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기업의 지속가능성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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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오전 11:19:52

<하성호의 패션투자 뒤집어보기 3>
금융투자, '기후 리스크 = 투자 리스크' 인식 확산 중
친환경 소재·업사이클·3D 샘플링·과잉생산 방지·중고거래 주목






올해는 국내외 할 것 없이 ESG 경영, ESG 투자가 화두이다. 다수 기업에 ESG 부서가 신설되고, 금융회사에서는 ESG 기준에 따라 투자를 하겠다고 한다. 이번 칼럼은 자본시장에 있는 필자가 바라보는 ESG 트렌드의 배경과 관점, 그리고 주목해야하는 이유를 공유하고자 한다. 그리고 패션산업 입장에서 어떻게 ESG를 이해하고 도입해야 할 지를 고민해 봤으면 한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 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지칭하는 약어이다. ESG 활동은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초래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지배구조의 효용성을 극대화함으로써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장기적 가치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인식된다(한국증권학회지, 2020) 즉, 투자 의사결정 시 재무적 요소에 더해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겠다는 의미이다.


사실 ESG는 갑자기 툭 튀어나온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90년대 '내일은 늦으리' 같은 환경 캠페인에서 그린피스 활동 등 표현과 실천 방법은 다르지만 비슷한 맥락의 개념들이 계속 존재해왔다. 하지만 환경보전 슈퍼콘서트를 성대하게 개최해도, 지구온난화 때문에 사라지는 북극곰 걱정을 아무리 해도 스타벅스 빨대는 플라스틱이었다. 하고 싶은 말은 현재 ESG를 둘러싼 사회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는 말이다.


필자는 ESG는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가능케 하는 기업 또는 프로젝트를 선별하는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즉, 기후변화, 경영진의 보수, 다양성 및 포용성 같은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피하고 기회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이지 투자수익률과 거리감이 있는 소위 착한 기업 개념이 아니다. 그렇다면 ESG경영, 투자라는 개념이 화두가 된 배경은 무엇일까? 표1의 흐름을 따라가 보자.




◇ ESG 가 급부상하게 된 배경
"기후 리스크의 증거들을 직면하게 되면서 투자자들은 금융업에 대한 기본 가정들을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중략) 멀지 않은 미래에, 예상보다 빠르게, 상당한 규모의 자본 재분배가 이루질 것입니다. 기후리스크는 곧 투자리스크입니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Larry Fink) 회장의 'CEO 에게 보내는 2020년 서신' 중 일부 내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기후리스크=투자리스크'란 인식이 확산 중이다. 실제로 블랙록도 매출의 25% 이상을 발전용 석탄 생산으로부터 얻는 기업들에 대한 직접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기후변화는 현재 얼마나 심각한 상황일까. UN Emission Gap Report 2019 에서 강조한 4가지 숫자를 기억하자. 전 세계인의 KPI(Key Performance Index, 핵심성과지표)이기도 하다. (표2).


특히 1.5°C의 숫자가 중요한데, 패션산업의 환경문제 관련 뉴스에도 자주 등장한다. 산업혁명 이후 2020년까지 지구의 온도는 약 1°C 상승을 하였다.


1.5°C를 넘어서면 걷잡을 수 없는 피드백 루프가 형성이 되고 그에 따른 엄청난 기후 이변들로 지구 생태계가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훼손될 것이란 의미다. 지구 온도 상승을 1.5°C 제한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5Gt(기가톤)으로 제한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20년 기준 매년 7.6%의 탄소배출량을 감소시켜야 한다. 만약 2025년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2030년까지 매년 15.6% 감소시켜야 하는데 현실감 있는 예를 들어보겠다.


미국 에너지 관리청에 의하면 2020년 미국의 탄소배출량은 2019년 대비 11% 감소했는데, 이는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한 에너지 감소에 기인했다고 한다. 2020년 미국의 이동금지명령, 셧다운 등 상황을 돌이켜보면 15.6%라는 숫자가 얼마나 달성하기 힘들지 상상이 될 것이다. 이는 글로벌 패션기업들의 탄소배출량, 온실가스 관련 정책에서 1.5°C, 2030년이 중요한 마일스톤으로 자리잡은 배경이기도 하다. LVMH는 203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바꾸고 2026년까지 화석연료 기반 플라스틱 패킹을 제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식료품가격 상승이 초래한 인플레이션과 이로 인한 금리의 변화, 신흥시장의 생산성 저하로 인한 제품 공급망 타격 등 금융시스템의 붕괴 시나리오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금융안정기후위원회를 출범계획까지 발표했다.


주주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주주자본주의로 인한 양극화 문제와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 간 관계를 중시하는 이해관계자이론(Stake holder theory, ESG의 S-Social, G-Gover nance 관련)의 대두는 중요한 내용이지만 관심있는 분들이 개별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키워드로 남겨놓는다.


◇ 생존을 위한 지속가능성
주주자본주의의 세계화 흐름 속에 기업의 재무제표에는 환경과 사회자본에 대한 사용비용이 들어가 있지 않았고, 기업과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목표 아래 현재 이슈가 되는 탄소배출문제, 사회문제들은 묵인되어 왔다.


