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변하고 있다. 제일모직, LG패션 등 패션시장의 대표적인 대기업들은 최근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저성장 시대를 맞아 외형 위주의 성장보다는 내부 업무혁신을 통해 이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들은 최근 상품, 생산, 마케팅 등 분야별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등 분야별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규모를 바탕으로 한 하드웨어는 기존 장점을 살리겠지만, 중소기업에 비해 취약했던 순발력과 추진력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업무 혁신’으로 효율 극대화
LG패션은 최근 가두상권에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타운젠트」와 「TNGT」 등 중저가 브랜드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두상권 영업이 필수라는 차원에서 이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를 위해 「인디안」 출신의 영업 전문가를 영입했다.
또 LG패션은 머천다이징 부문을 크게 강화했다. 상품기획에서부터 구매, 생산, 물류에 이르기까지 상품 전반에 대한 일괄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패션사업은 생산 리드타임 단축이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판매현장의 정보를 곧바로 취합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생산에 반영해야 한다”며, “단순한 효율화 수준이 아닌 업무 혁신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앞으로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그들에 못지않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차원에서 업무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또 다른 임원은, “이제는 10%, 20%의 실적이 중요하지 않다. 100%, 200% 낼 수 있을 정도의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전년도 대비 몇 % 신장했느냐는 식의 사업계획은 무의미하다. 반면 지금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성장잠재력이 충분하다면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며, “업무 개선을 통한 10%의 향상은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한 50% 성장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제진훈 사장 취임과 함께 소싱 시스템에 대한 일대 변화를 시도했다. 판매추이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라는 것으로서 재고를 최소화 하라는 것이었다. 특히 이 회사는 우수 협력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판매실적에 따라 오더량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과거에는 한 번 협력업체로 등록되면 큰 이변은 없는 한 지속적인 관계를 가졌지만, 이제는 실력이 부족한 업체와는 거래하지 않겠다는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욱 질 좋은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제 협력업체들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품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하거나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겨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상해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올해는 자체 소싱 부문을 더욱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또 이 회사는 최근 마케팅 조직을 크게 강화했다. 조직 구성과 업무 분장은 예전과 큰 변화가 없지만 마케팅 담당 상무 지휘 아래 마케팅팀, 홍보팀, 기획팀, 패션연구팀을 하나의 부서로 통합됐다.
제일모직측은, “단기적인 대응 마케팅 차원을 벗어나 전략적 마케팅을 구사하겠다는 의미이다. 패션연구팀을 통해 체계적인 소비자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선순환식 마케팅을 구사할 계획이다. 특히 「갤럭시」 「로가디스」 「빈폴」 등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힘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에프앤씨코오롱은 최근 코오롱패션을 합병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구조조정 여파로 상당한 임직원이 회사를 떠났지만 내부 효율은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또 제환석 사장 체제 이후 시행해온 ‘지식경영 시스템’이 제 궤도에 올라옴에 따라 새로운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 코오롱 관계자의 설명이다.
‘핵심인재’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엘지패션은 지난해 말 데코 출신 김영순 상무 영입을 통해 여성복 사업에 대한 중장기 비전을 마련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과거 몇몇 유명 디자이너를 영입했지만 실패했었다. 디자이너의 능력이부족한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았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을 기대함에 따라 결실을 보지 못했다”며,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충분히 활용하되 전문가 역량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제일모직은 조직개편을 통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계열사에서 임원을 영입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제진훈 사장 취임 이후 소싱과 마케팅 등에서 변화를 추진해온 데 이어 조직의 핵심인력을 대거 교체한 것이다.
또 제일모직은 「후부」 디자이너 배슬기 실장을 디렉터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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