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에 나타난 경영성과, 그리고 기업가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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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8 오후 2:17:46




<하성호의 패션투자 뒤집어보기 11>

기업인수를 고려할 때 이익을 높여줄 기업을 고르기보다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을 우선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패션기업의 재무제표로 경영을 배우다3, 김성호>
우리나라처럼 순간적으로 들끓는 시장에서는 페라리를 4000만원짜리 보급형으로 만들어 모든 도로 마다 가득 차게 할 수 있을텐데, 페라리는 여전히 도시귀족 소수에게만 제공(?)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에르메스를 캐주얼용으로 만들면 우리나라에서는 스타벅스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며 순식간에 5년 매출을 한 시즌에 벌 수도 있지만, 그들은 절대로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패션의 미래 13, 권민>


김성호 대표의 현금흐름에 대한 칼럼, 권민 에디터가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유럽 명품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다. 가격(Price) x 수량(Quantity) = 매출(Sales)의 공식을 떠올려보자. 필자의 생각에 재무용어로 특히 패션산업에서 브랜드 파워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가격(Price)의 하방경직성이다.

가격의 하방경직성은 결국 매출의 안정성을 의미한다. 이 때 수량(Quantity)의 제어가 가능하다. 페라리, 에르메스의 브랜드력이 수량(Quantity)을 제어한다. 페라리와 에르메스의 매출은 안정적일 것이고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현금흐름의 변동성 또한 적을 것이다. 이들의 기업가치는 높게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게 하는 현금흐름의 원천은 브랜드라는 무형자산이다. 명품 브랜드의 경우 이 무형자산이 곧 영업자산인 셈이다. 아래 내용부터 [표1]을 함께 참고하여 읽어보자.

필자가 이전 칼럼에서 다룬 김대표의 골프사업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김대표가 2억원을 들여 산 [표1] 재무상태표의 기계장치가 영업자산이다. 이 영업자산을 통해 앞으로 영업이익을 창출할 것이다. 반대로 영업자산에서 창출되는 미래 순현금흐름의 합이 영업자산의 가치가 될 것이다.

기업가치평가 방법에는 이익접근법 (Income Approach, 절대가치평가)과 시장접근법(Market Approach, 상대가치평가), 그리고 비용접근법(Cost Approach)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미래 순현금흐름의 합산을 통해 영업자산의 순현재가치 (EV, EnterpriseValue)를 구하는 것이 이익접근법(절대가치평가)으로 기업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김대표가 운영하는 기업의 경우 EV는 기계장치 2억원에서 현금 0.7억원을 뺀 1.3억원이 될 것이다.

M&A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시장접근법(상대가치) 평가지표는 EV/EBITDA이다.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한 값으로 회사가 창출하는 영업현금흐름의 대용지표이다. 즉, EV/EBITDA는 회사의 가치(EV)가 영업현금흐름창출 능력 대비 몇 배정도 수준인지 파악함으로써 Peer Group 과 비교를 통해 기업가치의 고평가/저평가 정도를 파악한다.







[표1]에 나와있는 다른 지표들도 마찬가지로 Peer Group과 비교를 통해 기업가치의 고평가/저평가 정도를 판단하는 지표이다. PSR/PBR/PER도 Price (주주가치, 시가총액)를 각각 매출(Sales), 장부가치(Book), 당기순이익(Earning) 과 비교한 지표이다.

스타트업의 경우 영업이익, 순이익이 실현되기 전 단계 기업이 많음으로 EBITDA나 영업이익, 순이익을 사용하는 지표의 사용이 힘들다. 그래서 PSR(주주가치/매출액)지표를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PSR 지표의 경우 비교대상기업들 간 비용구조, 재무구조가 유사하다는 가정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똑같은 매출액을 달성하더라도 각 기업의 상황에 따라 영업이익 숫자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말고도 최근 스타트업 평가에 판단 기준이 되는 새로운 지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GMV(Gross Merchandise Volume, 총거래액)이다. 이커머스 기업의 평가에 있어 EV/EBITDA의 대용지표로 EV/GMV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이커머스 기업의 사입 또는 중개 모델의 선택 따라 GMV와 매출액의 차이는 많이 날 수 있다. 하지만 GMV의 증가로 인한 매출액 증가로의 방향성에 대한 판단은 직관적이지 않는가. 따라서 아직 수익이 나지 않은 초기 기업의 경우 EV/GMV 가 좋은 대안일 수 있다. 다른 예로 배달대행 기업의 EV/EBITTDA 대체지표로 'EV/월 배달건수'를 사용하기도 한다.

실제 이런 대체지표가 IPO 시 공모가 산정에 사용된 경우도 있다. 2016년 11월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EV/Capacity를 사용하였다. 여기서 Capacity는 생산 시스템이 일정기간에 달성 가능한 최대 생산량, 즉 생산역량을 뜻한다. 2016년 상장 전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3~2015년 연속 영업적자 상태였다. 이 같은 방식은 2021년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가 산정에도 사용이 된다.

Capacity, GMV나 배달건수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업종 특성에 맞는 매출의 원천지표이다. 매출액은 영업이익, 순이익, 현금흐름으로 연결된다. 즉, GMV나 월 배달건수가 미래에는 영업이익, 순이익, 현금흐름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가정이 들어간 것이다.

이런 가정이 없이 어떻게 투자의사결정을 할 수 있겠는가. 새로운 성장산업이 생겨날 때, 또는 전통산업 내 성장 섹터가 등장했을 때 새로운 평가 방법이나 지표가 등장한다.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의사결정 지표로 해당 기업의 매출과 가장 밀접한 변수, 수익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를 선택하게 된다.

초기 수익이 나기 힘든 스타트업 시기를 지나 성장을 하게 되면, 다시 영업이익과 순 이익으로 판단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영업이익, 순이익, 현금흐름은 Classic이라 생각한다. Classic에서 시작해 Classic 과 가장 밀접한 의사결정지표를 잠시 사용하다, 다시 Classic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하성호 CFA | Simone Investment (shha@simonecf.com)

필자는 글로벌 1위 명품 핸드백 제조기업집단에 속한 사모펀드(PEF, Private Equity Fund)에서 기업투자 및 펀드운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 바라본 패션산업에 대해 여러분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쉽게 전달하고자 한다.




 


하성호 Simone Investment CFA
shha@simonec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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