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매스밸류 시장의 선두 브랜드 「TNGT」. 전년 대비 60%의 매출 신장이라는 기록을 세워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브랜드에 대해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정승원 사업본부장이다.
「TNGT」의 놀라운 성장의 배경에는 정 본부장의 탁월한 감각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대내외적인 평가다.
하지만 냉철한 판단력과 시장을 보는 안목, 저돌적인 추진력을 가졌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당사자인 정 본부장은 손사래부터 친다. 자신은 아직도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멋모르고 뛰어든 패션업계에서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좋은 인연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첫 직장에 대한 의미를 깨닫게 해준 분이 바로 양기준 사장입니다.”
대학을 졸업한 1988년, 정 본부장은 회사가 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회사를 선택하겠다는 약간은 치기어린 포부로 나산에 입사했다. 당시 나산은 「조이너스」와 「꼼빠니아」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중견 패션기업이었다.
“영업 MD 1기라는 근사한(?) 타이틀로 입사했기 때문에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박스 나르는 것부터 온통 몸으로 부딪혀야 하는 일들뿐인 겁니다.”
패션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은 컸으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좌충우돌하던 신입사원 정승원을 잡아준 사람이 당시 「꼼빠니아」 양기준 사업본부장이다.
“양 본부장님 말 중에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이 있습니다. 패션은 살아 펄떡이는 생선과 같다고 하셨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패션 사업의 속성을 이해하기 위해 그때부터 사무실에서 먹고 자며 근 2년을 생활했습니다.”
양 본부장의 본격적인 트레이닝 속에서 기획, 생산, 영업, 판매 등 패션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착실히 배울 수 있었다.
두 번째 인연은 세정의 박순호 회장이다. 박 회장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박회장의 고객 지향적 사고방식은 지금 생각해도 부럽기 그지 없다고 한다.
언제인가 마산 창동에 대리점을 개설할 때 평당 임대료가 너무 비싸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직영점도 아니고 점주의 요청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 보고를 들은 박 회장은, 그 길로 마산으로 달려가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내려줄 것을 사정했다.
자신의 브랜드를 하는 점주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려는 박 회장의 진심에서 자신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보았다는 정 본부장.
“오일 쇼크, IMF 외환위기 등 어떤 기업도 피할 수 없었던 커다란 위기 상황에서도 세 개의 의류 브랜드를 런칭한 박 회장의 용기와 판단력 또한 정말 본받고 싶었습니다.”
정 본부장은 최근 몸담은 LG패션에서 세 번째 멘토를 만났다고 말한다. 바로 구본걸 사장이다.
얼마 되지 않은 시간에 LG패션의 브랜드 가치 향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구본걸 사장의 패션에 대한 열정은 이미 소문이 나 있다.
“구 사장님은 ‘리더는 열정이다’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분입니다. 경영자의 열정이 곧 회사의 비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브랜드, 회사, 패션산업에 이르기까지 그 분의 열정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정 본부장은 “세 번의 인연이 가르쳐준 도전과 열정이라는 두 단어를 항상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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