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해외 매출 1조’ 시대 열었다

2023-01-02 김우현 기자 whk@fi.co.kr

해외에서 더 유명한 월드 클래스 TOP 2(1)

MLB 이미지컷

2022년 'MLB'의 폭풍질주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다. 에프앤에프(회장 김창수)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MLB'가 지난해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올린 매출은 무려 1조2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2년 국내 예상 판매액인 65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우리나라 패션기업이 단일 브랜드로 해외 판매액 1조원을 넘기는 것은 사실상 MLB가 처음이다.

선제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온 에프앤에프가 K패션의 세계화를 선도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상하이 중심가에 들어선 중국 내 MLB 700호점 매장 전경


단일 브랜드로 해외 매출 1조 시대를 연 'MLB'의 저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MLB'는 지난 2019년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소비재 브랜드 사상 유례없는 고성장을 기록중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 소비재 중 MLB가 동급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MLB의 향후 5년간 중국 내 연평균 성장률(CAGR)을 30%로 예상했을 정도다. 그 결과 MLB는 베이징, 상하이 등 소비 수준이 높고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주요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매장 출점이 줄을 잇고 있다. 나이키 등 글로벌 톱 스포츠 브랜드를 상회하는 최고 수준의 평당 매출이 매장 확대의 원동력이다.

지난해 9월 오픈한 700호점 매장이 'MLB'의 중국 내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사실 중국 진출 1호점이었던 이 매장은 현지의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3년 만에 5배 규모(650평 복층구조)로 확장 오픈했다. 상하이 대표 쇼핑몰인 메트로시티 내에서도 정문 입구 시그니처 스폿에 자리하고 있어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MLB'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브랜드 IP(지식재산권)를 라이선스로 사온 후 거기에 한국만의 색깔을 입혀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패션을 선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도무지 패션과는 관계가 없을듯한 IP 브랜드를 들여와 '패션'이라는 코드로 재해석한 전략이 오늘의 'MLB'를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올해 'MLB' 성장이 유독 두드러졌던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의 눈부신 활약에 기인한다. 오프라인 대리점 매장을 더욱 확대하고 온라인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려 중국에서만 1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이같은 폭풍성장 뒤에는 중국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은 'MLB' 모노그램과 'MLB' 모자가 떠받치고 있다. 명품 브랜드를 연상케 하는 커다란 모노그램(NY·LA) 옷을 입고 시크한 느낌의 모자를 걸치는 스타일에 중국인들은 열광한다.



중국 외 아시아 시장에서도 시장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2018년 홍콩, 마카오, 대만, 태국에 진출하기 시작한 MLB는 현재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 아시아 7개국으로 세력을 넓혔다. 2023년에는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까지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베트남과 태국에서는 2022년 3분기 성장률이 전년비 2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첫 진출한 싱가폴에서는 쇼핑거리 오차드로드와 아시아 허브 창이공항 명품 브랜드 존 등 상징적인 위치에 대형 매장을 오픈하고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같은 쾌거는 'K패션 세계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패션의 경우 해외 브랜드를 수입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해외 진출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에프앤에프가 지난 30년간 쌓아온 패션업의 역량을 발휘, 글로벌 IP를 패션 브랜드로 재창출한 것이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다.

'MLB'를 매개체로 서양의 대표적인 스포츠에 동양의 패션감각을 접목시켜 동서양의 화합과 스포츠와 라이프스타일의 융합을 도모했다는 것.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에프앤에프의 선제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전략이 주효했다. 에프앤에프는 상품기획, 생산, 물류, 디자인, 마케팅 등 패션 비즈니스의 전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해 효율을 꾀하고 있다.

소비자 커뮤니케이션부터 공장 커뮤니케이션까지 모든 데이터가 파이프라인처럼 연결돼 함께 공유되는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특히 글로벌 SCM망이 촘촘히 짜여져 세계 각국의 오더와 생산, 제품 딜리버리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온 것이 빛을 발했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를 예견하고 한발 앞서 준비해 온 덕분이다.

골드만삭스 관계자는 "에프앤에프는 2017년부터 DT를 접목한 강력한 제품 적중률, 건전한 재고 관리를 통해 선순환 수익 구조를 마련하는 한편 철저한 가격 정책으로 MLB 브랜드 가치를 유지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최상의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에프앤에프의 글로벌 진출은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에프앤에프는 글로벌 3대 골프용품 업체인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한 펀드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으며, 글로벌 테니스 브랜드 '세르지오타키니' 미국 본사를 인수해 테니스 의류 시장 진출도 예고한 상태다.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로 들어온 골프와 테니스의 글로벌 인기를 에프앤에프만의 DT 전략을 통해 환상의 비즈니스로 구현해 내겠다는 의욕이다.

회사 관계자는 "에프앤에프는 디지털 테크놀로지 기반의 새로운 패션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을 통해 패션 시스템을 혁신하는 DT 전략을 더욱 가속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K패션의 세계화'를 선도하는데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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