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Green New deal, But Green New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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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

2021-06-17 오전 11:23:50


인간의 관점에서 막대무늬 밤나방은 해충 이지만, 나방의 생태계 관점에서는 인간도 해종이다



◇ 내가 죽인 나방을 위한 기도
저녁을 먹고 아이들과 함께 거실에서 책을 보고 있었다. '탁 탁' 소리와 함께 거실 테이블 위로 전등에 비친 손바닥만 한 그림자가 보였다. 천정을 보니 엄지손가락만 한 대형 나방이 거실 형광등 주변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10살 된 딸은 비명을 지르면서 피해 다녔고, 8살 아들은 자기 방에 들어가 장난감 칼을 들고나와 휘둘렀다. 아내는 딸과 아들에게 소리 지르지 말라고 소리치면서 나에게 빨리 죽이라고 말했다. 나는 본능에 의해서 불빛을 따라 들어온 나방을 그저 잠잠히 쳐다보고 있었다. 아내는 날아다니는 나방을 쳐다만 보는 나에게 뭐 하고 있냐고 계속 물었다. 나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본능 때문에 위험에 처한 나방을 죽이지 않고 내보낼 것인가였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라는 책을 읽지 않고 영화 아바타를 보지 않았다면, 나는 무단 침입한 나방이 보이는 그 즉시 주변에 있는 신문지와 책으로 한 번 내지는 두 번의 결정타로 끝내버렸을 것이다. 형광등 주변을 돌고 있는 나방을 죽여야 할 합당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나는 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나방만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나방을 안전하게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서 소리 지르는 아이와 아내를 방으로 들여보냈다. 처음에는 비닐봉지에 나방을 담아 보려 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옷을 그물처럼 이용해서 포획한 후에 날려 보내려고 했었다. 예상대로 겉옷은 비닐봉지를 사용하기보다 훨씬 쉬웠다. 그렇게 포획한 나방을 창문 가로 가져가서 날려 보내려 했다. 그런데 나방은 다시 거실로 날아들어 왔다.


이런 포획작업을 두 번이나 했다. 마지막으로 나방을 잡고 다시 거실에 들어 오지 못하도록 형광등을 껐다. 하지만 나방은 날개가 뒤로 틀어진 채로 베란다에 떨어지고 말았다. 아까는 불빛 때문에 파닥거렸지만, 지금은 날개가 끊어져서 괴로워 몸부림치고 있었다. 나는 휴지를 가져와서 나방을 덮어주고 발로 밟아 한 번에 죽였다.



내가 죽인 나방 이름은 막대무늬 밤나방이다. 학명은 Orthosia gothica askoldensis Staudinger로서 귀족의 이름처럼 길고 근사하다. 막대무늬 밤나방은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3000여종 나방 중에 사과나무, 벚나무, 배나무, 참나무 등에 가해를 입히는 해충으로 분류된다.


막대 무늬 밤나방에게 나는 어떤 존재일까? 열매를 위해서 사과나무와 배나무에게 농약을 뿌려 곤충을 죽이고 토양과 강을 오염시키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무엇일까? 왜 이 나방은 도시 아파트 9층까지 올라왔을까? 나방을 죽일 때 순간적으로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인간이지만 나비족이 되어가는 제이크는 사냥을 할 수 있는 자격을 받게 되었다. 제이크는 활로 잡은 사슴의 심장을 칼로 찔러 고통 없이 죽게 한다. 그리고 이런 기도를 했다.


내가 죽인 나방을 보면서 나도 나비족처럼 이 나방을 위한 기도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제이크처럼 기도의 목적이 없었다. 단지 거슬려서 죽인 나방을 위해 무슨 기도를 할 수 있을까?


나방의 생태계 관점에서 인간도 익종益種이 아니라 해종害種이다. 인간이 만든 브랜드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촉진제 역할을 하고 지구 쓰레기를 만드는 주범이다. 그렇다고 지구 환경을 위해서 인간을 나방처럼 처리하자는 것은 아니고 브랜드를 시장에서 몰아내자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진짜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자칭 브랜드라고 하는 상표를 가진 상품이다. 우리는 이것을 쓰레기의 이전 단계인 소비재라고 부른다.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생태계를 이루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Green New Thinking]이라는 세계관이 필요하다. 아래 질문의 대답을 할 수 있는 브랜드가  Green New Brand이다.


