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은 ‘친환경 패션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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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 친환경 비즈니스 생태학 접근의 시작

2021-06-28 오후 11:14:05


패스트 패션은 쓰레기 발생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사진은 T. Mitchell의 ‘Fast Fashion-The Dark Side Of Fashion’ 전시회



◇ 그린뉴딜·ESG 경영이 지속경영의 핵심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뜻하는 그린뉴딜(Green New Deal)이 전 산업의 주요 아젠다로 부상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한 국가 프로젝트로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했는데 3개의 축 중 하나는 친환경, 저탄소 등 그린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그린뉴딜이다.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 대표 친환경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관련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산업부는 오는 2026년까지 섬유패션 산업에 1조 400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과 디지털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섬유패션산업 한국판뉴딜 실행전략'을 밝혔다. 환경친화형 산업 전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산업 혁신, 첨단기술로 안전한 사회 구현, 연대 협력을 통한 산업생태계 강화 등이 주요 골자로 이 중 친환경 소재와 공정기술 개발, 클린팩토리 구축 등을 통해 친환경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생분해성 섬유, 리사이클 섬유 등 친환경 섬유 소재 개발 등에 39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2021년 새해가 밝으면서 많은 기업들이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패션 업계에서는 다소 생소한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 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적 공헌 활동, 그리고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하겠다는 경영 전략이다.


연초 카카오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김범수 의장이 위원회를 직접 이끌겠다고 밝혔고 SK하이닉스 역시 ESG 경영 가속화를 위해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10억달러(약 1조 1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키로 했다.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한 수질 관리를 비롯해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다. 금융위원회는 '기업공시제도 개선 간담회'를 통해 올해부터 ESG 정보를 포함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단계별로 활성화하면서 2030년에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들은 ESG 관련 공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주요 투자기관들은 향후 기업의 ESG 지수를 투자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러한 경영 아젠다의 변화 중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지속경영을 위한 '환경'이다. 



해양 쓰레기로 만들어진 한국의 16배 규모인 GPGP섬 ‘Trash Isles’



◇ GPGP섬을 아시나요?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는 북태평양 하와이섬과 미국 캘리포니아 사이에 퍼져 있는 거대 쓰레기섬으로 바람과 해류의 영향에 의해 북미, 중남미, 아시아에서 흘러온 쓰레기가 모여 있는 지역이다. 이곳은 약 1조 8000억개, 8만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이뤄져 있으며 한국의 약 16배에 달하는 규모로 계속 커지고 있다. GPGP섬은 플라스틱 오션 재단과 라드 바이블이 UN에 정식 국가로 요청하면서 국명은 '쓰레기섬(Trash Isles)', '더 브리(쓰레기 잔해)'라는 화폐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현재 엘고어 전 미국 부통령을 포함해 20만명이 GPGP섬의 시민으로 등록했다. 


꼭 GPGP섬이 아니어도 해마다 800만톤의 플라스틱과 200만톤의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대부분 육지의 플라스틱 폐기물이나 어업에서 유입된 플라스틱이지만 의류 제품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도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원인이다.


패션 제품은 미세플라스틱 문제뿐만 아니라 이미 플라스틱&비닐과 같이 환경오염을 시키는 쓰레기 주범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직물 9200만톤이 폐기물로 발생하고 있고 이 중 약 1%만 새 옷으로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또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는 패션 산업에 의한 것이며 옷을 만들 때 엄청난 양의 물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 패션, 지속가능경영은 인식이 아닌 '실천'
다행히 최근 지구적 생태 위기에 대한 우려와 패션 제품의 오염 심각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취되면서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 해결 방법이 천연 소재나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등 재생 소재를 사용하는 것에 그쳐 있다면 아직은 친환경 전략에 대해서는 초보수준이라 할 수 있다.


패션의 서스테이너블은 패션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 제한된 것이 아닌 원료부터 폐기까지의 복잡한 여정 전체를 통틀어서 생각해야 하고 가치 사슬 구조의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플라스틱 소비 제로, 탄소 배출 저감, 친환경 소재로의 전환 및 신기술 등 비즈니스 구조적인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다행히 최근 패션 기업들은 친환경 소재 전환, 리사이클 활용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이를 실행하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아디다스' '나이키'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등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는 물론 여성복, 남성복, 아동복, 패션잡화 등 다양한 복종에서 리사이클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 버려진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 패션 브랜드나 친환경 및 윤리적 패션을 추구하는 작은 스타트업 브랜드들이 론칭되면서 친환경 패션 그룹이라는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래코드' '플리츠마마' '오픈플랜' '비건타이거' '컨티뉴' '카네이테이' 등이 대표적이다. 또 패션뿐만 아니라 뷰티 산업에서도 필환경 비즈니스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트렌드를 추종하며 패스트 패션을 부추기는 SPA 브랜드의 시대가 종식되고 있다. 무분별한 자원 고갈 및 의류 폐기물 과잉 생산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도 부담없는 가격에 단기간에 다양한 옷을 교체해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던 SPA 브랜드들의 설자리가 좁아지면서 영업을 종료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이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패션 브랜드로만 특화시킨 ‘헬싱키 패션 위크’.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패션위크로 개최됐다. 사진은 HFW에 참가한 '오픈플랜'



