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시대, ‘홀세일 브랜드 사업’ 부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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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7 오후 3:07:54



중국 칭따오 완상청 내 ‘i.t’ 매장. 왼쪽은 ‘스타일난다’

 



국내 패션시장이 본격적인 리테일 시대로 진입하면서 ‘홀세일 브랜드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홀세일 브랜드는 2010년 이후 편집숍이 활성화되고, 이들을 위한 콘텐츠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새로운 사업 모델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나이키’ ‘아디다스’ ‘프레드페리’ ‘조이리치’ ‘칩먼데이’ ‘탐스’ 스페리’ ‘버프’ 등 직수입 스타 브랜드들이 분위기를 이끌었으며, 이후 ‘브라운브레스’ ‘로우로우’ ‘로우클래식’ ‘모비토’ 실력있는 로컬 브랜드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


 


◇ 해외 브랜드 ‘디스트리뷰터’ 안착 기여
국내 홀세일 브랜드 마켓은 초기 해외 유력 브랜드를 국내에 유통시킨 디스트리뷰터(Distributor)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카시나, 프리즘디스트리뷰션, 아이콘서플라이, 플랫폼, 네오미오 등 선발 기업들은 해외 유력 브랜드를 직수입해 국내 리테일러에게 공급하며 사업모델이 안착하는 데 기여했다.

카시나는 ‘나이키’, ‘푸마’ 등 글로벌 기업들도 실력을 인정할 만큼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들은 해당 브랜드의 역사와 컬쳐를 잘 이해하고, 본사와 네트웍을 기반으로 국내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특히 네오미오는 ‘파타고니아’ ‘스페리’ ‘케즈’ ‘쟌스포츠’ ‘스트라이트라이트’ ‘울버린’ ‘리프’ 등 10여 개 브랜드의 국내 DT권을 보유하고 있다. ‘스닉솔’이란 편집숍도 운영하는 등 최근 국내 리테일 시대 변화를 리드히고 있다. 조용노 대표는 신발 편집숍 ‘스프리스’와 ‘TAF’를 기획한 데 이어 ‘뉴발란스’를 국내시장에 선보이는 등 스포츠마켓의 산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용노 네오미오 대표는 “브랜드의 히스토리와 철학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명 브랜드라고 무작정 가져오는 데 급급해서는 한계가 있다. 최근 몇몇 대기업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브랜드 DT권을 확보하는 것은 국내 홀세일 브랜드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되지않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 대기업 참여로 새로운 국면 맞아
국내 홀세일 브랜드 마켓은 메이저 기업들의 사업 참여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LF는 ‘버튼’과 ‘버켄스탁’ 등 이미 국내시장에 진출한 브랜드의 DT권을 확보했으며, 몇몇 브랜드의 국내 전개권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라움과 어라운드코너, 앳코너 등 편집숍 사업이 볼륨화됨에 따라 콘텐츠가 될 수 있는 전문 브랜드를 과감히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온라인쇼핑몰 전문기업인 트라이씨클까지 인수함에 따라 홀세일 브랜드 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유통망을 40여 개로 확장한 ‘원더플레이스’도 몇몇 직수입 브랜드의 DT권을 확보하고 이 부문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중국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만큼 국내시장에서 검증된 도메스틱 브랜드를 대상으로 중국 내 홀세일 사업 등 다양한 사업모델을 긍정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롯데와 신세계 등 메이저 유통업체들은 자체 편집숍 사업이 늘어남에 따라 브랜드의 독점 전개권을 확보하고 있기 하지만 여타
리테일러를 대상으로 한 홀세일사업에는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편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군소 편집숍을 대상으로 홀세일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플랙시블한 마케팅이 필요한데, 모든 것을 자기주도적으로 펼치는 데에 익숙한 대기업과 유통기업이 잘할수 있겠느냐”며 우려가 섞인 평가를 하고 있다.


