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리·배용준으로 한국의 문화를 알리게 된 1세대, 보아·동방신기의 2세대에 이어 현재 일본에는 카라·장근석으로 대표되는 3세대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배용준의 겨울연가 붐과 지금의 K-POP 열풍은 다르다. ‘욘사마’를 좋아하는 40~60대의 중장년층 아주머니들이 여유롭게 취미 생활의 일부로 한국 문화를 즐겼다면 요즘 K-POP 팬들은 10~20대로 연령층이 낮아졌다. 예전부터 일본은 무리의 리더나 중심 역할하는 인물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는 ‘공유’의 문화가 있다. 요즘에는 패션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개성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은 기존의 커뮤니티 문화가 강하다. 그 공유의 주제가 현재 K-POP인 것이다. 한국은 인터넷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의견을 내고 소통하는 문화가 전부터 발달했지만 일본은 최근에 인터넷을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스마트폰이 보급되며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는 이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런 변화 속에서 지금 일본의 젊은 세대는 SNS를 통한 간접적인 소통을 주로 하게 됐다. 사람과 사람으로 접촉할 기회가 적은 것이다. 사람과 직접 연결하고, 접촉하고 싶단 생각이 많은 이들에게 ‘K-POP’이라는 소재가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 역할을 해주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일본 내에선 어떤 변화가 있었나?
일본의 특징 중 하나가 무언가 계기가 생기면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 응원하고 지켜본다. SMAP처럼 일본에는 장수 아이돌이 많은 것이 그 이유다. 일본 사람이 아이돌 그룹의 해체나 멤버 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그런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일본인들이 이런 시스템에 적응된 듯 하다. 한류의 긍정적인 역할 중 하나가 이런 ‘다름’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일본 사람의 가치관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지만 이제 한국은 한국만의 문화가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지금의 한류 열풍(문화·음악)이 패션으로 확산할 수 있을까?
남자는 어렵지만 여자의 패션은 가능하다고 본다. 여자 아이돌, 특히 투애니원과 포미닛은 먼저 일본에 진출한 소녀시대·카라나 일본의 걸그룹과 달리 멋지고 쿨한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에서는 힙합 문화, 특히 걸즈힙합 문화가 정착하기 힘들었는데 투애니원과 포미닛이 일본의 힙합 문화 정착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9월에 정식 진출하는 투애니원에 기대가 크다. 이들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 자연스럽게 한국의 패션이 전파될 것이다.
명동이나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쇼핑하는 일본 여성들은 많이 보이지만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일본 여자들이 한국와서 쇼핑을 왕창한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남자가 쇼핑하러 한국에 온다는 얘기는 없다. 그저 남자와 여자의 쇼핑에 대한 시각차일 뿐이다. 여자는 시부야의 옷과 동대문의 옷을 매치시킬 줄 안다. 디자인이 예쁜지 나에게 어울리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꼭 한류 팬이 아니어도 일반인 중에서도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행 업체를 통해 한국 의류를 구입하는 사람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의 걸그룹이 인기를 끌면서 일본의 여성 잡지에서도 한국 아이돌을 특집 기사로 다루기도 하며 소녀시대 다이어트 북이 출간되기도 했다.
한국의 패션 브랜드가 일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일본 뿐만 아니라 한류 열풍이 부는 타국에서 ‘한류’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단어 자체에 ‘국가주의’적인 느낌이 강해 부담스럽다는 것. 한류 열풍에 기대 모든 것을 한류라는 한 단어로 묶어 진출하는 것은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처럼 콘텐츠의 우수성만 강조해도 충분히 성공이 가능하다고 본다.
김정명.정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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