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연말 한중FTA가 최종 체결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14억 인구를 자랑하며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성장중인 중국시장을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늘 마켓사이즈의 한계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꿈꾸며 새로운 사업전략 준비에 한창이다.
급변하는 이커머스 마켓도 변화의 중심에 있다. 알리바바, 넷이즈그룹, 진둥 등 중국 메이저들에서 시작된 중국발 ‘이커머스 돌풍’은 인터넷 강국이란 한국시장을 강하게 몰아부치고 있다. 당장은 한국 패션&뷰티 브랜드 입점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멀지않은 시기에 그들은 전세계 마켓을 하나로 묶어 좌지우지 할 것이란 아찔한(?)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FTA와 이커머스는 분명 한국 패션산업에는 긍정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더욱이 ‘한정된 시장과 까탈스런 소비자, 저성장기와 고비용구조’란 사면초가에 놓여 있는 한국 내수시장을 감안한다면 쌍수를 들어 환영해야 할 것이다.
시장은 첨단인데, 기업은 과거 맴돌아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성장기 때 벌어놓은 자금은 바닥이고, 미래시장을 대비하지 않은 탓에 신규 사업을 추진할 ‘사람’도 ‘사업모델’도 마땅치 않다. 실제 최근 몇몇 중국 온라인 유통 메이저가 한국 패션기업을 방문해 직거래를 요청했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준비부족과 의지부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타일난다’와 같은 스타 기업이 10년간 날아다녀도 꿈쩍않은 기업들이 중국 이커머스마켓에 얼마나 깊은 관심을 가지겠는가?
오프라인도 마찬가지다. 국내와 비슷하게 중국도 I.T와 같은 리테일러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고, 한국 홀세일 브랜드에는 새로운 기회로 부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내가 직접 매장을 오픈하고 팔아야한다는 과거방식만 고집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적인 패션기업의 진검승부가 벌어지는 최대 격전지임에도 제조업 시대 무기로 전장에 나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 걸맞는 모델 개발해야
최근 중국 리테일마켓에서 주목받는 I.T 매장에는 ‘스타일난다’와 ‘로켓런치’와 같은 국내 브랜드가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다. 매장 인테리어 하나 투자하지 않았지만, I.T에서 상품을 수주해 가치있게 판매중이다. 지난해 11월에 그랜드 오픈한 중국 온라인쇼핑몰 슈핀닷컴(XIUPIN.COM)에는 한국 브랜드 40여개가 입점돼 당당하게 판매중이다. 신생 캐주얼 브랜드 ‘스위브’는 올해 슈핀닷컴에서만 80억원의 매출을 목표할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이랜드는 아시아 대표 유통기업 팍슨과 합작으로, 오렌지팩토리는 중국 신따그룹과, 원더플레이스는 징잉백화점과 합작으로 중국시장에서 새로운 성공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중국의 자금, 유통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상생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에너지를 증폭시켜줄 네트워크 구축이 글로벌의 핵심
분명한 것은 지금 우리 패션기업 앞에는 이전 30년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이 ‘글로벌’이란 이름으로 펼쳐지고 있다. 새로운 시장인 만큼 소비자들도 다를 것이며, 달라진 소비자를 위해선 새로운 사업모델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사업모델을 펼치기 위해서는 가능성이 검증된 콘텐츠와 이를 운영할 인재가 필요하다. 글로벌 시대는 우리 기업의 에너지를 증폭시켜 줄 네트워크 구축이 더욱 절실하다. 새로운 글로벌마켓이 펼쳐진 지금이 새로운 사업을 펼칠 최적기임을 인식하고 제대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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