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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6시를 훌쩍 넘긴 시각. “배고픈데 간식 좀 사주세요”라는 디자이너의 애교 섞인 말 한마디에 인터뷰에 응하던 나인상 부장의 맘은 바빠졌다. 맘씨 좋은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이 그의 첫인상이다.
나인상은 누구보다 ‘신뢰’의 능력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말 그대로 믿고(信) 의지한다(賴)는 뜻에 충실해 매사를 처리하는 것이 그의 성공 비결이다. 그에게는 팀에 대한 신뢰, 팀원에 대한 신뢰, 경영자에 대한 신뢰 그리고 협력업체에 대한 신뢰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것이 없다. ‘신뢰’를 100% 지지하면 사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은 웬만큼 실현된다는 것이다.
그의 철학이 반영된 리얼컴퍼니의 생산관리팀은 그래서 검사원이 없다. 협력업체가 알아서 자체 검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검사로 인해 지연되는 시간을 단축함은 물론, 생산능률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근 패션업계가 가격전쟁에 휘말리면서 생산관리 능력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여기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지략을 펼쳐가고 있는 나 부장은 25년 경력의 베테랑 관리자. 차세대 주자라기보다 숨은 진주에 가까운 그는 생산관리자의 능력은 ‘판단 결정력’에 있다고 강조한다. 지방이든 중국이든 국내외 어디라도 가서 생산 여부를 가늠해야 하는 생산관리자 역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산관리자는 자신의 만족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런 까닭에 생산관리자는 모름지기 엉덩이가 가벼워야 한다. 그는 팀원에게 샘플이 진행되는 전 과정을 숙지할 것을 늘 당부하고 있다. 디자인 의도와 패턴, 봉제 과정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사이즈를 직접 잴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이는 브랜드를 이해하고 옷에 대한 의도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생산관리자가 아이템에 대한 정확한 사항을 전달할 수 있어야만 좋은 품질의 옷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널, 에프앤에프 등을 거쳐온 나 부장은 데님, 우븐, 다이마루 등 폭넓은 소재를 다뤄본 경험이 있다. 뿐만 아니라 패턴과 봉제 등을 두루 거쳐온 까닭에 옷에 대한 이해 역시 남다르다. “생산관리자가 전문인력으로 채워지는 그날, 국내 패션업계의 경쟁력은 더욱 탄탄해질 것이다”며, 자신의 주어진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는 자만이 최고에 이르는 길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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