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성복과 캐주얼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로 관심을 받고 있는 유앤드림의 김석수 대표. 「제이코시」와 「티피코시」 「트래드클럽」의 인수와 전개, 「WXM」 런칭을 숨가쁘게 진행하고 있는 김 대표의 추진력은 이미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흔히들 저돌적인 추진력을 가진 리더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김 대표의 리더십은 좀 다르다. 리더의 끊임없는 요구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지며 자신이 맡은 자리에 합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서 자연스레 따라오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리더십에 대해 얘기를 할 때마다 제게는 떠오르는 분이 있습니다. 그 분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신 분입니다.”
무역일을 하고 싶어 LG상사에 입사했던 김 대표는 LG패션으로 배정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패션이 뭔지도 몰랐고 알고 싶지도 않다고 생각했던 김 대표는 출근한지 사흘만에 그만둘 결심을 했다.
단호한 마음으로 쓴 사표를 가지고 직속 상사였던 김성운 사장(당시 영업 과장)에게 내자 김 사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퇴근 후에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했다. 송별회라 생각했던 김 대표는 흔쾌히 응했고 주거니 받거니 분위기가 무르익어갔다. 뒷날 출근을 하자 김 사장은 오늘도 퇴근 후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했다. 그렇게 술자리는 하루가 되고 이틀이 되고 한 달이 되어갔다. 결국 김 대표는 매일 술을 사주는 상사에게 인간적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어 차마 다시 사표 얘기를 꺼낼 수 없었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김성운 사장은 김 대표에게 한 달 동안 술만 사준 것이 아니었다. 그는 술을 마시면서 이제 막 패션업계에 뛰어들고자 하는 신입 직원의 고민과 불안을 들어준 것이다. 그리고 시간을 가지고 조용하고 차분하게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지켜봐 준 것이다.
“지금의 내가 그 위치였다면 그랬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납니다. 직원들을 배려하는 리더십을 가지고자 노력하는 것은 다 그 때 배운 것이죠.”
김 대표는 오랜 기간이 걸리더라도 좋은 성과를 내야 하는데 필요한 일이라면 아무리 어렵더라도 해내고야 말지만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직원들을 몰아가는 카리스마보다는 신뢰를 가지고 지켜보며 직원들이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해주는 리더십을 가지고자 노력했다.
언제나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직원들을 고무시켰고 그러다보니 아무리 암울하고 어려운 위기가 닥치더라도 직원들 모두 그것을 즐기며 헤쳐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김 대표가 꿈꾸는 앞으로의 계획 중에는 ‘브랜드별 소사장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있다. 이것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회사를 위한 야망을 품을 수 있도록 직원들을 배려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차세대 후계자들이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기반을 갖추도록 이끌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생각은 특히 패션업계 경영자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 같습니다. 패션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패션업이라는 멋진 일을 하고 있다는 경험을 선사해주는 것이 경영자들이 직원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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