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미래 05

2021-05-01  

정인기 기자 ingi@fi.co.kr, 권민 객원 에디터 unitasbrand@gmail.com


A good brand is a good ecosystem
미래를 보는 인사이트




엘론 머스크는 화성 이주 프로젝트에 관해 회의적인 사람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첫 번째 단계는 무언가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 가능성이 생긴다."
The first step is to establish that something is possible; then probability will occur.


화성 이주를 실현하기 위해 그는 2006년부터 2021년 3월 4일까지 11회 로켓 실험을 했다. 지구인 중에 그 누구보다 지구와 인류의 미래에 관심이 높은 엘론 머스크는 불가능해 보이는 미래를 현실화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려운 점은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입니다. 그것이 해결되면 나머지는 쉽습니다."


패션 브랜드는 어떤 질문으로 미래를 보아야 할까?


알다시피 패션은 환경오염 2위로서 지구 환경 입장에서는 공공의 적이다. 이런 패션 브랜드는 COVID19 2년 차와 더불어 친환경 및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패션 브랜드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브랜드를 론칭하고 경영해야 한다.  그것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않는 세상이다. 이것은 마치 지구를  떠나는 화성 이주 프로젝트와 같다.


2021년 5월의 현재는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진 미래일까? 과거에 수많은 사람이 지금의 모습을 미래로 꿈꾸며 노력했지만, 나는 우리에게 미래를 선물한 스티브 잡스를 1번으로 두고 싶다.  스티브 잡스는 2007년 6월 29일 아이폰을 출시한 후 월스트리트 신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맥을 발표하기 일주일 전이 생각나네요. 우리 모두는 컴퓨터가 맥처럼 바뀌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앞으로 컴퓨터가 맥처럼 바뀔지 안 바뀔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언제쯤 맥처럼 바뀌느냐가 문제였죠.
이것이 제가 느끼는 바입니다. 모바일 기기가 가게 될 방향, 결국 가야만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에 관한 문제가 아닙니다. '언제'의 문제인 것이죠."


14년이 지난 2021년, 우리는 스티브 잡스가 [느꼈던 바]를 실제로 보고 경험하고 있다. 컴퓨터는 어떻게 변했는가? 모바일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우리에게 다행스러운 것은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느꼈던 미래에 대해서 수많은 예언(?)을 했다는 점이다. 스티브 잡스는 iPho ne의 성공에 관해 예언에 가까운 호언을 했고, 그의 예상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게 세계 시장으로 퍼져나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지 고든 바이런이 '가장 좋은 예언자는 과거'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잠깐 과거를 살펴보자.


2009년 11월 아이폰의 국내 시판을 앞두고 마케팅 전문가들은 '2010년 애플의 아이폰을 포함한 스마트폰 판매량'을 2009년 휴대폰 판매 상황을 반영해 두 배 높은 50만대로 예측했다. 하지만 2009년 11월 KT 김우식 사장은 2010년에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애플의 아이폰만으로도 50만 대 이상이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게 과감히 미래를 예언할 수 있었던 근거는 애플의 MP3 아이팟(iPod) 사용자가 50만 명이라는 사실이었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인 ROA컨설팅 또한 2009년 11월, 아이폰은 2010년 상반기까지 (누적 판매량 기준) 최대 50만 대 가량이 판매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예측치에 부담을 느꼈던 ROA컨설팅은 2010년 상반기까지 약 20~30만 대정도가 팔리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판매 수준일 것이라고 수정 발표했다. 그렇지만 이 모든 예상과 달리 아이폰 판매량은 한국에 유통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에 30만 대가 넘게 팔렸다. 이들은 다시 숫자를 조정하기 위해 12월 16일과 17일 양일 동안 1,50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그 결과 2010년 아이폰을 포함한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1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발표했다.


그 후 2010년 12월,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약 700만 대를 넘었다. 예상과 달리 판매량이 끊임없이 초과하자 2012년에는 약 1,000만이라는 예측치를 내놓았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50만 대에서 1,000만대로 증가한다는 것도 여전히 시장의 중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예감이었다. 한국의 애플 아이폰 점유율은 25.93 %이고, 특히 20대 여성 10명 중 6명이 아이폰을 쓰고 있다. 이처럼 특이한 상황에 대한 니체의 견해는 이렇다.


"광기는 개체에서는 설명할 수 있지만, 집단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법칙이 된다."


소수의 특이한 취향이 패턴화 되면 일시적인 트렌드가 된다. 만약 그 트렌드가 연속성을 갖고 집단에 받아들여지면 문화가 된다. 바로 그때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뛰어넘는 미래의 초법적 규칙이 생긴다. 그렇다면 패션의 초법적 규칙은 무엇일까? 


