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미래 8ㅣ생각이 결과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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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3 오후 1:09:47

Ideas have consequences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가 만나 아이를 가지면 부모가 된다. 그러나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좋은 부모가 되려면 인간을 부끄럽게 하는 가시고기 부성애와 자신을 희생시키고 자식을 살리는 사막 거미 모성애 뿐만 아니라 지식이 필요하다. 좋은 부모는 본능이 아니라 학습이다.

일반적으로  회사를 세우고 상표 출원을 하면 상표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특허청에 상표등록이 되었다고 브랜드가 되는 것도 며느리와 쥐며느리처럼 다른 이야기다.(참고로 돌 밑이나 지하실 습한 곳에 사는 쥐며느리는 벌레가 아니라 등각목 쥐며느리과의 갑각류 동물이다.) 특허청에서 허가받은 것은 '브랜드'가 아니라 '상표'다. 상표에서 브랜드로 되는 것은 생산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는 소비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니깐 기업에서 상품에 상표를 붙여 판다고 브랜드 경영을 하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도 쥐며느리 생물 분류계처럼 나뉠 수 있다. 큰 분류로 본다면 아무도 모르는 상표에서 시작한다. 그다음 단계는 인지도만 있는 상표, 인지도만 있는 브랜드, 그리고 충성도가 있는 '진정한' 브랜드로 세분화된다. 따라서 브랜드 경영의 시작은 자신의 상표가 아직 상표인가 아니면 브랜드인가를 인식하는 데서 시작한다.


여기까지 동의했다면, 다음 질문에 대답해보자.   
"브랜드가 무엇인가?"
"진정한(진짜,강력한) 브랜드는 어떻게 만드는가?"



이 질문의 대답을 연필로 종이에 써보자. 쓰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은 내가 아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글로 써보면 내가 알고 있는 감정(지식이 아니다)의 실체를 그대로 볼 수 있다. 글로 쓸 수 없다면 아는 것이 아니다. 쓰는 것이 귀찮으면 전화기를 꺼내 녹음하고 들어보자. 자신이 말한 것을 꼭 들어야 한다. 내 귀로 내 목소리를 들어야만 알고 있는 확신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것도 하기 싫다면  옆 사람에게 브랜드를 설명해보자. 대답할 수 없다면 상표를 가진 사장님이지만 브랜드 경영자는 아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성욕과 종족번식이라는 포유류 본능이 필요하지만, 아이가 제대로 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부모가 필요하다. 당신의 상표는 당신이 글로 쓴 내용만큼 자란다.

사실 브랜드 정의가 원래 어렵다. 왜냐하면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브랜드를 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설명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브랜드 정의가 왜 중요한지 잠깐 살펴보자.

플랫폼 시대가 도래했지만, 결과적으로 브랜드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플랫폼은 플랫폼일 뿐이다. 소비자는 11번가와 쿠팡, 예스24와 알라딘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플랫폼 브랜드를 고민하지 않는다. 마일리지와 혜택 그리고 가격 차이만 본다. 결정적 선택은 소비자가 원하는 브랜드가 있는가 없는가이다.

아주 옛날(?)에는 백화점이 오늘날 플랫폼 역할을 했다. 그리고 면책 특권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백화점 입점 브랜드'라는 수식어로 상표를 브랜드로 둔갑시키는 세탁술이었다. 그때는 백화점이 상표에게 브랜드 귀족 작위를 주었고, 소비자는 백화점의 권위를 인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브랜드가 유통에 브랜드 작위를 주는 시대다.  쇼핑 플랫폼과 앱이 끊임없이 나오면서 브랜드 입점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 팽창과 함께 디지털 마케팅 회사들이  '사용 후기와 가성비'라는 흑마술 같은 마케팅을 사용해  '조회 수와 좋아요'로 '자칭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그런 상표는 2~3년을 견디지 못하고 사라졌다.

지금 패션 플랫폼 광고가 전면전 양상을 보인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많은 패션 상표들이 패션 브랜드가 되기도 전에 매출 경쟁으로 단기에 사라지는 전조 현상이다.

브랜드 정의가 중요한 것은 이런 '자칭' 브랜드가 남발하는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서 같이 따라가거나 묻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특허청에서 상표등록으로 시작했지만, 가성비를 앞세운 인지도 상표의 길과 브랜드의 길은 다르다. 브랜드가 되려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살펴보자.

먼저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브랜드 정의를 살펴보자.

미국마케팅협회는 "브랜드란 한 기업의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식별시키고 나아가 경쟁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차별화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이름, 사인, 상징물, 디자인 또는 이들의 조합"이라고 말했다. 아마 사전에도 이와 유사하게 정의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 책에서 미국마케팅협회가 말한 브랜드 정의를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마케팅협회에서 말하는 브랜드 정의는 '인지도와 차별성이 있는 상표'일 뿐이다. 독자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 이름을 넣어서 한번 읽어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자 책꽂이에 브랜드 관련 책들이 있다면  그 책에서 정의한 브랜드를 살펴보자. 단언컨대 모두 다를 것이다.



◇ 브랜드는 무엇인가? 
상표와 브랜드를 이해하기 위해서 영국 패션 브랜드 액세서라이즈Accessorize에서 직원 대상으로 교육하는 브랜드북으로 튜닝tuning해보자. 튜닝이라고 하면 자동차 튜닝과 악기 조율이 떠오를 것이다. 여기서 튜닝은 악기 소리를 맞추는 튜닝이다. 오케스트라 연주자는 연주하기 전에 자신의 악기를 튜닝한다. 악장은 수석 오보에 연주자에게 라(A)음를 불도록 한다. 그러면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연주자는 오보에 A 음을 듣고 자기 악기의 소리를 맞춘다. 상표와 브랜드를 이해가기 전에 브랜드 A 음을 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가 알고 있는 브랜드 개념과 여기서 말하는 개념 그리고 사전적 브랜드 개념이 서로 다른 음을 내어서 소음을 만들어낸다

액세서라이즈 브랜드북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브랜드란 무엇인가?"

모든 사람이 브랜드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하루의 일상을 떠올려보면, 우리는 매 순간 매일 매주 수백 개의 브랜드를 선택한다. 진정한 브랜드란 단순히 로고나 상품 자체가 제공하는 기능, 그 이상의 것이다. 브랜드는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하게끔 해주고, 우리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운전하는 자동차, 머리를 감는 샴푸, 쇼핑하는 매장 등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총체적인 그림을 떠올리게 해주고, 무엇을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이야기해준다. 이처럼 브랜드는 복합적인 존재다. 비록 물리적인 형체이지만, 그 안에는 구매자의 감정과 정신이 존재한다. 사람이 어떤 브랜드를 접할 때마다 긍정적인 기억과 인상을 받게 되고 점점 확고해진다면, 성공적인 브랜딩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브랜드를 깊이 이해해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 판매하는 방법까지 그 모든 것이 '브랜드'에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브랜드란 무엇인가?


'진정한 브랜드의 정의'는 890호로 이어집니다. >>



정인기 기자, 권민 객원 에디터
unitasbran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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