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홍 대표는 20여 년간 캐주얼 마켓을 주무대로 활동했다. 가장 최근에 경영했던 ‘폴햄’은 9년간 외형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이란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는 등 패션시장의 흥행 보증수표였다. 그런 그가 2013년 창업 무대를 ‘뷰티마켓’으로 선택하자 패션인들은 “아니 왜?”와 “역시 박재홍!” 등 갖가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창업 6개월 만에 판교 아브뉴브랑에 ‘더프트앤도프트’ 1호점을 오픈했고, 그로부터 1년 동안 코엑스몰, 롯데몰 잠실점과 김포점, 수원점, 동부산점, 롯데 부산 본점과 일산점, 신세계 인천점, 현대 신촌점, AK몰 수원점, 제주 JTO 면세점 등 13개 유력 채널에 유통망을 구축하는 등 시장진입에 성공했다.
“요즘 가장 실감하는 단어가 ‘생태계 변화’입니다. 인터넷과 모바일, 복합쇼핑몰이 가져다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패션·유통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죠. 저 역시 새로운 생태계에 진입한 만큼 상품에서부터 매장 구성에 이르기까지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하자고 판단했습니다. ‘더프트앤도프트’를 론칭하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판매현장에 머물며 소비자들과 소통했고,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구매 패턴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스칸디나비아풍 느낌을 담은 ‘더프트앤도프트’ 패키지 디자인. |
‘더프트앤도프트’는 소비자들이 직접 향을 맡아볼 수 있도록 각 매장마다 프레그런스 바와 세면대를 구비해두었다. 또 매장 앞에는 핸드크림을 발라주는 직원을 배치해 소비자들이 쉽게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뷰티 역시 패션처럼 가격 경쟁이 치열한 시장입니다. 이러한 시장에서는 결국 브랜딩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죠. 브랜딩은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일관성을 유지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미 가격을 알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오프라인 마켓에서 팔리지 않는다고 온라인에서 싸게 파는 방식으로는 신뢰만 떨어뜨릴 뿐입니다.”
매장 안에는 소비자들이 향기를 직접 맡아볼 수 있는 ‘프레그런스 바’가 준비돼 있다. |
박 대표는 이러한 고민 끝에 나우(Now)가 아닌 넥스트(Next) 마켓에 도전했다. ‘더프트앤도프트’를 준비하면서 몰링을 즐기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패턴에 맞춰 채널 전략도 세웠다. 판교 아브뉴프랑과 삼성동 코엑스몰, 잠실 롯데월드몰 등에 매장을 얻으면서 이제는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미 3만 달러 시대로 접어들었는데 아쉽게도 우리 패션기업들은 과거 1만~1만5000달러 수준에 머무른 사업 모델로 설계돼 있어 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더 큰 걸림돌은 경영자들의 마인드입니다. 새로운 사업모델을 위해서는 외형과 수익에서 일정 부문 포기해야 할 것도 있지만, 대부분 오너들은 “그래도 성장해야 한다”고 궤변을 늘어놓고 있죠. 이제는 넥스트를 위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성공으로 나머지 기업들도 자극받고 진화해야죠. 라이프스타일 변화도 이러한 변화의 표면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눈앞의 성과보다는 미래를 위한 셋팅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박 대표는 넥스트 고객에 맞춰 3만~3만5000달러 고객 수준에 걸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앞으로 새로운 향기를 개발하면서 UX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는 브랜딩을 펼칠 계획입니다. 옴니채널이 떠오르는 시대라지만 단순한 융합보다는 체험과 리얼리티를 살린 ‘하이브리드형 융합’을 실현해야죠. ‘더프트앤도프트’ 매장에서 향기와 함께 변화하는 소비코드를 체험하세요.”
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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