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동광인터내셔날 대표 |
패션업계에 내린 된서리가 가실 줄을 모른다. 특히 여성복들은 오랜 경기침체에 뒤이어 가성비를 앞세운 글로벌 SPA 브랜드와 동대문발 브랜드들의 공세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숲’ ‘비지트인뉴욕’ 등의 여성복 브랜드를 보유한 동광인터내셔날의 사정도 마찬가지.
그런데 모두가 잔뜩 움츠리고 있는 지금 동광인터내셔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온라인과 글로벌 비즈니스의 확대를 위해 새로운 조직을 꾸리고 전문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중국 진잉백화점과 손을 잡고 오프라인 유통망 개척에 나섰으며, 넷이즈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슈핀닷컴’의 론칭 멤버로 합류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호황기 때 제대로 한 번 투자해볼 걸”이라 말하며 호탕하게 웃어 넘기는 이재수 동광인터내셔날 대표. 하지만 보드판에 빼곡히 적힌 ‘수익모델창출’ ‘브랜드 아이덴티티’ ‘New&Surprise=Creative’ 등 메모와 손이 닿는 가까운 곳에 ‘세상을 바꾼 비즈니스 모델70’ ‘답을 내는 조직’ 등의 책을 둔 것을 보면 그가 사업의 미래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제 모두 공감하는 이야기일테지만 국내 패션산업은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더 이상 성장을 바랄 수가 없게 됐죠. 그러니 새로운 활로를 찾아 해보지 않은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닐까요.”
어찌보면 이 대표는 평생 도전 정신을 몸소 실천해보인 사람일지도 모른다. 1998년 나라 전체가 IMF의 수렁텅이에 빠져있을 때 창업을 시작했다. 트렌디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지피지기’는 캐주얼 조닝에서 센세이셔날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뒤이어 론칭한 ‘숲’은 로맨틱 페미닌이라는 신선한 콘셉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여성복에서도 중가 시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그리고 이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사나이’ 이재수 대표의 눈길이 중국을 향해 있다.
◇ 中유통이 인정한 우수 브랜드
동광인터내셔날의 대표 브랜드 ‘숲’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쾌거를 이뤘다. 진잉백화점과 손을 잡고 중국 유통에 진출한 이 브랜드는 우수한 매출을 기록하며 현지 바이어들을 놀라게 했다. 진잉 백화점 바이어들은 ‘숲’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1년만에 6개 매장을 오픈했다.
‘슈핀닷컴’에서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슈핀닷컴’ 매출이 5000만원. 아직은 적은 금액일지 모르지만, 웨이신 등 현지 채널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까지 펼치고 있어 올해에는 더욱 신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단 필요하다는 판단이 서면 망설이지 않고 추진하는 것이 동광인터내셔날의 장점이지요. 오늘날의 성과도 다 과거의 도전이 있었기에 싹을 틔울 수 있었던 겁니다. 특히 중국 시장은 2008년 직진출을 시작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덕분에 효율적인 구조를 구축하도록 방향을 다잡게 됐습니다.”
◇ 사람이 바탕이 되는 사업
인재 채용에 있어서도 이재수 대표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인물이다. 디케이앤코, 플라터너스 등으로 회사를 분리한 이 대표는 각 수장으로 상품기획 출신의 여성 대표들을 세웠다. 영업 출신의 본부장들을 앞세우던 과거와는 다른 행보다.
“사람들을 겪다보니 경력이나 성별은 일 잘하는 것과 별 관계가 없더라고요. 가장 큰 것은 신뢰의 문제. 그리고 얼마나 사업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는지, 마치 자신의 일처럼 몸 던져 일할 수 있는 ‘오너마인드’를 갖췄는지가 중요합니다.”
글로벌화를 앞둔 올해, 이 대표는 언어와 자금력만큼이나 인재가 관건이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내외부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직원들과 내부적인 혁신을 위해 회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컨설팅 전문회사에 조언도 구해놓은 상태다.
“이 모든 것이 수익 중심의 경영을 위한 길입니다. 의사결정 속도를 빠르게 만들고, 지금까지의 관행이 아닌 새로운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을 갖춘다면 온라인이나 글로벌 같은 새로운 영역에서도 거침없이 나갈 수 있는 추진력을 올릴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