100년 전에 태어난 생리학자 센트죄르지 얼베르트는 미래를 찾는 법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발견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을 보고 누구도 생각지 못한 것을 생각하는 일이다.' 한마디로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바로 미래를 찾는 방법이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저자인 영국 과학 소설가 아서 클라크(Arthur Clarke)는 발명가와 SF(Science Fiction) 작가로서 미래 예측의 세 가지 법칙을 설명했다.


첫째, 뛰어난 과학자가 무언가 가능하다고 하면 아마 맞을 것이다. 그가 무언가 불가능하다고 하면 아마 틀릴 것이다.
둘째, 가능한 것의 한계를 발견하는 유일한 길은 그 한계를 넘어 불가능한 것 속으로 가보는 것이다.
셋째,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되지 않는다.


이렇게 SF 작가들은 미래를 그럴듯하게 그려냈다. 그리고 영화가 만들어지고 기술은 그것은 구현했다.


미국 SF(Science Fiction)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K. 딕(Philip Kindred Dick)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54년의 워싱턴 시를 배경으로 2002년에 개봉한 SF영화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수많은 미래의 소품들은 마크 트웨인이 비난했던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2008년 80%가 실현되었다. 놀랍게도 영화에 나온 대부분 기술이 상용화될 예정이다. 미래를 그럴싸하게 보여주면 현실이 된다는 말은 이미 증명되었다. 이처럼 기술은 상상력의 결정체이다. 그 결정체를 상품화시켜서 시장을 만드는 곳이 바로 기업이다. 그래서 혁신적인 상상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비즈니스 분야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소설이 아닌 현실 속에서 어떻게 불가능해 보이는 미래의 시장을 실현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엘론 머스크가 미래 예측의 팁이라고 할 수 있는 [어떤 질문]을 만들어보자.


"우리는 지구에서 계속 살 수 있을까?"


화성으로 가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코로나는 계속 변형 중이다. 백신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은 이미 재택근무를 경험했다. 아이폰이 나온 이후에 수억 개의 어플이 쏟아져 나온 것처럼 이제 재택근무와 관련된 수많은 앱들이 나올 것이다. 그러니깐 굳이 나갈 필요가 없게 된다. 이제 VR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메타버스의 세계는 조만간 열린다. 이런 세계에서 환경오염 2위인 패션은 어떤 모습의 시장이 될까?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소개하기 전, 스마트폰은 블랙베리로 인해 이미 북미에서 시작된 글로벌 트렌드였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본래 스마트폰을 만들 생각이 아니라 더 멋진 휴대용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s)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그 과정에서 미래를 보았고 그 미래를 휴대용 컴퓨터 단말기, 핸드폰도 아닌 아이폰으로 구현했다. 스티브 잡스가 팔았던 꿈은 아이폰에 감성과 문화 그리고 자아를 결합한 것이었다. 애플의 아이폰(iPho ne)은 우리에게 'I am Phone'이라는 문법을 각인시키면서 분신과 같은 물건이 되었다.


경영계의 예언자로 불리는 게리 헤멀(Ga ry Hamel)은 이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혁명의 시대에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불연속적인 혁신에 필요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 통찰력이다. 발견이 여행에 비유된다면 통찰력은 최종 목적지인 셈이다. 당신은 스스로 선지자가 되어야 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으로 구글에서는 Back casting을 사용한다. 백 캐스팅은 미래 사회상과 환경적 제약 등을 함께 고려하여 목표를 설정한 뒤, 기존의 패러다임과 성공 공식의 틀을 깨고 이를 달성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구글 X의 3대 원칙은 다음과 같다.   


o Huge Problem : 전 세계의 거대한 문제에서 시작해
o Radical Solution : 공상과학처럼 들리는 급진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고
o Breakthrough Technology : 현존하는 기술로 돌파구를 찾아 가능성을 만들어간다.


어떤 시간의 흐름에서 보는 시점(時點)은 미래 변화에 대한 태도의 관점(觀點)이다. 지금 보고 있는 것을 과거에서 보는지, 현재에서 보는지 아니면 미래에서 보는지에 따라 우리의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스티브 잡스와 엘론 머스크의 방식처럼 미래가 될 현재를 이해하고 과거에 있는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우리는 미래를 곧 다가올 현재처럼 대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끔찍한 지구에서의 화성 생활을 상상해보자. 그리고 앨론 머스크처럼 질문을 해보자. 과연 사람들은 예전처럼 옷을 사서 입을까?




Project 05 I 안팀장에게
안팀장이 론칭하려는  fecosight [페코사이트] 브랜드 네이밍에 대해서 내 생각을 말하기 전에 한번 더 안팀장에게 듣고 싶은 것이 있어. 일단 내가 만들고 싶어 하는 자전거 브랜드를 위해서 왜 내가 몽골까지 와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가를 말하고 시작할게. 내가 몽골에 와서 가장 많이 보는 풍경은 길, 나무, 풀 그리고 하늘이야. 저녁이 되면 거의 하늘의 별만 보고 있어. 우주는 서울에서는 보이지 않은 세계이지만 몽골에서 분명히 존재하는 세상이지. 그러니깐 서울은 그냥 밤하늘이라고 한다면 몽골의 밤은 우주야. 서울과 몽골은 완전 다른 세계 밑에 있는 것 같아.