◇ 환경오염의 주범에서 벗어나는 생태계적 접근이 필요
이와 함께 친환경 패션 산업은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가 아닌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측면에서 인식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가치 사슬 전반에 걸친 친환경 전략이 요구된다. 또 친환경 패션=친소재 패션이라는 소극적인 접근이 아니 범위를 넓혀 비즈니스 생태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쓰레기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빈센트 스탠리 '파타고니아' 철학이사는 "의류 산업은 폐기물에 대한 의무가 있다. 사람들은 20년 전에 비해 60% 더 많은 옷을 구매하지만 착용 기간은 절반에 못 미치고 버린다. 신중한 구매를 통해 제품 구매빈도를 줄이고, 물건을 보다 오래 사용하고, 수선이 가능한 옷을 만들어야 한다. 또 더 이상 입지 않는 옷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고객과 옷의 관계를 변화시켜야 하는데 새제품을 구매하는 단순한 신규성이 아닌 오래 입을수록 유대적 관계를 수립할 수 있는 관계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부자재 소싱은 물론 디자인, 생산, 판매, 물류 전 과정에 걸쳐 환경오염 요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오래 입게 하기 위해서는 가치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브랜딩'이 반드시 요구된다. 이와 함께 소비자에게 지구 쓰레기가 되지 않기 위한 옷을 사고 입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폴 호켄은 저서 '비즈니스 생태학'에서 '에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지속가능 비즈니스의 6가지 기준'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 세계의 제품을 소규모 지역 제품으로 바꿔 나간다 △자연에 미치는 영향에 책임을 진다 △성장하기 위해 아무 외부 자본이나 끌어오지 않는다 △인간적이며 가치, 품위와 만족감을 주는 생산과정과 서비스를 추구한다 △오랫동안 쓸모 있고, 버려진 뒤에도 미래 세대에 피해를 남기지 않는 제품을 만든다 △소비자(Consumer)를 고객(Customer)로 변화시킨다.



바다를 살리기 위해 해양 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이 시급하다



지난 2019년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 케링(Kering)이 주도하는 이니셔티브 The Fashion Pact에 32개 주요 글로벌 의류회사가 서명했다. 2050년까지 탄소 발자국 순제로 목표를 달성하여 지구 온난화를 막고, 생물 다양성을 복원하고 생태계를 보호하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제거해 해양을 보호하는 세가지 분야에서 산업 목표를 설정했다.


이제 패션 기업은 환경과 인간 중심의 상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며, 자연과 경제가 함께 돌아가는 생태계에서 선순환적인 구조를 만드는 데 결코 소홀해서는 안될 것이다. 소비자 역시 구매 기준을 '쓰레기를 살 것인가'에서 '브랜드를 살 것인가'로 바꿔 '합리적인 가치'와 '환경 보호'라는 소비철학을 세워야 할 때이다.


또한 제조사, 소비자만의 몫이 아닌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도 필요하다. 중국 정부는 의류 제조 산업을 포함한 지속 가능한 제조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하이를 녹색 제조 이니셔티브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프랑스 정부는 2024년까지 파리를 세계의 지속 가능한 패션 수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는 미판매 상품의 폐기 금지를 포함해 약 100개의 지속 가능성 조항을 준수하도록 하는 규정을 통과시켰다.


우리는 2020년 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수많은 희생을 치루고 일상의 삶을 뺏기는 고통을 경험해야 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나라간 이동제한 조치와 산업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대기 오염 지수는 낮아졌고 사라진 비행운 때문에 비행이 지구온난화에 치명적이라는 것도 알았다.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벗을 순 없었지만 반대로 황사, 미세먼지가 사라진 맑은 하늘 덕분에 눈은 호강할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지구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 고조와 더불어 패션산업 역시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파괴의 역순환 구조가 아닌 지구 생태계의 가치제고를 추구하는 선순환 생태계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패션산업이 아닌 'ECO BRAND'의 증가로 친환경적인 선한 논리가 지배하는 패션 마켓이 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그려본다.



이태리 그린카펫패션어워드 2020에 ‘프라다’ 리나일론 칵테일 드레스를 입은 파틸다 데 안젤리스(좌)와 100% 친환경 소재 사용을 추구하는 여성복


'오픈플랜’(우)



 

황연희 기자
yun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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