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여, 스스로 미디어가 되자

2021-04-15 김해근 브래키츠 대표  hg.kim@brackets.solutions

김해근의 패션기업 디지털 성장 전략 4
1년 후 비디오 커머스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대형 플랫폼들도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 쇼핑라이브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2020년 기준 한국이 3조원, 중국이 170조원 시장이다. 전체 이커머스에서 라이브 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중국은 9%를 바라보고 있는 반면 한국은 이제 2% 수준이니 성장 속도는 더 가파를 것이다. 내년 결산 무렵에는 6조 혹은 그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장의 절반 이상이 패션과 뷰티다. 그래서 패션 브랜드들이 모두 고민 중이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같은 유통 플랫폼들은 라이브 커머스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주요 패션 브랜드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TV홈쇼핑과 유사한 라이브 방송의 형식, 짧은 시간에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가격을 무너뜨려야 하는 문제, 라이브 커머스를 운영하는 플랫폼들이 애초에 주요 브랜드들의 판매 채널이 아니었다는 이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국 시간의 문제다.


MZ세대가 비디오를 선호하는 이상 라이브 커머스, 더 크게 보아 비디오 커머스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는 노릇. 그러니 이제 주요 브랜드들의 고민은 브랜드 가치를 지키면서 비디오 커머스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글의 주제가 '1년 후 비디오 커머스를 준비하자'이다. 물론 1년이라는 시간은 상대적이다. 발 빠른 브랜드는 올 하반기에 자사 온라인몰에 비디오 커머스를 도입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6개월이냐, 1년이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을 잘 잡는 것이다.


Gucci Live - 럭셔리 브랜드답게 예약된 고객과 1:1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 유통업자가 아니라 방송 미디어가 되자
현재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탑재한 유통 플랫폼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플랫폼 위에서 많은 거래가 일어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브랜드는 입장이 다르다. 우리 제품의 가치를 전달하고 입증해야 한다. 그리고 패션은 다른 어떤 공산품 보다 제품의 컨텍스트가 중요하다. 과거처럼 디자인에 근엄한 의미를 부여하는 시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능 비교만으로 패션에 대한 구매의사 결정을 하는 시대가 된 것도 아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형상화하고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그동안 텔레비전 광고를 만들고 자사몰에 콘텐츠를 채워 넣었다. 그런데 이제 비디오의 시대다. 비디오 콘텐츠를 더 큰 규모로 확보하고 송출해야 한다. 라이브 방송도 해야 하고 스낵비디오도 만들어야 하며 녹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재활용을 위한 기존 영상 편집 콘텐츠도 만들어야 한다.


자체 제작한 영상과 인플루언서가 제작한 영상을 적절히 안배하고 어떤 채널을 활용할 것인지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우리 제품을 '이쁘다' '힙하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방송 미디어가 대중의 여론 형성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플랫폼에 라이브 커머스 시간 하나 할당받아서 할인해서 판매하는데 메달릴 일이 아니다. 이미 우리 콘텐츠를 유통할 플랫폼과 채널은 널렸다. 어떤 콘텐츠로 고객과 소통할지, 어느 시간에 어느 채널로 송출하면 우리의 의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VANS Channel 66 - 올해 2월 론칭한 VANS의 Channel 66는 Commerce 보다는 브랜드의 가치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에 중점을 두고 있다.


◇ 비디오 기획 역량과 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패션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해낼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고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브랜드 이름을 걸고 나가는 영상과 인플루언서가 만드는 영상이 같을 수는 없다. 기획 의도를 충족하는 품질의 비디오를 만들어야 하고 방송 사고 없이 어설프지 않은 라이브 방송을 해야 한다.


방송사라고 해서 모든 영상을 직접 제작하지 않듯이 브랜드도 모든 영상을 자체 제작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비디오에 대한 기획 역할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브랜드에 걸맞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를 내외부에서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추진할 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미지와 비디오는 둘 다 디지털 콘텐츠에 속하지만 다루는 기술적 난이도 차이가 크다. 비디오는 소리가 있고 시간을 포함하고 있어 제작, 편집, 유통에 있어 고려할 사항이 많고 기술적 장벽도 높다. 그러니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시스템이 필요하다.


숏폼 비디오, 라이브 방송, 제품 영상, 브랜드 영상, 인플루언서 제작 영상 등 다양한 영상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제품 품번과 비디오를 연결시켜야 하고 콘텐츠의 속성도 관리해야 한다. 선진적인 비디오 관리 시스템이라면 여러 라이브 방송 플랫폼으로 동시 송출하는 것도 가능해야 한다. 녹화된 영상이라면 몇 분 몇 초에 하이라이트 영상이 나오는지 자동 요약되는 기능도 필요하다.


이렇게 관리된 영상은 자사몰, 제휴몰, 라이브 방송 플랫폼, SNS채널, 매장 사이니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시켜야 한다. 특히 자사 쇼핑몰과 매장에서 비디오 콘텐츠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자사 쇼핑몰에서는 세로형 영상을 자연스럽게 배치할 수 있는 기술적 뒷받침이 필요하고 매장에서는 디지털사이니지를 적절히 배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사앱은 비디오 채널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웹이든 앱이든 대부분의 브랜드 자사몰이 아직 영상 활용에 인색한 편이다.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UI/UX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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