인간이 만든 브랜드가 지구환경에 도움이 될까?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되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어떤 생각(사상, 철학, 가치 등)을 해야 할까?


Green New Thinking이 생각하는 브랜드의 정의는 명료하다. 브랜드의 최종 모습이 쓰레기면 결국 쓰레기다.' 이 브랜드 정의는 '자연'이라고 불리는 생태계 관점(Green New Thinking)이다. 자연에는 쓰레기가 없다. 자연에서 나오는 모든 것은 생태계 일부다. 지구에서 유일하게 자연의 생태계를 거스르면서 파괴하는 것은 인간이 만든 상품뿐이다.


◇ Fast Brand는 Pest Brand
아바타의 제이크처럼 우리도 브랜드를 만들 때 기도문을 작성한다면 어떤 내용이 들어갈까? 자연과 생태계적 순환을 위한 기도를 할까? 아니면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한 기복 기도를 할까?


혁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는 기술의 발달로 이룬 비즈니스 성장을 노골적으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신'에게 기도를 하게 했다. 그는 경제발전에서 기업의 창조적 파괴행위를 미화했다. 물론 자연의 파괴에 대해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업의 창조적 파괴자에 관해서 최소한의 양심의 가책도 없도록 파괴자를 승리자라고 칭찬했다.


슘페터는 기업의 이윤은 바로 창조적 파괴행위를 성공적으로 이끈 기업가의 정당한 노력의 대가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윤에 관한 정의와 기준을 두지 않았기에, 기업의 이윤 추구는 더 악질적으로 나온 창조적 모방이라는 돌연변이 아이디어도 출현하게 했다. 창조적 모방이란 잘 만들어진 다른 기업의 브랜드를 적당한 수준에서 모방해서(혹은 똑같이) '대량소비와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이것은 동일(유사) 상품을 저가격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결국에는 대량생산과 대량파괴를 가져오는 악질적인 수법이지만, 경제용어로 세례를 받아 미화됐다. 이런 상품은 고객 만족이 기업 만족이라는 자기 최면에 걸려 자연과 경쟁자(이웃)를 시장에서 몰아내고 학살하는 브랜드 도살자다.


이들의 만행은 마케팅 전략가들에 의해서 와해성 포지셔닝, 총공격, 변형 전략 등 군사 전투용어로 정당화시키면서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신에게 기도를 하게 했다. 결국 기업들은 콜로세움같은 시장 안에 갇힌 검투사처럼 죽어서 나와야만 하는 무한경쟁 시스템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런 파괴적 혁신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나오는 브랜드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이런 오염된 브랜드는 과연 누구를 노리는 것일까? 그렇게 만들어진 브랜드는 인간의 생활에 어떤 도움을 줄까? 인간들은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약점을 완전히 파악해서 최적의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왜냐하면 돈이 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모든 가치를 현재에 두고 있다. 그래서 현금과 현찰에 힘이 생기게 되었다. 2020년, 우리나라 코스피149개의 상장회사 현금 보유액은 171조라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서 현금 방패라고 하여 47조가 더 늘었다고 한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기업은 외환위기 학습효과 때문에 더욱 현금을 확보하려고 한다. 현금 보유액은 배 밖으로 나온 인공 심장 박동기처럼 위태로운 생명 보존 장치다. 현금이 끊어지는 순간, 기업도 공중분해가 된다. 믿을 것은 오로지 현금이다. 당장 현금 확보를 위해서는 브랜드의 저가 푸쉬 마케팅이 제격이다. 기업은 현금확보를 위해 자연과 이웃에게 만행을 저지른다.


왜 경영자들은 평상시에는 고객이 기업의 주인이라고 말하다가, 조금만 어려우면 현금만 바라볼까? 고객이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고객이 주인이다'라는 말을 믿는 사람도 없지만, 경영자도 진짜 믿어 달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현금을 은행에 쌓아두고 경영하는 기업은 자신이 속한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고객이 자신을 돕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다. 물론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자들은 끊임없이 파괴적 혁신을 운운하면서 후손들이 써야 할 미래의 자원을 현금으로 환전해서 아무도 못쓰게 하고 있다.


