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커머스,‘브랜딩’으로 승부한다

2021-07-15 황연희 기자 yuni@fi.co.kr

‘모베러웍스’ ‘원파운드’ ‘유네미’의 찐팬 만들기



‘뉴발란스’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핫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모베러웍스




'상술로 과대 포장한 미디어 커머스는 가라'


미디어커머스의 대박템 전략이 아닌 진정한 브랜디드 콘텐츠로 '찐팬'을 만드는 브랜드가 뜨고 있다.

미디어커머스 기업들은 소비자 니즈에 적합한 아이템을 찾아내 SNS와 이커머스 플랫폼에 강력한 마케팅을 투입해 대박템을 만들어 왔다. '바디럽'의 마약배게, 퓨어썸 샤워기, '닥터원더'의 악어발팩, '에이프릴스킨'의 픽싱쿠션, 에코마케팅의 '클럭','몽제' 등이 대표적이다. 수 백 만개를 판매하는 베스트셀러 아이템도 있지만 브랜드 지속성의 한계와 브랜드보다 제품 중심의 광고에 그친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배경에서 '브랜딩'을 앞세운 미디어 채널 전략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 브랜드가 등장했다. 최근 MZ 마켓에서 핫 브랜드로 떠오른 '모베러웍스' '원파운드' '유어네임히얼' 'ODG' 등은 미디어 채널을 고객 유인, 판매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진성팬을 만드는 SNS 고유 목적에 충실해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도 제품의 특성을 알리는 것에 집중하지 않고 콘텐츠를 통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브랜드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배우 한선화와 러블리한 일상룩을 연출한 ‘유어네임히얼’


◇ 미디어 채널, 커머스보다 콘텐츠가 먼저
모춘, 소호, 대오 3명이 주축이 된 모빌스 그룹의 '모베러웍스'는 '일하는 사람(워커)'들과 끈끈한 연대를 이야기하는 브랜드다.

2019년 8월 유튜브 채널 'MoTV'를 개설하며 시작한 '모베러웍스'는 유튜브를 통해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고객들과 스토리텔링을 같이했고, 브랜드 전문가를 통한 현실 조언, 외부 디자인 또는 협업 프로젝트 등의 콘텐츠를 제작해 공유했다. 브랜딩을 위한 목적보다 기록의 목적이 컸다.

오르에르 김재원 대표, 프릳츠커피 김병기 대표, 오롤리데이 박신후 대표와 모춘과의 인터뷰를 통해 브랜딩의 중요성을 공감하는가 하면 누브랜딩과 오뚜기, Dr.G 캐릭터 프로젝트를 보면서 새로운 지식을 얻기도 한다. 또 프리 창업가들에게는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의 스토리를 들려주는가 하면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좀 더 자유롭고, 쉽게 일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프리워커스' 책까지 발매했는데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러한 콘텐츠가 쌓이면서 팬수는 늘어나기 시작했고 유튜브 채널 오픈 2년 만에 구독자 4만 6천명, 인스타그램 팔로워 3만명을 확보했다.

269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ODG(대표 윤성원)는 아이들의 진정성있는 인터뷰를 싣는 영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오디지?(어디지?)'라는 발음에서 착안해 만들었다는 브랜드명은 어린이를 위한 브랜드가 아닌, 어린 시절의 모습을 통해 길 잃은 어른들에게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는 콘텐츠를 의미한다. 'You were a kid once'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짜여진 각본대로의 콘텐츠가 아닌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상황을 통해 어른들이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모베러웍스'와 'ODG'는 유튜브 채널로 유명해지면서 실제 패션 브랜드까지 론칭했다. '모베러웍스(mobetterworks.com)'는 패션, 리빙, 문구뿐만 아니라 웍스툴, 누브랜딩 키트까지 워커들을 위한 라이프 브랜드다. 지난 5월 1일 무신사스튜디오에서 진행한 두번째 '모베러웍스 워크숍'은 오픈 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뤄 매진 아이템이 속출했다. 특히 '뉴발란스'와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한 것이 화제가 되어 올해는 더욱 큰 인기를 얻었다. 'ODG' 역시 아이들을 위한 브랜드인 만큼 내추럴한 감성으로 아동복을 론칭했는데 반응이 좋아 성인복까지 함께 전개하고 있다.

'모베러웍스'를 이끌고 있는 모춘은 "미디어는 우리의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면서 우리가 가장 잘 하는 것이었다.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다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인 콘텐츠를 좀 더 세세하게 만든 것이 강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훈, 오송민 ‘원파운드’ 대표는 직접 브랜드 룩북을 촬영, 일상 속 커플템을 소개한다



◇ '원파운드' '유네미', SNS 친구를 만드는 소통의 장
근사한 브랜디드 콘텐츠가 커머스로 연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파운드' '유어네임히얼(일명 유네미)'은 SNS 채널을 통해 친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두 브랜드는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이를 활용해 공동구매로 브랜드 론칭을 한 케이스다.

'원파운드' 이지훈 대표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원파운드'를 처음 론칭했고 이후 인스타그램(원파운드보이), 유튜브 (원파운드TV)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대전에서 쌍벽을 이루던 빈티지 의류 카페지기 이지훈, 오송민 부부의 일상 브이로그, 신상품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일상의 모습이 대부분이다. 특별하진 않지만 유쾌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힐링이 된다. 이러한 콘텐츠를 통해 인스타그램은 16만여명의 친구를 만들었다. 캐주얼한 커플룩으로 시작했던 원파운드는 현재 단독 이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해 '베이비, 디스 이즈 굿' '러브송' 'TIEB' 3개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이지훈 대표는 "SNS 채널에서는 옷에 대한 이야기보다 생활 속에서 우리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녹여서 보여주고 있다. 완성도를 높인 꼭 필요한 제품만을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모토인데 이에 공감해주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무신사 투자를 받으면서 화제를 모은 '유어네임히얼'의 김민정 대표는 본인을 스스로 '유네미'의 정체성이라고 정의한다. 머메이드 스커트 단일 아이템을 제작해 블로그 공구를 시작했던 그는 '유네미'를 여성 영캐주얼로 확장하는 한편 최근에는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인 '유어라이프히얼(유라히)'를 론칭했다. 또 최근에는 서울숲에 카페 '로와이드'와 '유네미' 쇼룸 공간을 새로 마련했다.

김민정 대표는 "문정동 카페에서 처음 시작할 때부터 블로그, 인스타그램이 고객을 만나는 소통의 채널이었다. 하루에도 개인계정으로 100여건의 DM이 오는데 주로 제품 추천, 컬러 추천, 사이즈나 핏 확인을 위한 착장 문의 내용이 많다. 매일 신상품이나 다양한 스타일링 착장을 포스팅하고 있는데 이것이 2030대 여성 고객들과 가장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미디어커머스 시장에서 미디어의 역할은 판매 루트가 아닌,'고객과의 관계성'을 위한 통로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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