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일하는 방식부터 바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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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중심 브랜드 만들기

2021-08-05 오후 1:51:44

<김해근의 패션기업 디지털 성장전략 6>



패션은 곧 유행이다. 유행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브랜드는 그런 변화를 이끌 의무가 있다. 끊임없이 독립 브랜드들이 유입되고 동시에 많은 브랜드들이 사멸해 갔다. 그만큼 시장이 민감하고 끊임없이 변화가 요구되는 산업이다. 게다가 최근 변화는 더욱 혁신적이고 속도도 빠르다.


이런 환경에서 생존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전략 및 기획 역량이 중요하다. 기업 사정에 따라 기획 담당 부서를 따로 둘 수도 있겠으나 보다 근본적인 처방은 따로 있다. 전사 모든 조직이 기획 및 변화 중심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어려운 기업일수록 직원들은 기획 보다는 운영에 많은 시간을 쓰기 마련이다. 하지만 매일매일 반복되는 오퍼레이션에 허덕이게 되면 시장의 꽁무니만 쫓을 수밖에 없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이 악순환을 끊기가 쉽지 않다. 이런 악순환을 끊을 있는 방법이 없을까? 단칼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주요 아젠다 중 하나인 '디지털 워크플레이스'가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맥킨지는 소매와 도매 각각 53%와 44%의 업무 자동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디지털 워크플레이스는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
디지털 워크플레이스를 정의하는 여러가지 말들이 있지만 핵심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이끄는데 있다.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는 것, 그리고 일을 위한 일이 아니라 소비자 지향적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업무 환경이 곧 디지털 워크플레이스다. (Gartner, The Recipe for a Digital Work  place, 2019)


그러면 디지털 워크플레이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전직원이 태블릿을 들고 다니며 일하면 디지털스러워 보이긴 하겠지만 실속있는 방안은 아닌 듯하다. 그러니 디바이스 얘긴 빼자. 대신 앞서 강조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맞닿아 있는 실용적인 방안들을 차근차근 따져보자.



1. 프로세스 개선 관점으로 목표를 설정하자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최근 패션업계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어떤 툴의 도입으로 가능할 것처럼 오해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어떤 회사는 이런 툴을 썼대. 우리도 써보자"라는 식의 접근으로는 우리 회사에 맞는 디지털워크플레이스 구현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1)비핵심 프로세스는 아웃소싱하자. (2)MD의 분석업무를 효율화하자 (3)고객 프로모션을 프로세스를 자동화하자 (4) 시즌 기획 단계의 협업을 활성화하자 - 이런 식으로 프로세스에 근거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것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툴의 도입이 검토되어야 한다. 그럴 때 여러 툴을 비교 검토할 때 기준도 명확하고 도입을 위한 프로젝트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


2. 업무 자동화에 대해 과감한 목표를 설정하자
맥킨지에 따르면 리테일 산업의 업무 자동화 잠재력이 50%를 넘는다. 미국의 사례이고 평균적인 통계라 우리에게 딱 들어맞지는 않겠지만 시사하는 바는 크다. 50%라는 숫자를 얘기하면 대부분의 경영진은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반면 실무자들은 자동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업무들이 상당한 디테일이 필요하며 자동화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드러낸다.


이렇게 의견이 갈리는 대표적인 업무가 아마 매장 배분 업무일 것이다.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해야 할 MD들이 단순 반복적인 일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의사결정을 위한 충분하고 다양한 데이터가 제공된다면 이론적으로 AI가 못할 일은 분명 아니다.


다만 (사람이 보기에) 예외적으로 보이는 사례들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가 내부에 있느냐, 있다 하더라도 AI로 개발한다고 했을 때 가성비가 있느냐가 더 문제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회피해서는 곤란하다. 배분만 떼어놓고 보면 해결이 어려워 보이겠지만 매장간 이동까지 포함해 자동화 관점에서 프로세스를 되짚어본다면 비싼 MD들을 단순반복업무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 굳이 AI를 쓰지 않고서도 말이다.
요컨데 맥킨지가 말하는 50%가 과할 수는 있으나 허황된 얘기는 아니다. 프로세스의 개선, ERP 개선, 자동화툴 활용 등 여러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3. ERP에 투자하자
디지털 워크플레이스를 하자며 ERP 고도화를 말하면 의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ERP를 빼고 회사 프로세스를 논할 수 없다. 가장 많은 시간 사용하는 시스템이 ERP다.


ERP에 끊임없이 투자한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업무 효율 차이는 엄청나다. 사실상 직원들이 업무 시스템 활용에서 가장 고통받는다고 여기는 시스템이 ERP다. 무슨 자동화툴을 도입하는 것보다 ERP 화면 하나를 좀 더 편리하게 고쳐주는 게 훨씬 효용이 큰 경우가 많다.
회사의 핵심 데이터가 ERP에 있고 ERP에 데이터가 입력되어야 업무가 진행된다. 그러니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투자에 가성비를 따진다면 ERP 고도화가 단연 으뜸이다.


ERP에 대한 투자가 당장 빛나진 않겠지만 이를 외면하면서 디지털 투자를 한다면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ERP를 무슨 외산 유명 패키지로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인 브랜드라면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국내 유통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그럴 필요는 없다. 국산 자체 개발 ERP라도 회사 업무 개선에 맞춰 시스템을 끊임없이 유지보수하고 기능 개선을 한다면 그것보다 좋은 ERP는 없다. 회사가 2~3배 커진다면 모를까.


4. 용도에 맞는 툴을 쓰자
업무 자동화를 계획하면 가장 먼저 검토하는 것이 RPA(Robotic Process Automa tion)다. 반드시 필요한 툴이고 분명히 효과가 있다. 하지만 만능 툴은 아니고 그렇게 써서도 안된다.


대표적인 오용 사례는 내부 시스템간 인터페이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RPA로 구현하는 것이다. 내부 시스템간 인터페이스 대비 RPA는 오류가능성이 높다. 인터페이스는 데이터 수준에서 구현하지만 RPA는 화면 수준에서 구현을 하기 때문에 변경 가능성도 높다. 그러므로 RPA 활용에 있어 필자가 고객에게 제시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RPA 구현이 쉬워 보인다고 정석을 따르지 않고 RPA 하나로 업무 자동화를 모두 해결하려는 우를 범하지 말자. 그랬다가는 현업의 잡일을 IT가 떠안는 꼴이 되기 십상이다.





김해근 브래키츠 대표
hg.kim@brackets.solu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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