기업은 인간에 의해서 조직화하지만, 일단 만들어지면 개인이 아니라 법인法人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지게 된다. 그러면 더 이상 인간의 조정이 필요 없을뿐더러, 오히려 인간을 통제하고 조직 자체가 인격체적 사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기업은 신의 특성인 무소부재無所不在를 응용하여 다국적 기업과 세계 공장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국가도 통제 불가능의 조직으로 확대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은 전지전능全知全能이라는 신의 실체를 흉내 내어 각종 정보망과 법규제를 이용해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도 있다. (방위산업체는 전쟁도 일으키고, 석유화학회사는 환경 파괴를 해도 국가로 보호받는다) 하지만 이런 기업에도 약점은 있다. 바로 평균 50년 내외인 짧은 생명이다. 반면, 기업과 달리 브랜드는 수백 년 동안 이어지는 영속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힘에 비해서 짧은 생명을 가진 기업은 브랜드와 동일시 하는 작업을 통해서 신의 특성인 영생불멸 永生不滅을 꿈꾸고 있다.


이런 슈퍼파워를 가진 기업의 목표가 무엇일까? 기업의 홈페이지와 가끔 대중매체에서 다루는 것을 살펴보면 딱 한 가지 밖에 없다. 매출 목표 달성이다. 기업의 가치와 능력을 오직 수입으로만 평가한다. 기업이 사회에 어떤 가치와 영향을 가졌는지, 그리고 인류 문명과 자연환경에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는 '전혀' 언급이 없다. 그저 돈이다. 그래서 수익의 극대화라는 목표 아래 기업은 계속 '공격경영'  모드로 진화하고 있다. 지구에서 가장 돈을 많이 가진 기업이 되고 싶은 사장에게 이런 질문을 해보자.


당신의 브랜드가 1조가 되면 지구의 환경은 얼마나 좋아집니까?
1조 기업은 지구에서 함께 사는 다른 생물 150만 종(이 숫자는 파악된 숫자이고, 생물학자는 약 1000만~2000만종이 있다고 한다)과 어떤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까?


150만 종 생물들은 지구를 파괴하는 인간에 대해서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참고로 지구에 사는 어떤 종이 다른 종을 멸종시키는 것은 인간이라는 종 밖에 없다.


기업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자연 파괴적-소비자 우호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비즈니스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자연의 유린을 막기 위해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와 같은 개념이 아니라 회복의 창조, 생태계적 비즈니스와 같은 신개념들을 생각(Green new thinking)해야 한다. 특히 패션업계에서는 창조적 파괴만큼 숭배라는 Fast Fashion의 실체가 결국 지구와 인간에게 Pest(페스트균 전염병) Brand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Green New Thinking으로 만든 브랜드는 마지막 모습이 쓰레기가 되지 말아야 한다. 사진은 생태계에 감사함을 표하는 인디언의 기도


◇ Green New Brand를 위한 기도


상품 라벨 택에 이런 '기도문'이 있다면, 이것을 만든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옷을 구매하면서 이런 기도를 한다면, 기업을 어떻게 변할까?


기도문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겠다. 이미 한번 언급을 했던 내용이다. 생명 경제학 존 러스킨은 저서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에 나와 있는 내용으로 기도를 하면 된다. 그의 글을 다시 살펴보자.


첫째로 물건을 살 때마다 먼저 이 구매가 물건 생산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해야 한다. 둘째로 지불하는 돈이 생산자가 생명을 소비한 가치에 합당한지, 그리고 그 가치만큼 합당한 비율의 이윤이 그에게 분배될지를 생각해야 한다. 셋째로 구입하는 물건이 음식과 지식과 만족감 같은 생명에 유용한 것들을 위해 얼마나 긍정적으로 소용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넷째로 구입한 물건이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분배되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모든 상거래는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그 계약은 일 획도 틀림없이 이행되도록 하며, 그리고 계약의 이행은 착오 없이 순탄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상용품을 거래하는 시장에서는 특별히 순정품(짝퉁이 아닌 진짜)만 팔도록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추가해야 한다. 여섯 번째 이 물건의 마지막 모습이 쓰레기가 되지 말아야 한다. 지구를 해롭게 하는 오염물이 아니라 생태계의 일부가 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바로 Green New Thinking이다. 이 생각으로 브랜드를 만들자. Pest같은 Fast Fa shion이 아니라 지구의 Family가 되자.




정인기 기자 ingi@fi.co.kr
권민 객원 에디터 unitasbran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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