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국내 시장만을 놓고 누가누가 잘 하나 하는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 시장도 로컬 마켓에서 글로벌 마켓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게스」의 목표는 국내 데님 마켓에서 1등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패션진의 대명사라는 명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올 봄 직진출 이후 빠른 성장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게스」의 이재충 지사장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조건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꼽았다.
“지금 우리 패션 브랜드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경기 침체 때문이 아니다. 높아진 소비자들의 기대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서로 제살깎아먹기 식의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패러다임을 전환한다고 해서 무조건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도 새롭고 특별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 운영에도 정도(正道)가 있다. 이 정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막연하게 아는 것이 아니라 깊이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실행하면 글로벌 스탠다드에 근접할 수 있다.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 변칙적인 방법을 쓰는 것은 브랜드로서의 생명력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게스」는 올 한해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두산에서 넘겨받은 32개 매장은 80개로 늘었다. 9월에는 월 매출 8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 한창 전성기를 구가할 당시의 수준까지 근접했다.
이 지사장은 “기존의 정통 진 고객을 상대로 뺏고 뺏기는 전투적인 싸움을 벌이고 싶지 않다. 국내 진 시장을 1조원이라고 말하지만 미리부터 시장의 규모를 한정 짓지 않을 생각이다. 진의 영역을 넓게 보면 정장을 입지 않는 모든 고객으로 확대, 해석할 수 있다. 「게스」는 단순히 ‘진’이라는 경계선을 허물어 편안하면서도 자신의 멋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는 고객층을 흡수할 수 있다. 또한 핸드백, 구두, 이너웨어,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Top to Bottom) 모든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그는 미투(me too) 전략으로는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금의 「게스」처럼 후발 주자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한다.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게스」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진 시장에서 마켓쉐어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패션진’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스」가 패션 아이콘으로서 자리매김한다면 영역을 데님에만 국한할 필요가 없다. 이미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핸드백과 구두를 론칭한다. 궁극적으로는 여성의 섹시함과 자유로움을 표출하는 문화적 코드로 인식되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 매출 외형은 뒤따라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