 규모 이상의 패션기업의 매출 규모는 일반적으로 거점 세분 시장과 운용 브랜드 수에 비례했다. 이는 마치 대체로 브랜드 매출액이 유통수에 비례했던 경우와도 비슷하다.
그래서 다수 패션 대기업의 경우 핵심 브랜드 주도의 전체 규모 성장 보다는 다수 브랜드 기반의 몸집불리기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는 다수 브랜드 기반의 유통 수 늘리기 란 뜻이다.
그런데 이러한 비차별적 브랜드의 갯수늘리기 전략은 기능이나 디자인이 유사한 후속 제품이 먼저 나온 유사 제품의 시장을 깎아먹는 내부 유사 브랜드 간의 Cannibalization의 폐해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제는 한계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운용 브랜드나 유통망의 절대 수가 아니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제품 장르, 소비자 군집 장르, 가격대 장르, 더욱 핵심 이슈가 되고 있는 유통채널 장르의 변화에 대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적합성이 규모 성장을 결정짓는 관건이 되고 있다. 문제는 그 동안 거의 고정된 개념으로 구분이 가능했던 속성별 장르(세분시장)가 점점 경계와 기준이 모호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더욱 세분화되는 추가분화(Hyper-Segmentation)와 또 한편으로는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한 덩어리로 겹쳐지는 융합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가늠하기 어렵기는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변화에 대한 적응은 성장의 전제조건이다.
최적화된 기회를 창출하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의 완성도가 곧 성과와 직결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패션 기업의 입장에서는 일시적인 필요에 따른 즉흥적인 선택이나, 또는 내부 관점 위주의 유사 자가 복제형 확장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다.
스포츠 기반 패션기업의 완승
아웃도어로 상징되는 스포츠 브랜드 중심 패션기업의 진군은 여전하다. 가격대, 고객층, 준거, 유통, 제품 특성은 물론 해외 또는 국내브랜드 가릴 것 없이 매출 영토 확장에 문턱이 없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아웃도어 블랙홀 이란 말이 조금도 과장이 아니다.
2013년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 아웃도어를 중심으로 한 장르 확장 전략은 라이프스타일 패션 시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제까지 이들의 목표시장과 비교적 연계성이나 인접성이 멀다고 여겨졌던 시장군, 고객군, 유통채널군 조차도 빠르게 잠식 흡수되고 있다. 이러한 스포츠 기반 라이프스타일 제안 세분시장의 높은 확대잠재성은 일찌기 예견되었다.
엄청난 성장동력과 급격히 높아진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한 스포츠기반 패션 기업의 거침없는 행보는 그 속도가 다소 낮아진다 하더라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정체 시대의 전환논리
성장을 당연시하던 우리나라 패션기업 대부분은 최근 경험하고 있는 시장의 정체단계를 매우 낯설어 하고 있다.
이제는 오지 않을 막연한 회복 단계에 대한 기다림보다는 ‘성장하지 않는 시장에서 성장하기’의 다른 시각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고객과 시장에 대한 재정의
나하고 관계 없을 것 같은 현상에서 나하고 관계 있는 기회를 발견하는 역량은 ‘보다 많이’ 또는 ‘보다 자세하게’ 가 아니라 ‘전과 다른 시각’ 또는 ‘전과 다른 기준’ 을 통해 비로소 가능하다.
아웃도어 빅 플레이어들은 장노년 소비자저변을 그저 Aged, Old 로 바라보지 않고 정확히 오팔(OPAL)족으로 (Old People with Active Life) 조준하였다.
수요에 대한 재정의
기업의 성장기회는 수요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을 창출해내는 능력에 비례한다.
다수가 좌절하고 고전했던 2013년 우리 패션시장에서도 대단한 자본, 대단한 인력, 대단한 브랜드의 투입 없이도 당당히 50대 선도 패션기업에 이름을 올린 다수 스몰파워 패션기업들이 있다.
(브에엘엔코, 브랜드인덱스, 제이엔지코리아 등) 이들에게는 바로 다름 아닌 ‘수요 혁신을 통한 성장 기회의 창출’ 역량이 있었기에 그 무슨 대단한 배경 없이도 이러한 성과가 가능하였던 것이다.
2% 차이가 성장을 결정한다
제품, 가격, 유통, 판촉, 서비스 등 구체적인 부문별 품질의 차이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한 점이 당락을 결정짓듯 잘 포착되지도 않는 그 2%의 차이가 결국 기업의 성장을 결정한다. 다시 말하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그 정도는’ 또는 ‘이 정도면’ 하는 느슨한 자의적 판단이 성장의 걸림돌이 된다.
너무나 창조적인 전략이나 대단한 경영 기법을 구하려 한다면 오산이다. 50대 선도 패션기업들의 강점을 한 줄로 정리하자면 아는 것과 하는 것의 (The knowing-doing gap) 차이가 적다 라는 것이다.
패션인사이트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