 


◇ 도메스틱 육성 & 중국시장서 활짝 피워야
국내 홀세일 브랜드 사업은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편집숍이 전국적으로 활성화되어 있고 또 이들의 성공적 결과에 따라 단일 브랜드 중심의 기존 패션기업들도 중대형 직영점을 중심으로 편집형 모델을 확대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명확한 아이덴티티와 시장경쟁력 갖춘 홀세일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도메스틱 홀세일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도메스틱 브랜드는 △디자이너 브랜드 △동대문발 브랜드 △온라인 등 성향과 태생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미 적지 않은 스타 브랜드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도메스틱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디자인과 품질은 기본이고, B.I와 패키지, VMD, 광고 비주얼 등 마케팅적 요소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유니크한 디자인과 품질은 기본이다. 홀세일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선 리테일러 입장에서 ‘차별화된 그 브랜드만의 특성이 있느냐?’ ‘최소 2.5~3배수 이상의 배수가 가능하나?’ 등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국내 편집숍들의 임대료와 비용 구조를 감안하면 2배수 안팎의 배수로는 상호 공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 홀세일 브랜드 시장에는 과거 ODM 사업을 활발히 펼쳤던 프로모션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메이저 패션 브랜드의 디자인 기획에서부터 소싱 전반을 아웃소싱 했기 때문에 B.I와 소싱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보나요비은 이랜드 ‘로엠’의 패션잡화 부문 ODM 경험을 살려 ‘루즈윅’이란 홀세일 브랜드를 출시했다. 또 에스올리버7은 국내 10여개 여성복 브랜드의 핸드백을 아웃소싱했던 인프라를 활용해 ‘올리베토’란 홀세일 브랜드를 출시했으며, 중국 리테일 마켓을 겨냥하고 있다.




‘CHIC-Young blood’ 전시장 전경


 


 


◇ 트레이드페어, 쇼룸 등 인프라 뒷받침 돼야
국내 홀세일 브랜드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트레이드 페어와 쇼룸 등 관련 인프라가 뒷받침 돼야 한다. 트레이드 페어에서는 브랜드간 선의의 경쟁이 가능하며, 새로운 바이어와 에이전트를 만남으로서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패션협회와 <패션인사이트>가 공동 주관해 올해 5회째를 맞는 ‘인디 브랜드 페어’, 그리고 <패션인사이트>가 주최하고 시장경쟁력 갖춘 국내외 홀세일 브랜드가 총집합하는 ‘패션 리테일 페어’는 홀세일 브랜드 마켓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중국 내 전문 전시회도 주목된다. 중국 최대 패션전시회 ‘CHIC’를 주최하는 중국복장협회는 올 10월 CHIC의 한 하위 파트로 홀세일 브랜드 수주전시회 ‘Young blood’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시회는 영 패션을 리드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분위기를 배가하기 위해 화려한 패션쇼와 락공연이 어우려져 진행되는 것만 보아도 중국복장협회가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CHIC-Young blood는 지난 2012년부터 베이징에서 인큐베이팅돼 왔으며, 주로 해외 스트리트 브랜드와 유니크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성되고 있다.

중국복장협회는 “최근 중국 내 편집숍이 확대되고 이들을 위한 홀세일 브랜드 수주회가 필요함에 따라 올 가을부터 ‘CHIC-Young blood’를 강화할 것이며, 한국 디자이너 및 홀세일 브랜드의 참가를 적극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쇼룸’은 국내시장은 물론 최근 중국 리테일시장 활성화와 맞물러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 패션시장은 홍콩 I.T 등 편집숍 점포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으며, 이들에게 한국 브랜드를 공급시켜줄 ‘쇼룸 비즈니스’ 또한 활기를 띠고 있다.

에이유커머스는 지난 3월 상하이에 쇼룸을 오픈하고 현지 리테일러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쇼룸에는 ‘락피쉬’ 등 자사 브랜드 9개와 ‘블랙마틴싯봉’ 등도 복합으로 구성하고 있다.

김지훈 에이유커머스 대표는 “향후 여성복과 가방 등으로 전문 브랜드를 확대해 한국 홀세일 브랜드와 중국 리테일러 간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의류산업협회는 동대문에 ‘르돔’이란 쇼룸을 운영중이며, 한국패션협회도 상하이에 글로벌 브랜드 쇼룸을 운영하는 등 관련 단체들도 관심을 확대하고 있다. 쇼룸 비즈니스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쇼룸 임대사업 지원이나 세일즈랩 등 전문인력 양성사업도 병행되야 한다는 것이 업계 종사자들의 중론이다.


# 홀세일 브랜드 사업(Wholesale Brand Business):

일반적으로 ‘홀세일’은 재래시장에서 도매로 판매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홀세일 브랜드’란 독특한 자기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리테일러에게 B2B로 상품을 공급하는 브랜드를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진행되는 사업을 ‘홀세일 브랜드 사업’이라고 한다. 홀세일 브랜드 사업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는 이미 일반화 됐지만, 국내에서는 2010년을 전후로 ‘에이랜드’ ‘플로우’ 등의 편집숍이 등장하면서 이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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