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웨어 신드롬, ‘보이지 않는’ 중헌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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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은 확실, 잠재성은 얼마?

2016-12-06 오전 10:44:18





‘보이지 않는 고릴라(Invisible Gorilla)’는 1997년 출간 이래 ‘인간은 자신이 보려 하는 것만 본다’는 명제의 증명서로 최근까지도 선풍을 이어가고 있는 인지심리학의 고전이다. 우리는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게 된다는 이 섬뜩한 명제의 핵심은 바로 그 ‘보이지 않는(Invisible)’의 이유가 흔하디 흔한 일상의 ‘주의력 결핍’이 아니라 도리어 지나친 몰입과 집착에 따른 ‘주의력 착각’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더 소름 끼치는 점은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면 기가 막힐 지경인 이 주의력 착각, 이것만이 우리 삶에 잠복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Invisible)’ 것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만 해도 자기 능력을 과신하는 ‘자신감 착각’, 모르면서 안다고 우기는 ‘지식 착각’, 우연의 일치를 놓고 얼토당토않은 이론을 만들어내는 ‘원인 착각’, 훈련을 통해 지력을 몇 곱절 증대시킬 수 있다고 믿는 ‘잠재력 착각’ 등 수 많은 ‘보이지 않는(Invisible)’ 것으로 이어진 수 많은 자가 오류가 소개되고 있다.

사실 이들은 어찌 보면 불가항력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착각들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운 인간은 아무도 없으며 여전히 이들 착각은 진행 중이고, 우리 패션 시장의 예단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 Again, 골프웨어 신드롬

최근 패션전문 신문은 물론 다수의 경제신문 일간지를 점하고 있는 패션시장 관련 기사는 온통 ‘골비어천가’ 일색이다. 골프웨어시장 제2 전성기, ‘까스텔바쟉’ 450억원 투자유치 등등. 개개의 사실 여부를 떠나 우리 패션 시장은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다시 발견한 듯 들떠 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서도 제목 자체에서 이미 그 성장 기대에 대한 불안도 함께 읽히는 대목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아웃도어 지자 골프웨어 신규 브랜드 봇물’, ‘골프웨어 시장 아웃도어 전철 밟나?’ 등 새롭게 나타난 구원투수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기가 어려운 것이다.

지금 목격되고 있는 골프웨어 시장에 대한 다소 과도한 기대는 무엇보다 아웃도어 시장의 급락에 대한 심리적 반작용으로 이해된다. 주인공 없는 드라마나 클라이맥스가 생략된 음악의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구조 착각’이 서둘러 골프웨어 시장을 패션시장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불러들인 것은 아닐까?

사실 골프웨어는 우리나라 패션시장의 역사에서 일찍이 일본의 경우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이른 개화기와 전성기를 누렸던 부문이었다. 수익의 차원에서만 비교하자면 그 시절 골프웨어 시장의 성과가 지난 아웃도어 전성기에 조금도 밀리지 않을 것이다. 그야말로 ‘Again 골프웨어’에 대한 향수를 갖지 않을 수 없다.

◇ 골프웨어 시장의 잠재성과 견고성

군계일학. 학의 빼어남을 닭무리 때문으로 해석하면 지나치게 야박한 것일까? 백화점 유통가를 중심으로 보고되고 있는 골프웨어 부문의 상대적 호조세는 아웃도어의 퇴조세로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우선 여러 패션전문 신문에서 국내 유수 전문 기관의 협조 아래 2016년 시장규모를 2조는 물론이고 3조 이상의 기대시장으로 기사화 했던 내용에 대해 주목해 보자.

3조 시장 규모라 함은 쉽게 말해서 1000억원 브랜드 30개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일본 시장의 경우 골프웨어 시장의 규모는 일본 내수판매 출하금액 기준 전체 순수 스포츠웨어 시장의 약 18%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 시장의 경우 3조원을 가정할 때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스포츠웨어 시장의 약 30%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아무리 양국의 시장 구조 차이를 감안한다 해도 수용하기 힘든 결과이다(그래프-1).

골프웨어 시장의 성장 견고성은 어떠할까? 자칫 지난 10여 년 기대치를 한껏 높였던 아웃도어의 폭발성장세를 떠올린다면 낭패이다. 공급자가 물량권을 가진 우리나라 패션 시장의 위탁판매 구조는 공급량의 증대에 따라 판매량이 어느 수준까지는 증대하는 인과성이 엄존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골프웨어 시장의 성장률은 한 자리 수를 넘지 않는 8%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그래프-2).


한국/일본 골프웨어의 스포츠시장내 비중 추이 (그래프-1)

골프웨어 시장규모 추이 (그래프-2)


◇ 한국 골프웨어 구매소비 속성에 대한 사족


한국의 골프웨어 시장은 어느 한 면 ‘골프’라는 대표명사 이외에는 실제로 우리나라 전체 골프 산업과의 연관성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아무리 두(Do) 골프, 기능성 소재기반 스포츠웨어로서의 가치가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조된다 하더라도 아직도 여전히 프리미엄 캐주얼로서 존립되는 소비기반이 훨씬 크고 넓다. 골프웨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일상 캐주얼웨어로서의 구매 속성을 기반으로 소비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아웃도어의 폭발성장 기억에 기댄 골프웨어의 캐주얼웨어로의 외연 확장과 같은 유추는 이미 소진되고 실현되어 더 이상 잠재성이 남아있지 않은 바람 빠진 기대치에 불과하다. 현재 진행형인 골프웨어 시장의 성장 추세 자체에는 이견이 없겠으나, 그것이 전체 패션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대표 시장으로 올인하기엔 그 규모의 한계성을 부인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최현호 MPI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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