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터치를 창조하는 크리에이터들 - 김성민 세정과미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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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터치 브랜딩은 새로운 시대의 요구”

2007-04-02 오전 10:41:53

소비자들은 단순히 필요에 의해서만 물건을 사지 않는다. 물건을 하나 살때도 남과는 다른 디자인, 나를 자극할 수 있는 이야기, 즐거움,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교감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이 까다로워지면서(?) 패션계에서도 어떻게 하면 예술적, 감성적 아름다움이 더해 소비자와 공감하고 의사소통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상품, 마케팅, 아트 디렉터, 스타일리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자와의 조화를 추진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에 관해 들어봤다. “하이터치 브랜딩은 새로운 시대의 요구” "하이컨셉ㆍ하이터치는 패션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만한 주제일겁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중요한 주제를 얼마나 이해하고 실행하느냐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 패션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형식을 따라하는 데 급급해 브랜드의 본질을 구축하지 못한 데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김성민 세정과미래 사장이 오래간만에 입을 열었다. 지난해 세정과미래로 자리를 옮긴 후 한동안 「엔아이 아이」의 재도약에만 집중해왔던 그가 올 가을 런칭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신규 브랜드 「크리스. 크리스티」를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브랜드의 방향을 ‘하이컨셉ㆍ하이터치’와 연관해 설명했다. “많은 소비자들이 이제 국내 브랜드를 외면합니다.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아예 저가 보세옷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었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분을 우리 브랜드들이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입니다. 브랜드들의 매출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경기가 안 좋은 점도 작용했을 겁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지표를 살펴보면 소비자들의 의류구매 지출 축소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까지의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에게 무시당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김성민 사장은 우리 패션 브랜드들의 고질적인 카피 문화가 지금의 어려움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물론 벤치마킹은 기업이 구사할 수 있는 강력한 전략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잘못 이해했을 때 벤치마킹은 이미테이션이 되고 짝퉁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옆 매장에서 기가 막히게 잘 팔리거나 트렌드를 따라 무조건 가져다 ‘비슷하게’ 만들면 안 됩니다. 카피를 하려면 원본보다 더 원본처럼 만들어야 합니다. 원본의 핵심을 파악한 뒤 자신의 브랜드의 강점을 덧입히는 크리에이티브 카피(창조적모방)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김 사장은 감각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션이 매스 비즈니스화하면서 이성적인 요소들이 더 부각됐지만 본질적으로 감성 산업인 패션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앞으로 무엇을 원하는 지를 감각으로 읽어낼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브랜드가 트렌드를 주도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소비자들을 따라가기도 바쁘죠. 어찌보면 지금까지 나타났던 스타 브랜드들은 본질적인 실력보다 시대적인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진짜 실력으로 승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에 직면해 있습니다. 해외 브랜드들의 진출은 갈수록 많아지고 동대문을 베이스로 한 인터넷 시장의 확대 또한 기존 브랜드들의 경영 환경을 옥죄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실력을 키우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 환경 아래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저더러 상품 디렉팅에 대한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감사하지만, 저는 우리 패션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저 같은 사람이 평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글로벌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시장 불확실성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신규 브랜드 런칭을 유보하거나 무산시킨 가운데 김 사장은 올 가을 「크리스. 크리스티」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시장 환경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존재합니다. 그 시장이 볼륨일지 니치일지는 들어가봐야 알겠지만 「크리스. 크리스티」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감성을 주는 브랜드가 될 것입니다. 상품과 매장 환경,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브랜드와 견줘도 손색없는 완성도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실용명품주의’를 표방하는 「크리스. 크리스티」는 지난달 있었던 그룹 임원진 프리젠테이션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박순호 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도 함께 얻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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