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과의 휴먼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만든다.’ 최근 몇몇 패션기업들은 패션 분야가 아닌 이업종에서 전문가를 과감히 영입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
상품기획이나 생산, 영업 등에 대해서는 이미 경영자 자신이 충분히 학습이 된 만큼 패션 업종보다 성장속도가 앞서거나 스케일이 큰 업종의 전문가를 영입해 그들의 성장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것.
특히 최근에는 국내 패션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선진 경영’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측면에서 재무ㆍ글로벌 마케팅 등 관련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패션 산업은 감성적인 부문이 가장 우선시된 탓에 핵심 인력이 디자인, 생산, 판매 등에 밀집돼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패션시장은 성장 속도가 둔화됨에 따라 균형성과나 수익 경영 등 경영적인 부분이 주요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M&A와 글로벌마켓 진출 등이 주요 이슈로 등장함에 따라 이와 관련된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엑스알코리아(대표 민복기)에는 해외파 MBA 출신이 4명이나 포진되어 있다. 미시간 MBA 출신의 김상현 상무(중국법인장)를 비롯 경영, 재무, 인사, 해외 마케팅 등에 능통한 전문인력들이 브랜드 운영 및 경영일선에 참여하고 있다. 설립초기부터 분야별 고급인력을 과감하게 영입해 새로운 성장전략을 만들겠다는 민복기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본인도 헬싱키 MBA 출신인 민복기 사장은 이들을 영입하면서 “나는 ‘빨·주·노·초’만 볼 줄 안다. 당신들은 내가 보지 못하는‘파·남·보’를 책임져 줘야 한다. 패션사업에 대한 나의 노하우와 재무, 글로벌 마케팅 등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당신들의 노하우가 합쳐진다면 새로운 시너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휴먼네트워크를 통한 시너지 창출 전략은 해외시장 진출에서 더욱 뚜렷해 진다. 이엑스알은 지난해 일본시장에 진출하면서 이토추상사 출신의 다카하라 유마 씨를 CEO로 영입했다. 일본시장 내 네트워크가 강한 다카라하 유마 씨를 영입함으로써 해외기업에 유난히 진입장벽이 높은 일본시장 진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또 이엑스알은 지난해 이노디자인(대표 김영세)과 제휴해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스니커즈 등 신제품을 출시했다. 또 FTC(서울대학교 패션소재 연구소)와 협업 활동을 하여 패션 신소재를 개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패션잡화 「루이까또즈」를 전개중인 태진인터내셔날(대표 전용준)은 지난해 하반기 권영석 씨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권 부사장은 LG경제연구원과 LG투신금융 국제팀장을 거쳤으며, 홍콩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또 지난해 상반기 태진인터내셔날이 홍콩 금융기업 GEMS에서 투자를 유치하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태진에서는 마케팅과 해외사업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이 회사는 권 부사장 영입으로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오는 7월 홍콩 신공항 면세점에 매장을 오픈하기로 했으며, 하반기부터는 중국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유통을 전개한다. 또 프랑스와 러시아, 마카오 등은 본격적인 진출에 앞서 현지 리서치기업을 통해 사전조사를 진행 중이다. 권 부사장은 “최근 국내 패션 기업들은 브랜드 밸류 향상과 글로벌화를 당면 과제로 안고 있다. 특히 글로벌화의 성공 여부는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기업이 해외 시장으로 나가는 것도 글로벌화지만, 이에 앞서 해외시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거나 유능한 해외인력을 본사로 영입해 이들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태진인터내셔날에 100억원을 투자한 GEMS는 세계적인 금융 기업으로서 패션기업인 리치몬드와 LVMH 계열사에도 투자를 진행했으며, 주요 이사진들은 해당기업 사외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리치몬드는 「까르띠에」와 「몽블랑」을 전개중이다.
김경순 기자
ynot@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