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우스’ ‘백야드빌더’ ‘피치스’, 스트리트 컬처를 지배한다

2021-08-01 황연희 기자 yuni@fi.co.kr

스트리트 씬, NEW 서브컬처가 온다
바이크, 자동차 튜닝 등 패션씬까지 변화




커스텀 바이커를 DNA로 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시크 무드의 여성복을 즐겨입는 백화점 바이어 A씨는 요즘 '할리데이비슨' 빈티지 티셔츠에 꽂혔다. 크롭 티셔츠로 변형, 기존 옷들과 믹스&매치해 빈티지 시크 스타일링을 연출한다. 그는 원래 바이크보다 자전거를 선호하는 1인이다.


#지난해 9월 홍대에 새로 오픈한 '데우스' 매장 앞에는 각양각색의 바이크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바이크 전문 판매 매장인가 싶을 정도로 100여대 바이크들이 매장 앞에 긴 주차열을 세웠고 바이커들의 이색 패션으로 행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4월말 오픈한 성수동의 '피치스-도원'. 핑크빛 러블리한 외관과 달리 내부는 자동차를좋아하는 남성들의 놀이터다. 자동차 복합문화공간을 추구하는 '도원'은 특히 자동차 튜닝 브랜드로 알려진 '피치스'가 주도해 오픈한 곳. 40대 B씨는 '도원'을 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5세 아이의 손을 잡고 방문했다. 그 날 이곳은 패밀리파크 같았다.




지난해 9월 국내 첫 오픈한 '데우스' 홍대점

최근 새로운 서브컬처가 등장,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패션 마켓의 주류로 부상한 스트리트 캐주얼은 하위문화 또는 서브컬처를 근간으로 발달했다. 스케이트 선수들을 통해 알려진 '슈프림', 펑크족의 유니폼이었던 '닥터마틴', 서핑의 브랜드 '빌라봉', 힙합 캐주얼 '후부' 등 대부분의 스트리트 캐주얼들은 스케이트, 서핑, 힙합, 디제잉, 그래피티 등 서브 컬처의 정신을 패션에 담아 시작했다. B급이라고 취급받던 서브 컬처가 다수가 즐기는 라이프 문화가 되고 이를 패션 브랜드로 연결, A급 패션 스타일로 발전시킨 것이다.


하지만 서브컬처에도 트렌드가 있는 법. 1950년대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이 '주류 문화에 반하는 개인의 모임'이라는 뜻에서 처음 'subculture'라는 말을 사용한 후 스케이트, 힙합, 서핑, 그래피티, 디제잉 등은 1980~90년대 가장 유행했던 서브컬처라 할 수 있다.


최근 패션 업계에서는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서브컬처에 주목하고 있다. 스케이트, 힙합, 서핑 등을 근간으로 한 패션 브랜드가 글로벌 매스 브랜드로 인기를 얻으면서 더욱 독특하고 개인만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서브컬처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부상하고 있는 서브 컬처는 바이크와 자동차 튜닝 시장이다. 특히 개인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매력이 어필되면서 20~30대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성 수요가 증가하며 올해 여성 라인을 확대했다


◇ '데우스', 커스텀 바이크와 서핑의 성지 
폭주족, 위험한 교통 수단 등의 단어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모터사이클(바이크)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이용자의 급격한 증가로 새로운 서브컬처로 부상하고 있다. 또 이를 근간으로 한 패션 브랜드까지 덩달아 인기다.


호주 브랜드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 S EX MACHINA, 이하 데우스)'는 바이크뿐만 아니라 서핑, 밴드, 자전거, 스노보드 등 다양한 서브컬처를 기반으로 한 패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호주의 바이크 커스텀 매장으로 시작해 자전거, 서핑 커스텀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고 이러한 문화를 바탕으로 패션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는 웍스아웃(대표 강승혁)이 정식 디스트리뷰터로 '웍스아웃' 편집숍에서 전개하다 지난해 단독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면서 브랜드를 적극 알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웍스아웃의 '데우스' 홍대점 오픈 소식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화제거리가 됐고 실제 오픈 당일 홍대점 매장에 수백여 바이커들이 몰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데우스'는 그들만의 문화 전파 매개체로 플래그십스토어를 활용한다.


첫 매장인 호주 시드니의 '하우스 오브 심플 플레저'는 전 세계 바이커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매장이며 발리 짱구비치에 있는 '템블 오브 인스지애즘' 역시 바버, 서핑과 믹스한 핫플레이스다.


하지만 가장 인기있는 것은 의류 아이템. '데우스' 홍대점은 카페와 의류 매장을 복합으로 구성한 것으로 인기 아이템은 물량이 부족할 정도다. '데우스'의 클래식 라인인 코치 재킷, 후디, 티셔츠, 팬츠, 서핑수트 등은 연중으로 판매되는 스테디셀러이며 이를 '서울' 키워드를 믹스한 서울컬렉션을 특별 주문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트렌디한 레코드 라인은 디자인성이 강한 제품으로 모자, 바이크 용품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올해는 여성 라인의 반응이 좋아 여성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창훈 '데우스' 브랜드 매니저는 "커스텀 바이크가 DNA인 브랜드로 바이커들에게 특히 인기를 얻고 있지만 요즘은 '데우스' 패션을 좋아하다 바이크 매력에 빠진 고객들도 많다. 서울은 다른 나라와 달리 패션, 바이크, 베이커리를 믹스해 오픈했으며 향후 2, 3호점 오픈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야드빌더'와 '펜필드'의 협업 라인. 인플루언서 김헌주님을 모델로 한 화보촬영



◇ 캠핑을 떠나는 바이커를 위한 '백야드빌더'
성수동에는 바이커의 성지라 할 수 있는 '백야드빌더' 'RSG' '톤업' 등이 있는데 그 중 핫플레이스인 '백야드빌더'는 캠핑과 바이크 컬처를 패션과 결합시켰다.  


