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크림’ 성장…이커머스 판세 바뀌나

2023-07-03 이은수 기자 les@fi.co.kr

패션 이커머스 판세 돌출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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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여전히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패션 버티컬 플랫폼부문에서 무신사가 절대적 위치다. 하지만 크림의 성장세와 움직임은 지금까지 플랫폼들과 달리 위협적이다. 그리고 이커머스 판세를 바꿀수 있는 네이버의 자회사다.


크림은 C2C 기반 국내 리커머스(리세일+커머스) 시장에서 승기를 잡은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 입점 유치를 시작하면서 패션 이커머스 시장에 돌출 변수로 부상했다. 신발 중심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 이미지가 강했다면 리커머스 품목 확대에 이어 최근 독점 유통 제품을 공급할 입점 브랜드 유치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크림의 작년 매출액은 459억5800만 원이다. 지난해 32억8500만 원 대비 무려 1300% 늘었다. 크림은 검색 서비스 기반 포털 사업자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지분 43.31%를 보유한 곳으로 네이버 커머스 부문의 핵심 서비스로 급부상 중이다. 이미 추산된 크림의 거래액도 1조5천억 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2배가 넘는 증가세다. 거래액 1조 원을 넘어선 만큼 한정판 거래 플랫폼 서비스 이상의 입지를 충분히 다졌다. 엄청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크림은 실제 매년 전년 동기 대비 세자릿수 성장을 실현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크림 거래액은 약 3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었다. 이어 각 분기 별로 거래액 증가율을 각 204%, 270%, 190%로 파악된다.


같은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무신사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 솔드아웃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데 비교하면 완승에 가깝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두 차례에 걸친 무신사와 네이버 양사의 정가품 공방전 논란은 둘째 치고 무신사 입장에서 크림의 성장이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지난 2019년 미국 벤처캐피털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약 2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을 당시 ‘5년 이내 상장’ 조건이 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 공개를 앞두고 거래액 키우기에 나선 무신사 입장에서는 네이버가 커머스 서비스 패션타운과 크림 두 곳에 대한 투자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한정판 신발 거래 넘어 힙한 패션 플랫폼으로


마니아 확고한 렉토·언더마이카 등 크림 합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크림은 스니커즈 카테고리 확장과 브랜드 간 입점 업체 확대를 기반으로 4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배 성장했다”며 “MZ세대 중심의 새로운 소비문화를 이끄는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고 언급했다.


MZ세대 소비문화를 대표하는 쇼핑 플랫폼으로의 자리매김을 확언한 것이다. 실제 크림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크림의 거래액 절반가량이 한정판 신발에 그치지 않고 있다. 의류와 패션잡화, 테크, 캠핑, 가구/리빙 등 취급하고 있는 영역에 따라 골고루 거래액이 늘고 있다. 여기에 국내 패션 브랜드들 역시 패션 버티컬 플랫폼 무신사 대신 크림을 선택, 하나 둘 입점을 시작했다.


크림 역시 품목과 스타일별로 상품을 배치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브랜드별 ‘공식 브랜드샵’을 제공하며 입점 브랜드의 판매 경쟁력을 높이며 캐치프레이즈인 ‘한정판 거래’라는 벗어나 일반 제품 판매를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입점 브랜드의 경쟁력도 높다.


언더마이카, 렉토, 씨저리, 밀로, 더뮤지엄비지터, 이미스, 오와이 등 국내서 탄탄한 마니아 층을 확보한 브랜드를 비롯해 글로벌 데님 브랜드 ‘리바이스’와 오프라인 셀렉샵 브랜드 피알티피알티(PRTPRT) 등 팬덤이 확고한 브랜드의 크림 공식 브랜드샵을 오픈한 상태다. 패션 이커머스 시장에서 크림의 영향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업계의 평가와 반응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구매 객단가가 높은 크림의 이용자들의 특징으로 살펴볼 때 국내 패션 브랜드 제품의 구매 허들이 높지 않은데다, 구매자들이 트렌드와 브랜드 이해도가 높아 힙한 감성의 패션 전문몰로 포지셔닝 될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이라고 말했다.


무신사에 비해 낮은 판매 수수료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업계에 알려진 크림의 브랜드 입점 판매 수수료는 현재 6~7% 수준으로 알려졌다. 확고한 팬덤만 확보되어 있다면 판매 마진이 높아 무신사를 벗어나 해볼만하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거래액 확보에 死活건 무신사…입점사 속앓이


도매 사업 출신 브랜드 사업자 늘어


최근 거래액 키우기에 나서면서 꾸준히 우상향 중인 무신사의 지난해 거래액은 3조4천억 원에 달하며 여전히 온라인 패션 플랫폼업계 1위다.


입점 브랜드 수만 해도 크림과 비교우위다. 약 3,300개 브랜드가 입점해 30만 개의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무신사 내 판매 상위권 브랜드의 면면을 살펴보면 과거와 달리 가격이 저렴한 ‘가성비 브랜드’ 비중이 늘어났다.


제품 한 장당 2만 원도 되지 않는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들이 상위권에 올라 오랫동안 자리 잡은 상태다. 이들 브랜드 가운데 과거 동대문 도매 사업자 및 오픈마켓에서 제품 판매에 나섰던 곳도 상당수다. 발 빠른 기획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무신사 플랫폼에서 상대적으로 나잇대가 어린 고객층 기반으로 판매고를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고 무신사측에서 매출 성과률이 높아 기획전 참여 비중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신사에서 요즘 잘 나가는 브랜드를 살펴보면  저렴한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많다”며 “과거 11번가, 지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팔던 제품들과 흡사한 제품을 무신사에서 팔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무신사가 거래액을 키우기 위해 세일 중심의 기획전도 잦아졌다. 잦아진 세일 기획전에 피로감이 쌓인 이용자가 늘어났고, 입점사들 역시 속앓이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달 대형 할인전이 진행되고 있고 번번이 할인율을 높여 참여하기 어렵지만 막상 참여하지 않게 되면 브랜드 노출 비중이 줄어 적지 않은 고민이 되고 있다”며 “입점 브랜드 사이에 크림을 비교하는 곳들이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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