예전에는 남극과 북극, 히말라야 그리고 아프리카와 아마존을 탐험하는 사람들이 참 궁금했어. 왜 자신의 생명을 걸고 그런 무모한(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어) 행동을 했을까? 나도 몽골에 와보니 1/100 정도는 왜 그런지를 알 것 같아. 어쩌면 내가 안다고 하는 이것이 아닐 수도 있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탐험 중에 하나는 1977년 8월 20일에 태양계 탐사 목적으로 쏘아 올린 보이저호야. 2013년 9월에 190억 ㎞를 비행한 보이저 1호는 태양계의 밖이라고 하는 성간 공간으로 들어갔지.


이 사실도 놀랍지만 내가 더 놀란 것은 보이저 1호의 메모리 용량이 내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의 27만 분의 1 수준이기 때문이야. 어떻게 그 당시에 과학자들은 27만 분의 1도 안 되는 CPU 기술을 가지고 태양계를 넘을 생각을 했을까? 그들로 하여금 이런 신념을 갖게 한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빠져나간 소식을 살아생전에 들은 그 당시 과학자들은 현재 몇 명이나 생존해 있을까? 분명 당시에는 많은 사람이 보이저호의 꿈을 공상과학의 무모한 상상이라며 조소했겠지만, 44년이 지난 지금은 그들의 도전과 상상력에 외경심마저 들지.


그건 그렇고, 보이저호의 메모리보다 27만 배 높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지식은 얼마나 진보되었을까? 아마 보이저 과학자들이 전철에서 스마트폰의 진경을 보았다면 황당했겠지. 대부분의 현대인은 그 놀라운 기술 문명의 결정체로 화투를 치고, 어제 놓친 TV와 만화를 보고, 게임을 하고, 메신저 체크를 하잖아. 36년 전 과학자들이 지금의 스마트폰의 위력(?)을 보유했더라면, 보이저 1호는 태양계가 아니라 은하계를 벗어날 계획을 했을 거야.


나는 몽골에서 보는 우주를 보면서 지금 내가 가진 신념과 지식으로 나는 어디까지 여행할 수 있을까? 내가 알고 있는 브랜드 신념은 대량생산, 대량소비 그리고 대량파괴를 주도하는 세상을 생태계 시장으로 바꿀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50년 뒤에도 존재하는 지식일까? 이런 질문을 하고 있어.


나에게 몽골 여행은 일종에 보이저 탐사와 비슷해. 몽골을 탐사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탐사하고 있어. 나는 나 자신이 자전거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 그래도 일주일에 자전거를 100킬로를 타는 자칭 '자덕'이라고 믿고 있는 나의 관심사는 조금 더 빠른 자전거와 조금 더 스타일이 심플한 옷을 원했어. 이것으로는 브랜드를 만들기에는 너무나도 빈약하지. 나는 내가 자전거를 1만 킬로를 타면 어떻게 변할까 궁금했어.


보이저호가 태양계 밖인 성간 공간으로 넘어간 것처럼, 나는 자전거를 타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탈 수밖에 없는 나의 성간 공간까지 가고 싶었어. 그때도 자전거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할까? 아니면 지겨워할까?


나를 벗어나서 나를 보고 싶어 하는 몽골 자전거 여행은 태양계를 벗어나서 태양계를 보고 싶어 하는 지구인들의 보이저 여행과 비슷해. 내가 확신하는 것은 처음에 생각했던 자전거 브랜드 콘셉이 며칠 사이에 많이 바뀌었어. 아니 지금도 바뀌고 있어. 아마도 1만 킬로 이후에는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브랜드가 되었을 것 같아.


그런데 안팀장, 몽골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나는 미래의 나에게 이상한 질문을 해.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집에서 자전거를 탄다면 어떤 브랜드를 원할까?"


안팀장도 알다시피 '펠로톤'의 진화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어. 실내 자전거 하나로 글로벌 스포츠 스타를 만들고 있지.


"사람들이 '펠로톤'을 타면서 입고 싶은 자전거 의류를 어떤 모습일까? 어떤 기능일까? 그리고 컴퓨터는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할까? 그렇다면 제품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까?"


몽골 허허벌판에서 이런 상상을 하는 것이 좀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우리에게 올 거야. 그러니깐 자네의 환경 브랜드도 현재의 환경이 아닌 미래의 환경을 생각해야 돼. 이미 우리에게 옷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없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그것이 미래에 있지.


몽골 자전거 여행 중에 윤 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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