지난 2018년 구기동 작업실에서 시작을 알린 '백야드빌더'는 2019년 성수동에 첫 매장을 오픈했고 지난 5월에는 분당에도 2호점을 오픈했다. 캠핑을 사랑했던 대표가 클래식 바이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캠핑과 바이크를 결합한 브랜드를 론칭하기로 결심한 것이 '백야드빌더'다.


김현종 '백야드빌더' 대표는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는 캠핑, 여행의 출발지, 또는 캠핑을 즐기는 바이커들의 아지트 같은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했다. '백야드빌더'의 모토는 '2 Wheel Life'로 라이더뿐만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모터바이크와 캠핑, 아웃도어 문화를 아우르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매장 1층은 카페, 지하 1층 야외와 루프탑을 활용해 캠핑장 분위기를 연출하며 지하 1층은 바이커를 위한 편집숍으로 운영하고 있다. '백야드빌더'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전개하기 위해 패션 브랜드도 론칭했다.


이는 김현종 백야드빌더의 본캐(본캐릭터)와 상관이 있다. 오랜 기간 패션 사업에 종사했던 김현종 대표는 자신의 패션 전문성을 살려 '백야드빌더'의 패션 라인까지 확장하게 됐다. 바이크들이 선호하는 코치 재킷, 후디, 맨투맨, 모자 등이 메인 아이템으로 제품 퀄리티도 보장한다. '백야드빌더'의 캐릭터인 빌리를 활용해 위트있는 캐릭터와 고급스러운 디테일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바이크가 서브 컬처로 부상하면서 '백야드빌더'에 러브콜을 보내는 브랜드도 증가했다. 이번 여름에는 '펜필드'와 함께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했는데, 숏팬츠와 그래픽 티셔츠가 인기다. 또 가을에는 자전거 유명 브랜드인 '라파'와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백야드빌더'에는 바이크 외에 캠핑 문화가 담겨있다. 구기동 시절에도 매월 한 주 주말 BBC(백야드빌더캠핑)를 진행했다. 오토바이 또는 차를 타고 캠핑을 떠나는 데 지리산, 가평, 양양, 인제, 포천 등 각 지역별 캠핑 테마에 맞춰 개발하는 굿즈도 바이커들에게 인기다. 올해는 아예 포천에 캠핑장을 오픈,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바이커의 성지 '백야드빌더' 성수점


◇ 생소한 자동차 튜닝, 패션은 대중적
내로라하는 핫플레이스가 밀집된 성수동. 그 곳에서 오픈 3개월 만에 상권을 석권한 주인공이 있다.


피치스그룹이 오픈한 자동차복합문화공간 '도원'은 2,300㎡(700평) 규모에 자동차, 패션, F&B 등이 복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뭉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도원(D8NE)'이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것. 8명의 도원결의가 담겼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차량을 스타일링하는 개러지, 브랜드 행사 및 전시 공연을 할 수 있는 갤러리, '피치스' 오프라인 매장, 스케이드 보드 파크, 커뮤니티 라운지, 청담동 맛집 '다운타우너', '노티드' 등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 럭셔리 슈퍼카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자동차를 오브제로 활용한 공간 인테리어는 20~30대 포토존으로 유명해졌다. 인스타그램에는 이미 #피치스도원으로 수천여건의 콘텐츠가 포스팅되어 있고 자동차 튜닝을 즐기는 남성 고객보다 20대 여성들의 포스팅이 더욱 눈에 띈다.   


일본의 포르쉐 전문 튜닝 브랜드 RWB와 협업한 '피치스' 컬렉션



피치스그룹코리아는 미국 캘리포니아 기반 스타트업이자 자동차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및 패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스트리트 카 컬처'를 기반으로 자동차 커스터마이징, 콘텐츠, 영상 제작, 패션, 음악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자동차 문화 브랜드다. 여인택 대표를 비롯해 디자이너, 뮤직 프로듀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 크루들이 뭉쳐 만든 브랜드다.


의류 라인은 2019년 심플한 로고 티셔츠로 시작해 모자, 점퍼, 여성 라인, 자동차 용품까지 발전시켰다. 주로 온라인을 통한 월별 드랍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출고하자 마자 당일 완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도원' 성수 매장에서는 단독 섹션을 구성해 판매하고 있으며 타 브랜드와 지속적인 콜래보레이션도 진행할 예정이다.


피치스그룹은 20~3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서브 컬처에 대한 니즈가 강해지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 진출까지 확장, 브랜드를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들 브랜드는 각기 다른 서브 컬처 DNA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공통적인 것은 'New Subculture'의 등장이다. 기존의 스트리트 캐주얼이 지지하고 있는 서브 컬처 외에 독창적이지만 희소성이 있는 서브 컬처가 새로운 스트리트씬을 지배할 것이라는 것.


최근 MZ 세대의 인기를 얻고 있는 스트리트 캐주얼 마켓은 수천여개로 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과연 그들이 스트리트 캐주얼의 오리진이나 진정성을 위한 서브 컬처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문화가 바탕이 되지 않는 패션은 지속성을 보장받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스트리트 씬 리더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자동차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피치스-도원' 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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