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복 시장에서는 「지센」의 돌풍이 거세다. 브랜드 출시 1년 만에 500억원대 규모로 키운데 이어 올 봄에는 남성복 시장까지 진출해 올해 1천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베이직하우스 때부터 보여준 도상현 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신시장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뚝심이었다. 도상현 사장이 성장하는데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은 누구일까?
도 사장은 주저 없이 ‘김성운 사장’이라고 말한다. 본인이 지난 20년 동안 패션업에 대해 신념을 가지고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입사 초기 직속 상관이었던 김성운 사장이 보여준 신뢰와 포용력이었다는 것이다. 도 사장은 1988년 LG상사 캐주얼부에 입사했고, 김성운 사장은 당시 부서장이었다.
도상현 사장은 “김 사장님은 무엇보다 일을 시킬 때는 모든 것을 믿고 맡겼다. 본인 스스로도 명예를 중시했기에 후배들도 모든 일에서 기본을 지켰다. 김 사장님은 특히 협력업체와 대리점주를 대하는 태도를 중시했는데, 지금 사업을 하면서도 그분의 말씀이 정말 중요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김석수 대표는 캐주얼과 남성복 시장에서 동시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LG를 떠나 「티피코시」와 「제이코시」를 전개하는 유앤드림에 합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남성복 업체 트래드클럽21을 인수하며 숨겨진 야심을 드러냈다. 또 올 봄에는 남성 캐주얼 「WXM」을 신규 출시했다. 본업인 남성복 시장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김석수 대표에게 이러한 승부사 기질을 심어준 사람은 누구일까? 김석수 대표도 김성운 사장이라고 말한다.
김석수 대표은 “초기에는 패션에 관심이 없었다. 아니 전혀 생각지 못했기에 내 옷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사였던 김성운 사장은 거의 매일 술을 사 주며, 인간적인 믿음과 신뢰를 먼저 심어줬다. 일은 그 이후에 배우는 것이고, 상호 신뢰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윤석현 에프앤케이 상무는 LG에 입사하면서부터 지금까지 20년을 김성운 사장과 같이 지냈다. 1998년 엘지에서 분사할 때도 함께 했으며, 최근 「티피코시」와 「제이코시」를 중단하며 가장 큰 위기를 맞았을 때도 함께 했다.
윤석현 상무는 “’한번 해 봐라’며 믿고 맡겨주니 신났다. 아니 죽을 힘을 다해 성과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월급쟁이가 아니라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비전을 주고 이끌어 줬다. 김 사장님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강했는데, 특히 일단 일을 맡겼으면, 외부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김성운 에프앤케이 사장은 80년대 후반 LG상사에서 캐주얼부를 맡고 있었다. 당시 캐주얼부에는 「벤추라」 「캠퍼스플래그」 「빅조이」 「포맥스」 「조느망」 등을 전개하고 있었다. 캐주얼부에는 남자 직원이 8명이었는데, 위에 언급한 사람 외에도 최근 남성 단품 시장서 돌풍을 일으킨 「STCO」를 전개하는 김흥수 사장과 지난해 데님 브랜드 「블루미스티」를 전개하고 있는 김태형 사장도 같은 멤버였다.
입사는 김태형 대표가 가장 빠른 87년 1월이었고, 김석수 사장이 87년 10월, 도상현 사장이 88년, 김흥수 사장이 89년에 입사했다.
당시 사옥은 독산동이었는데, 일주일에 3~4일은 술자리였다고 한다.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에도 일을 마치고 술집으로 향했다고 한다. 메뉴는 삼겹살에 소주, 통닭에 맥주가 단골 메뉴. 부서장이었던 김성운 사장은 늘 좌장이었으며, 인간적인 얘기를 업무 얘기가 주고 받았다고 한다.
도상현 사장은 “일을 통해 성취감을 심어준 것이 개인의 성장에 가장 많은 도움이 됐다. 단순히 일이 아닌 목적을 분명히 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이 김성운 사장의 가장 큰 리더십이었다”고 말했다.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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