과거 이를 개선하자는 주장은 항상 있어왔지만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이런 문제들이 우리의 존립, 생존문제로 인식이 되면서 정부정책과 자본시장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즉, 새로운 세계화의 흐름이 형성되었고 자연스럽게 기업도 지금과는 다른 운영방식을 찾기 시작했다.


『최근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연구조사에서 응답자 약 3/4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기꺼이 소비습관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에게 제품의 지속가능성이란 개념은 '없어서는 안 되는 것' 이라기 보다 '있으면 좋은' 것이다. 한 예로 의류 제조업체 갭과 함께 한 두번의 대규모 현장 실험에서 수질 오염을 줄이는 프로그램을 따른다는 정보를 부착한 옷은 여성 쇼핑객들 사이에서 8% 정도 많이 팔렸다. 그러나 아울렛 매장이나 남성 쇼핑객들에게는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자본주의 대전환, 레베카 핸더슨, p91)』


위에 언급한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연구해온 세계적인 석학 레베카 헨더슨(Rebecca Hende rson)의 자료는, 반대로 생각하면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하는 ESG
환경 사회적인 위기의식 하에 정의하기 힘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해보려는 움직임에서 ESG가 나왔다. 측정이 가능함은 판단이 가능함을 의미하고 판단이 가능함은 투자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ESG 투자는 자본의 세계화 흐름과도 같다. 구글에 'ESG 투자'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ESG 채권, ESG ETF 투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경기부양책 중심에는 친환경 인프라가 있고,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 복지 증가를 목표로 한다. 친환경 정책 하에 늘어난 일자리, 소득 및 복지의 수혜자인 소비자의 소비패턴은 향후 어떻게 바뀌어 갈지, 그들은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 지 생각해볼 만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ESG는 통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현재는 환경정책에 집중되어 있다고 'E' 만 강조되고 S는, G는 상대적으로 고려하지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환경 및 사회구조 변화라는 위기의식을 공통의 화두로 두고, 친환경, 사회친화적 제품 및 서비스 제공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기업 내부적으로는 이런 판단을 할 수 있는 지배구조,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지배구조 문제는 꼭 한국의 재벌문제로 한정지어서는 안된다.


환경적 변화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이사진(Board members)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존 의사결정 대비 조금 더 긴 안목이 요구될 수도 있고 때로는 당장의 손실을 감수해야할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측정지표로서 ESG는 현재는 힘들지만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장기적으로 표준화(재무회계에 담지 못했던 개념들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려는 시도) 또는 논의와 대화의 여지가 있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합의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ESG 표준에 해당되지 않는 기업들도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 가능하다.


'투자-기업가치제고-회수' 사이클 각 단계별 ESG 평가항목을 검토하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늘어나고 있다. 이미 블랙록, CVC캐피탈, KKR 같은 해외 대형 운용사의 경우 도입을 완료한 상태다. ESG 평가항목 도입이라 하면, 투자 단계에서는 투자대상기업에 대한 실사(Due Diligence) 시 ESG 관련 이슈사항 점검을 통해 투자대상 기업을 스크리닝하고, 가치제고 및 회수 과정에서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의 지속가능성,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의 개선에 적극적 참여를 통해 펀드 수익률의 안정성을 추구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 패션산업에 시사점
현재 국내 패션기업의 ESG 경영은 오픈북 테스트 상태 같다. 한 주제를 가지고 각자의 전략으로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다.


현재 패션업의 ESG 키워드는 '친환경 소재, 업사이클, 3D Sampling, 과잉생산(Overproduction) 방지, 중고거래' 등 여러 개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친환경 소재활용 쪽으로 집중된 분위기다. 재미있는 예로 LVMH는 매장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등 에너지 소비 절감으로 탄소배출량을 상당부분 줄여오는 중이다.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목적지향적 개념이며 곧 브랜드 가치로도 연결이 될 것이다. 그렇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고, 그 다음은 자본주의의 논리로 자원을 경쟁력 있게 사용하고, 인재가 몰리며, 그 다음 혁신을 주도할 것이다.


ESG는 사회에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대기업 입장에서 조금 서둘러 고민해야 할 주제이다. 초기기업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속가능한 브랜드 가치에 대한 고민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주제라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 그 고민의 과정에 필자가 언급한 환경, 사회적 변화의 배경을 반드시 참고하길 바란다.


ESG는 이제 세계인의 언어가 되었다. 패션, 브랜드, 콘텐츠라는 언어는 직관적이고 활자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리고 ESG 투자에 많은 자본이 몰리고 있다. 이런 변화를 기회로 삼는 한국의 패션 브랜드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인프라에 더욱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내 브랜드 홈페이지의 'About us' 메뉴를 들어가보자. 우리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어떤 목적을 설정했고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미완성이라도 데생(Dessin)하듯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본이 함께 할 수 있는 투자환경 조성도 중요한 부분이다.


하성호 CFA | Simone Investment (shha@simonecf.com)

필자는 글로벌 1위 명품핸드백 제조기업집단에 속한 사모펀드(PEF, Private Equity Fund)에서 기 업투자 및 펀드운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금융 시장에서 바라본 패션산업에 대해 여러분께 도움 이 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쉽게 전달하고자 한다



하성호 Simone Investment CFA
shha@simonec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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